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부터 <미스터션샤인>까지! 100여편 무대된 대구 캠퍼스 3

학 시절을 떠올리면 꽤 많은 친구들이 저마다 ‘캠퍼스 부심’을 갖고 있었다. “우리 학교가 벚꽃피면 가장 예쁘다”든지, “우리 학교는 스냅 사진 명소”라든지. 기자도 캠퍼스 예쁘다는 소리를 자주 듣던 모 학교 출신이라고 밝히면 늘 주목을 받곤 했다. 매일 꾸벅꾸벅 졸며 벼락치기 하던 기억만 가득한 대학 시절이지만, 캠퍼스 얘기만 나오면 아직까지도 괜스레 어깨가 들썩이곤 한다. 캠퍼스가 주는 풋풋함과 설렘의 감정이 그리워서일까. 여행을 가서도 그 지역에 대학 캠퍼스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는 편이다. 캠퍼스 풍경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학교마다 지닌 역사와 가치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계명한학촌

“어느 대학교 캠퍼스가 가장 예쁘냐”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겠지만, 자신 있게 최상위권이라 주장할 수 있는 곳들이 대구에 모여 있다. 100여 편의 영화·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해 ‘시네마캠퍼스’라고 불린다. <꽃보다 남자>, <도둑들>, <미스터 션샤인> 등 인기 작품들을 여럿 쏟아낸 대구 캠퍼스 3곳을 직접 다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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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도둑들>, <각시탈> 촬영지

성유스티노 신학교

대구시 중구 명륜로12길 47

대구가톨릭대학교 성유스티노 신학교 전경

성유스티노 신학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의 전신으로 서양식 건물과 대구의 천주교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다. 대구 천주교회 초대 교구장이었던 드망즈 주교가 중국인 벽돌공에게 맡겨 1914년 완공한 신학교 건물이다.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함께 느껴지는 이곳은 대구 문화재자료 제23호에 지정되기도 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캠퍼스

100주년 기념관을 가기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봤다. 서양식 건물과 한옥이 공존한다. 학교 내에 성직자 묘지가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시내에서 만날 수 있는 묘지로 드망즈 주교를 비롯한 성인들이 잠들어 있다. 서울의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게 한다.

성유스티노 신학교

드라마 <각시탈>, 영화 <도둑들>, <신부수업> 등의 무대가 된 성유스티노 신학교 100주년 기념관. 원래는 성당을 중심으로 양쪽에 전면으로 돌출된 부분이 있었지만 중앙을 제외하고 철거됐다. 그러나 여전히 웅장하고 세련된 외관을 자랑하는 이곳. 수많은 작품의 배경이 된 성당 안쪽이 하이라이트다.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배경이 된 성유스티노신학교 내부. (좌)= tvN DRAMA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이 김태리와 작별하고 미국 군법재판소에서 판결을 받는 장면을 촬영한 내부 모습. 이병헌이 서 있던 자리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봤다. 화려하고 웅장한 계산성당에 비해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작품에서는 가려졌던 양 옆 스테인드글라스와 정면의 그림, 조각품들과 함께 눈에 담으니 TV 속에서 보던 것보다 화사하게 느껴졌다. 미국 건물로 연출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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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계명한학촌

대구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2800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계명한학촌 내부.

전국에서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그중 계명한학촌은 개교 50주년을 맞아 우리 문화를 널리 소개하기 위해 옛 서원과 한옥의 모습을 재현해 2004년 완공했다. 교육공간으로 이용되는 ‘계명서당’과 주거공간인 ‘계정헌’, 그리고 ‘정원’으로 구성돼있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본관

계명한학촌으로 바로 가기 전 캠퍼스 내 건물들을 둘러봤다. 가장 눈에 띈 건물은 이국적 분위기의 본관.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여기가 유럽인가’하는 기분이 들다가 갑자기 조선시대 마을로 시간여행 온 듯하니 ‘학교 다닐 맛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강 시간 잠깐의 산책이나 다음 수업을 위해 이동하는 시간에 주변을 둘러보면 절로 힐링이 될 것 같다(계명대 성서캠퍼스 학생들의 씁쓰레한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지는 건 아닐지).

계명한학촌 정문/후문

계명한학촌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정문과 후문이 있는데, 후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오는 걸 추천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한 장면들이 후문 근처에 여럿 있고 사진 찍기 좋은 ‘계명서당’과 이어진다.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배경이 된 계명한학촌. (좌) 유튜브 ‘tvN DRAMA’

전통적인 한국미를 간직한 계명한학촌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김태리가 외국인 선교사에게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학당으로 찾아가는 장면을 촬영했다. 또 양반가옥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계정헌은 극중 김태리의 집으로 나왔다.

계명한학촌 계명서당 내부

후문으로 들어와 계명서당부터 둘러봤다. 사방으로 둘러싼 가옥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정자부터 해시계까지 조선시대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지붕 사이로 햇볕도 따사로이 내리쬐는 포토존 천국이다.

계명한학촌 계정헌 인근

<미스터 션샤인>의 주무대가 된 계정헌 인근도 산책했다. 한옥과 잘 어울리는 겨울에 방문하니 고즈넉한 분위기가 배가된다. 지붕과 계단, 나무에 하얀 눈이 소복이 덮인 모습도 궁금해진다.

계명한학촌 연못

계정헌 뒤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연못이 나온다.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이 정자, 새소리와 어우러져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대학 캠퍼스에서 한국의 미를 찾는 이색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이곳으로 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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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비>, <꽃보다 남자>,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계명대 대명캠퍼스

대구시 남구 명덕로 104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본관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들이 즐비하고 초록의 담쟁이 넝쿨이 이들을 뒤덮고 있는 곳. 영화, 드라마를 무려 100여 편 촬영한 장소로 알려진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다. 드라마 <사랑비>, <꽃보다 남자>, <미스터 션샤인>, 영화 <그 해 여름> 등의 무대가 된 이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이곳이 왜 촬영 명소로 각광받게 됐을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계명대 대명캠퍼스 아담스관, 쉐턱관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우측에 시선을 사로잡는 ‘아담스관’. 건물 옆쪽 담쟁이 길에서 드라마 <사랑비> 장근석이 윤아에게 3초 만에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촬영됐다. ‘쉐턱관’ 등 캠퍼스를 구성하는 건물들이 전반적으로 르네상스풍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하다. 그러면서도 곳곳에 기와지붕과 옹기도 있어 동서양의 매력을 모두 품고 있다.

계명대 대명캠퍼스 장식

웅장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반전 매력은 캠퍼스 내 나무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고 예쁘게 이겨낼 수 있도록 꾸며 놓은 흔적들. 학생들의 작품인 것처럼 보이는 이 장식들이 비대면 시대로 휑한 캠퍼스에 활기를 더해주는 듯하다.

드라마 <사랑비> 속 계명대 대명캠퍼스 노천극장. (좌) 유튜브 ‘loverainofficial’

이곳의 노천극장 역시 촬영지 단골 스폿이다. 무대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둥글게 펼쳐진 계단 모양의 좌석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앉아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네이버TV ‘미스터션샤인’

(좌) 영화 <동감> 공식 포스터 (우) 유튜브 ‘loverainofficial’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

계명대 대명캠퍼스를 대표하는 건물, 촬영지에 가장 많이 등장한 주인공인 본관으로 향했다. <꽃보다 남자>, <동감>, <박쥐> 등 사계절 내내 수많은 영화·드라마의 배경이 된 이곳은 로마 시대 신전 같은 비주얼을 자랑한다. 겨울에 방문해 줄기만 남은 건물 위 담쟁이 넝쿨마저도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특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과 김태리가 뉴욕에서의 평화로운 시간을 상상하는 장면으로 촬영됐을 정도로 해외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요즘 웨딩 사진이나 스냅 촬영 장소로도 제격이다.

강예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