한 과테말라 남성이 랜딩 기어(항공기 착륙 장치)에서 2시간 반의 비행을 버티고 미국에 밀입국했다가 당국에 붙잡혔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27일 아메리칸항공 1182편 여객기가 마이애미 공항에 착륙한 직후 비행기 랜딩기어에 숨어있던 남성을 체포했다.
해당 남성은 26살이고 이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병원에서 몸 상태를 검사받는 중이며, 구금된 상태로 당국의 추후 조치를 기다릴 예정이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은 “항공기 착륙 장치 내부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 사람이 올라타는 행위는 극단적인 위험에 해당한다”라며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 조사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과테말라 시티에서 마이애미까지 비행기로 약 2시간 반이 걸린다. 비행기 착륙 장치에 몸을 숨기면 보통 운항 도중 추락하거나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한다.
운 좋게 추락하지 않더라도 산소 부족과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비행기가 다니는 순항고도는 보통 9000m에서 1만 1000m 사이다. 산소가 매우 희박하고 기온이 영하 60도까지 내려간다.
체포 상황을 촬영한 인스타그램 영상에는 붙잡힌 남성이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은 모습이 찍혔다. 조금 어지러워하는 모습이지만, 외관상 크게 다친 곳은 없다. 공항 직원들은 주저앉은 남성에게 물을 주거나 악수를 청했다.
연방 항공청이 올해 2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947년부터 총 129명이 랜딩 기어에 몰래 숨어 미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했다. 이 중 100명이 산소 부족 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희박한 확률을 뚫고 생존에 성공했지만 병원에서 검사가 끝난 후 퇴거 명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출발한 미국 군용 화물기 착륙장치 내부에서 바퀴에 몰래 탄 아프간 사람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착륙 장치 기계에 으스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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