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을 놓으면 감자튀김을 집게 된다고 한다. 금연이 나쁜 식습관을 초래하고 체중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금연하면 살찐다’는 흡연자들의 공공연한 변명이 사실이라 증명됐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은 27일 금연과 고칼로리 음식을 선택하는 데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미네소타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 무스타파 알 압시(Mustafa al’Absi) 박사는 ‘중독과 식욕 조절’을 담당하는 뇌 기능인 오피오이드(opioid system)가 니코틴 금단증을 앓는 금연자에게 영향을 준다고 발표했다. 흡연을 못하는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지방질의 단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19세~75세 흡연자와 비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에게 24시간 동안 니코틴 사용을 중단시키고 일부에게는 날트렉손 50mg을 투여했다. 날트렉손은 중독 현상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오피오이드의 작용을 방해한다. 모든 이들에게 고열량과 저열량, 단맛, 짠맛 등 지방 수치에 차이가 있는 간식을 주고 관찰했다. 실험결과 니코틴 금단 현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고칼로리 음식을 선호했다. 중독을 막는 날트렉손을 섭취한 사람들은 저열량 음식을 선호했다.
이번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약물 및 알코올 의존 저널>에 실렸다. 연구자 알 압시는 금연과 체중 증가의 상관관계가 흡연자들의 금연 촉진에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담배를 끊은 후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성공적인 금연 계획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연구 결과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자신의 식습관을 파악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었음 한다”고 밝혔다.
연구를 보도한 미국 폭스 뉴스에는 여러 댓글이 달렸다. “15년간 금연해왔는데, 초반에 정말로 살이 쪘다. 아무거나 계속 먹게 됐다. 하지만 정상 체중을 회복한 지금은 금연한 게 후회되지 않는다”며 금연을 장려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한편 연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반응도 있었다. “나중에는 반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법”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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