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한 도시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세계 최초로 육류 광고를 금지한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서쪽에 있는 하를럼(Haarlem)은 공공장소에서 육류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금년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하를럼의 버스 정류장, 대형 스크린, 거주지역 등에서 육류 광고가 금지된다. 하를럼시는 육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전체 지구 온난화 가스 중 3분의 1이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특히 육류 생산을 위한 가축 사육은 식물성 식품 생산의 2배에 달하는 오염을 야기한다. 가축 방목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을 벌목하고, 가축의 사료 생산을 위해 대기오염을 야기하는 비료를 사용한다. 또한 가축은 기후 온난화의 주범인 메탄을 대량 생산한다.
육류 광고 금지 법안을 제안한 지기 클라제즈(Ziggy Klazes) 의원은 법안이 사람들의 식습관을 규제하고자 하는 게 아님을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계속 고기를 먹는다 해도 괜찮다. 우리는 기후 위기의 원인이 되는 제품을 사라고 권장할 수 없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안이 전국적으로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법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육류 업계는 “해당 법안이 기업가의 자유를 침해하며, 육류 사업에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했다. 그로닝겐(Groningen) 대학의 법학 교수 헤르만 브뢰링(Herman Bröring)은 “이 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도매상들의 소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국 최대 육류 수출국이다. 세계적인 환경 보호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의 조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유럽연합의 ‘순 배출량 제로 목표(Target of net zero emissions)’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는 1인 연평균 육류 소비량을 현재의 82㎏에서 24㎏로 줄여야 한다.
글=조유민 여행+ 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