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람들 다 여기 있었네’ 현지인 맛집 4곳 직접 가봤더니…

구는 음식이 맛있기로 꼽는 지역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 고민이었다. 자주 오기 힘든 대구여행, 이왕이면 “참 맛있게 잘 먹고 다녔다”는 기억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묻고 또 물었다. 20대인 친구들부터 부모님 지인들까지 대구 현지인을 총동원해 ‘대구 먹킷리스트’를 만들었다. 그 중 고르고 골라 네 곳을 다녀왔다. 대구 여행 중 ‘찐맛집’을 찾는 이들에게 보탬이 되길 바라며 주관적이고 솔직한 리뷰 시작한다. 물론 ‘내돈내산’이다.


1. 대구 10미 ‘야끼우동’의 원조

중화반점

대구시 중구 중앙대로 406-12

‘중화반점’ 전경

1970년대 대구에서 처음 개발된 얼큰한 대구식 볶음우동인 야끼우동. ‘볶음짬뽕’이라고도 알려져 있지만 대구에선 주로 ‘야끼우동’으로 불린다. 유명 맛집이 여럿 있지만, 야끼우동을 직접 개발한 장위청씨의 원조 야끼우동 전문점을 찾았다.

5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로역 인근의 <중화반점>.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와 큰 화제를 모았다. 식사시간이 지난 평일에도 손님으로 붐볐다. 다행히 가게 규모가 커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야끼우동 (1만1000원)

대표 메뉴인 야끼우동. 첫인상은 국물이 자작한 짬뽕 같았다. 오징어, 홍합, 새우 등 해산물과 야채가 듬뿍 들어갔고 얼큰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맛을 보니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았다. 적당히 매콤하고 끝맛은 살짝 달짝지근하다.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시도하기 좋을 것 같다. 면은 짬뽕에 비해 매우 쫄깃하고 미끈거려 가위의 도움 없이 먹기 어렵다. 기대보다 독특하진 않았지만 며칠 지나니 유독 자꾸 떠오르는 맛이다. 올해부터 가격이 1000원 올라 1만 1000원에 먹을 수 있는데, 양은 넉넉하지만 비싼 감이 있어 아쉽다.

(좌) 중국식 오리지날 하얀삼선짬뽕 (1만1000원) (우) 샤오롱바오 (8000원)

빨간 음식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얀삼선짬뽕도 맛봤다. 테이블마다 올려져있던 샤오롱바오도 주문했다. 두 음식 모두 평범한 중식당에서 자주 먹던 맛이었다. 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진 않은 편이라 특별히 추천하고 싶진 않다. 다만 야끼우동만큼은 이곳에서 꼭 맛보면 좋을 것 같다.


한줄평: 생각보다 익숙하지만 중독성 있는 맛. 야끼우동은 추천하고 싶지만 다른 메뉴는 평범. 가게 위생은 좋은 편. 대구 외식 물가에 비해 가격이 아쉬움.

별점: ★★★☆☆


2. 대구 들안길 터줏대감

서민갈비

대구시 수성구 들안로 8-5

‘서민갈비’ 전경

인기 관광지 수성못 인근의 숯불구이 돼지갈비 맛집. 들안길 인근에는 돼지갈비집이 많은데, 이곳은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 아주 큰 규모로 확장했다. 친절한 직원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고 반찬 리필도 바로 해주는 등 좋은 서비스로도 입소문이 나 있다. 다만 ‘이름은 서민이지만 먹다보면 자꾸 추가주문을 하게 돼 가격은 서민이 아니다’라는 평을 듣는다.

김재동갈비(1인 1만1500원)

요리사 이름을 건 ‘김재동갈비’가 대표 메뉴다. 갈비+갈비살+살코기로 이루어져 있고 기본 3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 고기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고, 양념도 맛있었다. 파절임, 양파절임, 상추 겉절이, 감자 샐러드 등 기본 반찬도 다채롭게 나온다. 직원이 직접 구워주기 때문에 편하게 먹기 좋다. 반찬 그릇이 비면 직원이 친절하게 그때그때 채워준다. 맛이 좋아서인지 양이 적어서인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둘이서 3인분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좌) 비빔막국수(6000원) (우) 쟁반막국수(7000원)

단짠 돼지갈비에 시원한 막국수가 빠지면 섭섭하기 마련. 비빔막국수쟁반막국수를 하나씩 주문했다. 그런데 겨자를 잘 못 먹는 기자에게는 두 가지 다 지나치게 겨자 맛이 많이 나 몇 젓가락 들지 못했다. 그리고 쟁반막국수는 파인애플, 키위, 토마토 등과 막국수의 조합이 많이 낯설었다. 이집에선 돼지갈비만 먹는 게 나은 것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뒤늦게 찾아보니 냉면은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다음엔 냉면을 곁들여 먹어보고 싶다.


한줄평: 최상의 서비스. 공간이 아주 넓어 모임 장소로도 좋을 것 같음. 고기와 반찬 모두 맛있는 편. 막국수는 겨자가 기본으로 많이 들어가 있으니 참고.

별점: ★★★☆☆


3. 추억의 맛과 가격

옛날달떡

대구시 달서구 야외음악당로39동길 25

신내당시장 ‘옛날달떡’

로제떡볶이, 치즈떡볶이, 짜장떡볶이…. 학교 가는 길 종이컵에 든 추억의 국민간식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떡볶이의 종류와 넘치는 양, 그에 따라 치솟은 가격으로 떡볶이는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군더더기 없는 빨간 국물의 500원, 1000원 하던 시장떡볶이가 그리운 이들이라면, 대구 두류동의 신내당시장으로 향해보자. 대구 시민들에게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추억의 분식집이다.

떡볶이도 2만 원 가까이 내고 먹는 요즘, 오랜 세월동안 자리를 지키면서 맛도 가격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옛날달떡’. 달성고등학교 옆에 있어 ‘달떡’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떡뽂기+만두 1000원’이라는 정겨운 글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내당시장 ‘옛날달떡’

비닐 천막을 열고 들어가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볶이와 함께 친절한 주인이 반갑게 반겨준다. 먼저 계산을 하고 들어가려 지갑을 찾으니 ‘추운데 얼른 들어가요~ 계산 나중에 해도 돼~’하며 가게 안쪽으로 손짓한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이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봤다. 떡볶이 소자 1000원, 대자 2000원. 심플하게 당면만 들어간 납작 만두도 함께 넣어준다. 대 자도 양이 많지 않으니 인당 대 자 하나씩 시키는 걸 추천한다.

떡볶이 大 (2000원)

익숙하고 중독성 있는 맛. 집에서 해 먹으면 절대 낼 수 없는 맛. 아는 맛이라 더 좋은 추억의 떡볶이다. 대자 기준 만두가 세 개 들어있다. 밀떡파인 기자의 취향을 완전히 저격했다. 특히 소스가 아주 맛있는데, 만두를 국물에 흠뻑 적셔 먹으니 진국이다. 1000원을 내고 만두 세 개를 추가하니 “국물 더 떠 줄까?”하는 말과 함께 떡볶이 국물이 함께 온다. 국물과 함께 따라온 떡 두어 개에 ‘심쿵’한다.


한줄평: 무거운 식사는 부담스럽고 살짝 출출할 때 오기 딱 좋은 추억의 분식집. 특히 떡볶이 소스가 정말 맛있음. 친절한 주인 덕분에 마음도 따뜻해짐.

별점: ★★★★★


4. 대구 3대 막창

걸리버막창

대구시 중구 동성로3길 32-20

‘걸리버막창’ 동성로직영점 전경

소주엔 막창, 막창엔 소주. 이보다 찰떡인 조합이 있을까. 특히 대구 막창은 옛 미도극장 근처 황금막창을 시작으로 ‘막창 붐’이 일어나다 현재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까지 발전했다. 복현오거리, 두산동, 서부정류장 막창골목 등 여러 곳에서 대구만의 고소하고 쫀득한 막창구이를 맛볼 수 있다.

정작 대구 사람들은 자주 먹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구까지 왔는데 막창을 안 먹고 가면 아쉽지 않은가. 사실 ‘막창구이가 대구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게 있을까?’하는 반신반의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더욱 검증이 필요했다. ‘구공탄막창’, ‘성주막창’ 등과 함께 ‘대구 3대 막창’이라고 입소문난 ‘걸리버막창’을 다녀왔다. 본점은 웨이팅을 감내할 자신이 없어 본점에서 직접 운영하는 동성로점으로 향했다.

막창(1인 1만원)

걸리버막창은 3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 초벌돼서 나와 불판에 살짝 데워 먹으면 된다. 소문대로 정말 부드럽다. 평소 막창구이를 먹을 때마다 입에 물고 한참 씹어도 끊을 수 없어 대충 꿀꺽 삼키곤 했는데, 이곳 막창은 질기지 않아 좋았다. ‘이래서 대구 막창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둘이서 3인분이면 적당히 배부르게 먹기 좋다. 서비스로 나온 추억의 불량식품 쫀드기까지 구워 먹다보면 소주 한 병을 금세 비운다.

(좌) 버섯된장찌개(2000원) (우) 대구 지역소주 ‘참'(5000원)

이곳의 버섯된장찌개는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 대구 지역소주 ‘참’과 함께 주문했다. 소문대로 짭짤하니 맛있었다. 기름기 많은 막창이 살짝 물릴 때 쯤 한 숟갈 먹으면 느끼함이 싹 풀린다. 버섯이 듬뿍 들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된장찌개의 생명이라 생각하는 두부가 없어 아쉬웠다. 짠 찌개를 좋아하는 편임에도 조금 짜다고 느껴져 공기밥과 함께 먹는 걸 추천한다.


한줄평: 막창구이가 부드럽고 맛있음. 동성로점은 최근 오픈해 가게 내부가 아주 깔끔했음. 3인분부터 주문해야 해 가성비 맛집은 아닌 듯. 찌개는 소문날 정도의 맛인지는 모르겠음.

별점: ★★★★☆

강예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