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를 강타한 가뭄으로 호수 수위가 낮아지자 가라앉아있던 유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미드 호수에서 유골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다. 호수에서 유해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시신의 신원과 사망 경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드 호수는 1937년 후버댐을 건설하며 생긴 세계 최대 인공호수다. 미국 서부의 주요 상수원이자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인기 휴양지로 알려졌다.
올봄부터 시작된 극심한 가뭄으로 미드 호수는 점차 말라가고 있다. 호수 개발 이래 역대 최저 수위를 기록하며 가라앉아있던 각종 유실물이 드러났다. 동물 뼈와 쓰레기는 물론이고 비행기와 보트까지 나왔다.
앞선 5월 1일에는 호수의 수면이 낮아지며 드럼통에 갇힌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시신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 사이 총격으로 사살된 남성인 것으로 판명됐다. 그 후 일주일 만에 패들보트를 타던 관광객들이 두 번째 시신을 발견했고 지난달 해수욕장에서 세 번째 유골이 나왔다.
미드 호수 수위 하락의 근본 원인은 온실가스 증가 등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이상기후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최고 수위를 기록했던 1983년과 비교하면 현재 수위는 52m 이상 하락한 상태다.
미국 서부는 12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경찰 당국은 호수의 물이 계속해서 마를 것으로 예상 중이다. 레이 스펜서(Ray Spencer) 라스베이거스 경찰 중위는 “호수 수위가 더 낮아지면 추가적인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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