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gers)가 지난 18일 별세했다. CNN에 따르면 리처드 로저스의 유족은 “로저스가 자택에서 조용히 숨졌다”고 밝혔다.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은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의 로이드 빌딩, 그리니치 밀레니엄 돔 등 다양하다. 작년에 완공된 서울 여의도 복합단지 파크원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첨단 공학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험적인 구조물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축 사조 ‘하이테크 건축(High-tech)’의 창시자라 불린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파리 퐁피두센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미술관, 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파리 주요 관광지다. 1977년 동료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와 함께 퐁피두센터를 설계했다.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건축물을 받치는 철골이 밖으로 드러나도록 한 게 주요 특징이다. 처음 공개되었을 때 논란을 불러왔지만 현재는 파리의 가장 잘 알려진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1986년에 설계된 영국 런던의 로이드 빌딩도 그의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건물이다. 건물 외벽에 유리 엘리베이터, 수도관 등이 드러난 형태다. 설계 당시 런던의 전통적인 금융 중심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런던의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로 불린다.
2007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프리츠커 상은 매년 인류의 건축 환경에 중요한 기여를 한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안도 다다오, 자하 하디드 등 세계 유명 건축가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6년과 2009년에는 영국 최고 권위의 건축상인 스털링 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애도하고 있다. 로저스의 예일대 동창이자 영국 건축가인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는 자신의 SNS에 “가장 가까웠던 친구, 정말 보고 싶을 것”이라 적었다. 5만 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에서 건축평론가로 일하는 마이클 킴멜먼(Michael Kimmelman)은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생명력과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위대한 인물 중 하나였다”라며 애도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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