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봄] 똑같은 게 싫은 사람 위한 색다른 여행지 5

[여행+봄] 똑같은 게 싫은 사람 위한 색다른 여행지 5

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같은 곳을 오간다. 익숙함도 그만의 매력이 있지만 그 정도가 넘어 지루함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삶은 한 마디로 재미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새로움 또는 색다름에 대한 갈증을 가지게 된다.

간헐적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도 이런 고민은 이어진다. 거기에 웬만하면 사람이 덜 찾는 곳 또는 사진이 잘 찍히는 곳 등의 추가 옵션이 붙는다. 욕심에 한계란 없겠지만 최대한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목적지를 정한다.

사진 = 제주관광공사

그런 바람을 적절히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일단 아름다운 바다가 넘실거리는 곳이다. 답답한 일상을 단 번에 해소시킬 수 있는 풍광으로 탁 트인 수평선만한 것이 없을테니 합격이다. 여기에 일반적이지 않은 하나를 추가한다. 바로 등대다. 지역별로 또 그 나름대로 모양이나 색깔이 다른 등대는 은근히 매력이 넘친다. 등대만을 위해 여행을 하는 이 또한 드물기 때문에 비대면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봄에 가보면 좋을 전국의 예쁘장한 등대 5곳을 소개한다.

제주 최초의 등대…우도 등대

사진 = 제주관광공사

우도 등대는 높이 16m의 원형 등대다. 매일 밤 20초에 한 번씩 불빛을 반짝이며 50km 떨어진 바다까지 비춘다. 안개가 끼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에는 45초에 한 번씩 빛 대신 큰 소리로 위치를 알리는 무신호를 울려 제주도 동쪽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지킨다.

사진 = 제주관광공사

제주도의 첫 등대인 우도 등대의 역사는 전쟁과 외세의 침략으로 얼룩진 우리나라의 근대사로부터 시작한다.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원활한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1905년 2월 우도 남쪽 산 정상에 나무로 만든 간이시설인 등간(燈竿)을 설치한다. 이 등간은 러일전쟁 때 사용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등간은 영구시설인 등대로 바뀌었고, 세월이 흘러 점차 노후해 2003년 12월에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립했다.

사진 = 제주관광공사

섬 속의 섬인 우도는 제주도 성산포 북동쪽 3.8km에 있는 화산섬이다. 누운 소와 모습이 비슷하다고 우도(牛島)란 이름이 붙여졌다. 우도팔경의 하나인 ‘서빈백사(西濱白沙)’는 우도의 서쪽 바닷가에 서식하는 홍조류의 단괴가 밀려와서 쌓인 하얀 자갈밭 해안으로, 우도에서만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이다. 단괴는 퇴적암 속에서 어떤 특정 성분이 농축‧응집돼 주위보다 단단해진 덩어리를 일컫는다.

유채꽃이 활짝 핀 언덕…제주 방두포 등대

사진 = 제주관광공사

높이 7m의 방두포 등대는 제주도 남동쪽, 그러니까 서귀포 끝에 있는 바람의 언덕에 자리한다. 그 위에서 4초에 한 번씩 불빛을 깜빡이며 제주 동쪽바다의 뱃길을 비춘다. 방두포 등대는 ‘붉은오름’이라고 불리는 기생화산의 봉우리에 자리잡고 있어 먼 바다에서도 잘 보인다. 화산 분출 과정에서 만들어진 화산재가 굳어져 굵은 모래처럼 바스러진 모습이 마치 붉은 화산송이처럼 보이는 곳이다.

사진 = 제주관광공사

등대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바다와 함께 유채꽃이 만발한 드넓은 초원지대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방두포 등대를 ‘소원등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어 할 때 등대를 보며 풍어를 기원하고, 귀항할 때는 가정의 평안을 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방두포 등대에서 남서쪽으로 200m 떨어진 곳에는 적의 침입이나 위급한 상황을 알리던 해안가 봉수대 ‘협자연대(俠子煙臺)’를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있어 역사의 흔적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제주관광공사

방두포 등대 인근에는 유명한 관광명소들이 산재해 있다. 재주 있는 사람을 많이 배출한 돌출된 땅이라는 섭지코지에 가면 신선한 바람과 함께 해안절벽 산책길을 걸으며, 자유롭게 노니는 조랑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인 유민 미술관과 글라스하우스도 인근에 있고, 아시아 최대의 아쿠아리움인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다양한 바닷속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동백꽃 섬에서 여수 밤바다를…오동도 등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오동도 등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여수 오동도 정상에 자리한다. 1952년에 설치해 매일 밤마다 10초에 한 번씩 46km 남짓의 남해 먼 바다를 비추며 여수‧광양항을 오가는 배들에게 안전한 길잡이가 돼 주고 있다. 원유와 철광석을 가득 싣고 광양항을 향해 오는 배들도 오동도 등대를 보는 순간, 비로소 항해를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고 전해진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오동도 등대는 등대와 그 주변 경관이 매우 뛰어나 해양수산부의 ‘아름다운 등대 16경’과 국토교통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으며, 등대해양문화공간으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또 남해의 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함께 평소 여행하기 힘든 독도 등대, 거문도 등대, 어청도 등대를 가상현실로 만나볼 수 있는 등대홍보관도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등대 앞마당에 있는 빨간 달팽이 모양의 느림보 우체통은 등대에서의 추억을 1년 뒤에 배달해 주고, 주말에는 가끔씩 음악회, 사생대회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어 가족 나들이에도 적합하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오동도는 매년 3월이면 3000여 그루의 아름드리 동백나무들로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 공원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한 시간 정도면 오동도의 절경을 넉넉하게 감상할 수 있고, 각종 기암괴석에 담겨진 전설도 들을 수 있다. 오동도 바로 앞 자산공원을 방문하면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여수 밤바다를 즐길 수 있고, 새조개, 서대회, 갓김치, 간장게장 등 여수 10미(味)도 맛볼 수 있다.

신비의 바닷길 한 눈에… 무창포항 방파제 등대


사진 = 보령시청

무창포항 방파제 등대는 충남 보령 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신비의 바닷길과 아름다운 낙조로 유명한 무창포에 있다. 이 등대는 항구를 오가는 선박의 안전한 길잡이가 돼주는 것은 물론, 석양이 내리는 무창포항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주는 역할을 한다.


사진 = 보령시청

매월 음력 보름과 그믐날 전후에 무창포를 방문하면 바로 앞에 있는 섬인 석대도까지 연결되는 1.5km의 신비한 바닷길을 볼 수 있으며, 열린 바닷길에서 게, 조개 등 다양한 수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돌을 쌓아 바닷물이 들고 나가는 것을 이용해 고기를 잡는 전통어법인 ‘독살(돌 살)’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특히 무창포항 주변의 갯벌과 해변의 바위들은 홍합과 굴이 자라기 좋은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새내기 등대…중리항 방파제 등대

사진 = 해양수산부

2018년 8월에 첫 불을 밝힌 중리항 방파제 등대는 빨간색 원통형의 모양으로 세워진 신출내기이다. 하지만 빼어난 경치와 함께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잘 살펴볼 수 있는 등대이기도 하다. 방문객들은 등대 앞에서 탁 트인 바다 위로 반짝이는 잔물결과 함께 저 멀리서 입항을 기다리며 정박해 있는 수많은 선박을 구경할 수 있다. 또 매일 밤 5초마다 연속해서 2번씩 깜빡이며 부산 중리항을 드나드는 어선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영도 절영해안 산책로의 절경을 만끽한 뒤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중리 노을 전망대가 가까이 있어 도보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다. 인근의 영도 해녀문화 전시관에서는 해녀의 역사와 삶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고, 30년 전 해녀들이 형성한 해녀촌을 방문하면 앞바다에서 물질해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영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도다리도 지척이다. 배가 지나갈 때, 다리 상판이 들어 올려져 선박 통행이 가능하게 만든 도개교(跳開橋)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보니 이를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기암괴석이 멋진 명승지 태종대도 영도의 매력적인 볼거리이다. 수많은 영화작품의 촬영지로 유명한 흰여울 문화마을과 기존의 조선소 건물들에 벽화를 입혀 놓은 깡깡이 예술마을에서는 독창적인 문화와 감성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전 국민의 대표 간식인 어묵을 만들기 위해 70여 년 전 문을 연 어묵 공장을 방문하면 어묵 체험과 함께 여행길에 출출해진 허기도 달래기 좋다. 어묵 체험을 하고 싶다면 사전예약을 필수로 해야 한다.

장주영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