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이거야?”, 역대 지폐 도안에 등장한 서울 시내 명소들

오늘 1월 22일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 신권이 통용된 지 15년이 되는 날이다. 카드나 전자 화폐 사용이 늘면서 지갑 속의 지폐를 꺼낼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을 때,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코인노래방이나 게임방을 갈 때 아직도 지폐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지폐를 들여다보면 앞면과 뒷면에 위인과 함께 관련된 유물과 유적이 그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역대 지폐 도안에 등장한 장소 중 서울 시내에서 쉽게 갈 수 있는 명소를 알아보자.


경복궁 경회루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 경복궁

출처= (좌) 한국은행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두드림)-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화폐 등장한 명소 중에서 가장 오랜 시간 지폐에 등장했다. 국보 제224호 경회루1962년 100원, 1979년, 1983년 1만원 뒷면에 등장해 45년 동안 국민들의 지갑 속에 함께 했다. 경회루는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며 현존하는 한국 단일 목조 건축물 중 부피가 가장 크다. 1395년 창건해 왕과 대신들이 연회를 열거나 사신을 대접하는 장소로 사용됐다. 지금의 모습은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만들어졌다. 지폐에 등장한 외관은 경복궁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서 볼 수 있다. 경회루 내부를 자세히 구경하려면 문화재청 경회루 특별관람 예약을 신청해야 한다.


성균관대 명륜당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25-1

출처= (좌) 한국은행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박성근)-한국관광공사

2007년 발행한 신권 1000원에 나온 건물은 성균관대학교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안에 있는 명륜당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건물을 도산서원으로 착각한다. 도산서원은 32년 동안 사용된 1000원 구권 지폐에 등장한다. 캠퍼스 내부의 문묘, 성균관과 함께 사적 143호로 지정돼 있다. 명륜당은 성균관 유생들의 교육과 과거 시험이 진행된 곳이다. 내부의 현판은 공자의 77대손인 공덕성이 작성했다. 1398년 창건된 뒤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다가 1606년 중건했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예쁘게 펴서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 입장시간은 동절기(11-2월) 9:00-17:30, 하절기(3-10월) 9:00-18:00이다.


경복궁 근정전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 경복궁

출처= (좌) 한국은행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두드림)-한국관광공사

1973년 발행한 1만원 뒷면에 경복궁 근정전이 들어가 있다. 국보 제223호인 근정전은 경복궁의 정전(正殿)으로, 조선 왕조의 즉위식이나 국가 행사를 열고 외국 사신을 맞이한 곳이다. 1395년 창건되고 역시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다가 1867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건됐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에도 살아남으며 조선 왕조를 상징하는 건물로 널리 알려졌다. 경복궁에서 경회루와 함께 인기가 높은 건물로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다. 경복궁 입장료는 대인(만 25-64세) 3000원이지만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봄과 겨울에 비정기적으로 야간개장도 진행한다.


한국은행 본관

서울 중구 남대문로 39

출처= (좌) 한국은행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전형준)-한국관광공사

1961년 발행한 500환, 1965년 발행한 100원, 1972년 발행한 5000원 뒷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적 280호 한국은행 본관은 1907년 착공해 1912년 조선은행 본점으로 완공했다. 르네상스 양식의 석조 건물이며, 우리나라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건설된 건물이다. 1950년 6월 한국은행으로 변경됐으나 6.25 전쟁 때 파괴됐다. 1958년 복구한 후, 1989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2001년부터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화폐박물관에서는 한국 화폐의 역사와 세계의 화폐를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개인, 단체관람 모두 사전예약이 필수다.


숭례문

서울 중구 세종대로 40

출처= (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이범수)-한국관광공사

1953년 발행한 10환, 1962년, 1966년 발행한 500원 앞면에 등장했다. 국보 1호 숭례문은 한양 남쪽의 정문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1398년 건설됐으며, 유교 경전 『중용』에서 ‘예절을 높인다’는 뜻의 숭례(崇禮)에서 이름을 따왔다. 일제강점기에는 교통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좌우 성벽이 헐리고, 6.25 전쟁 때 일부 폭격을 맞는 수난을 겪었지만 복구됐다. 하지만 2008년 방화 사건으로 완전히 소실된 후 복원 작업을 거쳐 2013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조선시대 중요한 군례의식을 재현한 숭례문 파수의식이 매일 8회 열리며 월요일, 혹서기/혹한기, 눈과 비 오는 날에는 하지 않는다.


독립문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941

출처= (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우) 네이버 지도 로드뷰

1953년 발행한 100환 뒷면, 1958년 발행한 50환 앞면, 1962년 발행한 100환 뒷면, 1962년 발행한 100원 앞면에 등장했다. 사적 32호 독립문은 사람이 드나드는 문이 아니라 기념비의 역할을 수행한다. 원래 독립문 자리에는 청나라 사신을 맞이하던 영은문이 있었다. 그러다 1894년 청일전쟁으로 청의 영향력이 줄어들자 독립협회가 헐어버렸다. 지금도 독립문 앞에 영은문 돌기둥이 남아있다. 1897년 자주 독립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모금 운동과 왕실 기부를 통해 독립문을 완공했다. 서재필이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서 아이디어를 따왔고, 덕수궁 중명전, 러시아 공사관을 설계한 세레딘 사바친이 설계를 맡았다.


탑골공원

서울 종로구 종로 99 탑골공원

출처= (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김지호)-한국관광공사

1952년 발행한 500원, 1000원, 1969년 발행한 50원 앞면에 들어가 있다. 지폐 앞면 도안에는 팔각정과 국보 2호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등장한다. ‘파고다공원’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탑골공원은 사적 354호로 지정돼 있다. 원래 원각사라는 절이 있었으나 연산군이 자신의 유흥을 위해 허물었다. 1897년 한성판윤 이채연이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다시 조성했다. 3.1운동 때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곳이 바로 팔각정이며 4.19 혁명 때도 많은 군중들이 집결했다. 한때 파고다 아케이드라는 상가를 세우고 입장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1983년 아케이드를 철거하고 1988년 무료로 개방했다.


광화문

서울 종로구 효자로 12 국립고궁박물관

출처= (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우) 사진제공(박성근)-한국관광공사

1950년 발행한 100원 지폐 앞면에 등장하며, 6.25 전쟁 중 발행한 한국 최초의 지폐 도안이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으로 조선시대에 의정부와 6조 건물이 늘어선 행정의 중심이었다. 1395년 창건해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나 1867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건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조선총독부를 가린다는 이유로 강제이전당하고 6.25 전쟁 때는 문루가 파괴되는 수난을 겪었다. 1968년 철근 콘크리트로 복원했으나, 2010년 원형에 맞게 목조 문루로 복원했다. 광화문 앞에서는 매일 2회 수문장 교대의식과 파수의식이 열린다. 3월에는 수문장 임명의식, 10월에는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을 볼 수 있다.


서주훈 여행+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