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선, 국내선 상관없이 비행기 금연은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1987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기내 흡연을 금지했고, 이후 미국,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까지 비행기 금연을 실시했다. 하지만 아직도 비행기에는 재떨이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캐나다 항공사에 근무하는 승무원 케일(Kale)이 자신의 틱톡에 올린 영상을 보도했다. 케일은 비행기 내부 화장실에 “NO SMOKING(금연)”이라 적혀있는 표지판과 그 아래에 놓인 재떨이를 조명하며 “왜 여기 재떨이가 있는지 아냐?” 라고 물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구형 비행기라 아직 없애지 않은 것” “혹시 모를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라며 추측했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면서 벽면에 재떨이가 있는 건 모순적이라 생각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금연 경고를 무시하고 흡연의 유혹에 넘어가는 승객이 생길 경우, 재떨이를 사용해달라는 의미이다. 1973년, 브라질에서 파리로 행하는 바리그항공 820편은 파리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불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기내 승객 중 11명을 제외한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했는데, 화재의 원인은 한 승객이 기내 화장실에 버린 한 개피의 담배꽁초였다. 당시 재떨이가 없던 비행기에서 꽁초를 버릴 곳이 없자 생긴 참사였다. 사건 이후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비행기 내 흡연 허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기내 화장실 입구에 재떨이를 설치할 것을 규정화 했다.
비행기 내부에는 작동을 위한 수많은 연료선이 지나간다. 또 화물칸에는 배터리를 포함한 발화 위험물질이 많아 불이 나기 시작하면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탈출을 위해 비행기 문을 열 경우에는 기압 차이로 인해 불길이 더 강력해진다. 이러한 위험성으로 기내 흡연자는 만국 공통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혹시라도 발생할 대형 참사의 가능성을 막기 위해 ‘완전 금연구역’ 비행기 내에 재떨이를 설치한 것이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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