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7억원 매출, 제주에 OO 사러 온 사람들

제주 미술 시장이 뜨겁다. 몇 해 전부터 건축물과 미술관 등 예술을 테마로 하는 여행 수요가 높아지더니 지금은 아예 그림을 사러 제주로 간다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 중심에 있는 건 제주 최대 규모 국제 아트페어 아트제주. 지난 11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펼쳐진 2021 아트제주 현장에 직접 다녀왔다.
 


서울과 부산 아트페어와는 다른 제주만의 특색이 있어서 좋아요.” 서울에서 온 지성호씨는 2018년부터 3회 연속 아트제주를 방문했다. 2018년 처음 아트제주에서 제주 작가의 그림을 구매한 인연으로 매년 아트제주를 찾고 있다. 2016년 첫선을 보인 아트제주는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작년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쉬어갔다.
 


아트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섬아트제주가 주관한다. 올해 아트제주에는 국내외 1000여 점 작품이 선보였다.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 요제프 보이스, 라이언 갠더, 알렉스 카츠 등 해외 유명 작가들과 이우환, 김창열, 박서보, 백남준, 변시지, 이왈종, 이동기, 하태임, 이창효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박형근 작가의 사진작품
박근주 작가의 사진 작품


25일 오후 3시 아트제주가 진행되는 메종 글래드 제주 로비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김현숙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마케팅팀장은 이번 주말 예약률이 95%를 넘겼다. 객실 1박과 아트제주 VIP 입장권이 포함된 글래드 투 밋 아트제주 2021 패키지도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일반관람에 앞서 VIP 프리뷰 행사가 진행됐다. VIP 프리뷰는 올해 신설됐다. VIP들은 아트제주 구매 이력이 있는 손님 500분을 포함해 지자체 관계자와 기업 미술사업부 담당자 등 총 2500명이 선정됐다.
 

2층 특별전 슬기로운 살림살이


조서영 아트제주 총괄팀장과 특별전이 열리는 로비부터 둘러봤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언어를 재해석한 사진·드로잉·회화 작품이었다. 제주 출신이거나 제주로 이주해 활동하는 작가 7명을 뽑아 특별전을 준비했어요. 로비에 박윤경 설치미술작가, 16층 홀과 1255호에서 박근주·박형근·전은숙·조기섭·허문희·홍시야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제주 출신 박형근 사진작가 제주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해요. 박근주 작가는 영국 사치갤러리 선정 주목할만한 작가에 올랐고요. 아직은 덜 알려진 제주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전이에요.” 아트페어 오픈 전에 홈페이지 뷰잉룸을 통해 작품을 공개했는데 사전에 가장 문의가 많았던 섹션이 바로 특별전이었다. 뷰잉룸 통해 아트페어가 열리기도 전부터 이미 판매가 이루어졌다.
 

특별전 더 제너레이션 Z


2더 제너레이션 Z’ 특별전에는 애월고등학교 미술과 2학년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아카데미 프로그램 결과물이 걸려있었다. 학생마다 책 하나씩을 읽고 주제를 선정한 다음 미술작품으로 제작했다. 지역사회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 올해가 처음으로 애월고등학교는 예술고등학교가 없는 제주에서 미대 진학률이 가장 뛰어난 미술 명문학교다.
 

2018년부터 아트제주가 진행되는 연동 메종 글래드 제주 호텔


아트제주는 1, 2회 모두 중문관광단지에서 진행하다 3회째부터 계속 메종 글래드 제주로 자리를 옮겼다. “중문에서 시작한 이유는 럭셔리 관광객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이에요. 여름 휴가객이 가장 많은 7월 둘째 주에 진행했는데, 2회 하고 보니까 생각보다 내수 시장이 큰 거예요. 메종 글래드 제주가 제주 사람들에게는 옛날부터 결혼식이나 컨벤션 같은 걸 많이해서 익숙한 공간이거든요. 그래서 이곳으로 옮겼어요.” 아트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 중 80%는 제주도민이다. 제주도민 중 이주민과 원주민의 비율은 반반 정도. 외국인 관람객도 전체 5% 정도를 차지한다.
 



김미량 작가의 카멜리아(갤러리 자작나무)


더 제너레이션 Z’ 전을 보고 12층으로 이동했다. 24개 갤러리가 객실 하나씩 차지하고 작품을 전시했다. 갤러리 데이지는 제주로 이주한 콜렉터가 운영하고 있다. 이번 아트제주에는 쿠사마 야요이 판화 작품과 이우환 선생의 다이얼로그 원화 등 고가의 작품들을 가지고 나왔다. 갤러리 자작나무의 카멜리아작품도 눈에 들어왔다. 제주에서 태어난 김미량 작가는 제주의 바다와 바람 등 자연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아트제주 스페이스.
김성오 작가의 작품


아트제주 스페이스에서는 이중섭 창작 레지던시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제주 골목 풍경을 표현한 이민 작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VIP 라운지에서는 직접 작가들도 만날 수 있었다. 김성오 작가는 제주 출신이다. 어릴 적 테우리(들에서 말이나 소를 방목해 기르는 사람을 뜻함, 목동의 제주도 방언)였던 아버지를 따라 다니던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마을 공동목장이 있었어요. 봄에 소를 올려보내서 키우고 가을·겨울 날씨가 쌀쌀해지면 다시 마을로 내려보내는 일을 했죠. 아버지를 따라서 소를 끌고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빨간 하늘에 황금빛 태양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 표현된 오름 동산과 나무들, 아버지와의 추억을 담았다는 작가의 설명 없이도 어딘가 따뜻함을 주는 작품이었다.
 

왼쪽 홍순영 작가 작품/ 오른쪽 김재이 작가 작품
유용예 작가와 그의 작품


홍순용 작가의 그림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제주 출신으로 오름을 직접 다니면서 작품활동하는 작가이자 산악인이다. 쨍한 파란색으로 표현된 제주의 산과 하늘에서 강인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김재이 작가는 미국에서 데뷔하고 제주로 이주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 해녀를 주제로 작품을 하는데, 익숙한 제주 풍경을 몽환적으로 표현한 것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파도 Air 레지던스 유용예 작가 역시 10년 전에 제주로 이주했다. 해녀이자 어촌계장인 그는 사진과 설치 미술 작업을 한다.
 

가나아트 작품들


가장 큰 스위트룸에 자리한 가나아트에서는 제주를 대표하는 화가 이왈종 선생님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전 축구해설가 신문선씨가 관장으로 있는 와우갤러리는 제주 출신 작가 변시지 선생님의 작품들로만 추렸다. 올해 처음으로 아트제주에 참여한 원앤제이 갤러리는 80년대생부터 젊은 작가 작품을 선보였다.
 

와우갤러리 변시지 선생님의 작품들


올해 아트제주는 총 방문객수 7000여 명, 총 거래 규모 약 25억원으로 역대 최다 방문객,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1125VIP 프리뷰 전시에서 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약 30%를 단 3시간 만에 판매했다. 2019년도 행사 당시 전체 거래 규모에서 아트제주 컬렉터 클럽을 비롯 소수 VIP 컬렉터의 비중이 매우 컸던 반면, 올해 행사에서는 신규 컬렉터 수가 증가해 매출 비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국내외 블루칩 작품으로 쏠림이 줄어든 반면 제주 지역 작가, 신진 작가의 작품 판매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거래된 작품의 가격대가 다양해졌다는 분석이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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