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아프리카 리비아에 100여명의 유럽 관광객이 도착했다. 2011년 리비아 민중봉기 이후 10년 만에 재개된 관광이다.
유럽인 관광객으로 구성된 이번 단체 관광은 리비아 정부가 지불한 여행 경비로 진행됐다. 여행이 불가능한 지역이라 불린 리비아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리비아 관광부가 준비했다. 관광부 측 칼레드 데데라(Khaled Derdera)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나라의 전형적인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해 시도됐다. ‘리비아는 쇠퇴하는 국가’라는 생각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은 아프리카 튀니지를 통해 리비아에 입국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Tripoli)에서 리비아 민속 공연을 관람하고 가다메스(Ghadames)로 이동했다. ‘사막의 진주’라 불리는 가다메스는 사하라 사막 인근 도시 중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하얗게 칠한 가옥들이 골목에 모여 특이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옛 마을을 잘 보존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관광에 참여한 이탈리아 에르도 아리온느(Erdo Arione)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10년간 구경할 수 없었다니 아쉽다”고 밝혔다.
이번 관광은 행선지마다 무장 경비원이 동반했다. 정부가 주도한 여행이지만 내전의 위협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Gaddafi)의 지지 세력과 반카다피 세력이 무장 충돌을 일으켰다. 42년 동안 집권한 카다피 정권에 대한 반발이었다. 2011년 카다피가 사망했지만 1700여 개의 무장단체가 생겨 내전을 지속해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작년 10월 유엔이 주도한 평화 프로세스로 관광이 재개될 수 있었던 것이라 평가했다. 프랑스 관광객 장 폴(Jean Paul)은 “리비아인들이 크게 환영해줬다. 관광객을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외국인의 입국이 완전히 개방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 가이드 알리 알쿠바(Ali al-Kouba)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완전히 치안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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