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북서부 랴오강 농부 언어
유목민족 기원설 뒤집어
한국어, 터키어, 몽골어 근원 같아
한국어와 중국어는 뿌리 달라
한국어의 뿌리가 밝혀졌다. 로이터 통신은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동아시아 연구 최신 동향을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 연구소 마틴 로비츠 연구진은 “트랜스-유라시아 어족(語族)이 9000년 전 신석기 시대 한반도 북서쪽 랴오강(遼河) 일대에서 기장 농사를 짓던 농경민들의 이주 결과임을 언어학, 고고학, 유전학 연구를 종합 분석하여 알아냈다”라고 10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밝혔다. 트랜스-유라시아 어족은 현대 한국어, 일본어, 몽골어, 터키어를 포함한다.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랴오강 일대에서 농사짓던 농경민들이 북서쪽으로는 시베리아, 동쪽으로는 한반도를 거쳐 일본 열도로 이주하면서 트랜스-유라시아 어족 내 다양한 언어 분파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표한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논문은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이 전 세계로 이주하면서 비슷한 체계를 가진 언어가 퍼졌다는 지금까지의 주류 이론과 배치된다.
트랜스-유라시아 어족은 흔히 ‘알타이 어족’으로도 불린다. 아시아 서쪽 투르크어, 중앙아시아 몽골어, 시베리아의 퉁구스어, 동아시아의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두 포함한다. 8000km가 넘는 거대한 땅에 비슷한 언어가 어떻게 분포되었는가는 지금까지 언어학계의 미스터리였다.
트랜스-유라시아 어족의 특징은 문장이 주어-목적어-서술어 순서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나는 글을 쓴다’가 있다. 또한 ‘예쁜 꽃’처럼 수식어가 명사 앞에 오고, ‘알록달록’과 ‘얼룩덜룩’처럼 모음조화도 가지고 있다.
한편 현대 중국어는 한국어 및 일본어와 다른 뿌리를 가지고 있다. 현대 중국어는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한다.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한 언어들은 대부분 SVO구조(주어-동사-목적어 순서)를 가진다.
연구를 주도한 로비츠 교수에 따르면 동아시아 한국어 및 일본어는 랴오강 일대에서 수수(broomcorn millet)를 재배한 농경민에서 유래했고, 중국어는 황허강 일대에서 조(foxtail millet)를 재배한 농경민에서 유래했다.
로비츠 교수는 “국경을 넘어 자신의 언어 및 문화의 뿌리를 인정한다는 것은 현대 국가주의적 관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라며 “한국, 일본, 중국처럼 강한 국력을 지닌 국가들은 종종 단일민족, 단일 언어, 단일 문화를 지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언어, 문화, 인종은 상호작용하며 섞인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극동지역 255개 유적지를 조사했다. 269개 고대 농작물 유적을 연구하고, 98개 언어를 비교했다. 23개 고인골(古人骨) 유전체도 분석하였다.
이번 논문은 어디까지나 9000년 전 선사시대 및 언어학에 관한 연구일 뿐 근대 역사에 관한 연구가 아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없다.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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