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뷔페, 차분하게 즐길 수 없을까? 63뷔페 파빌리온, 솔직한 후기

혹시 나 같이 ‘식당 환경’에 예민한 사람이 또 있을까.

뷔페에만 가면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음식이나 많이 먹으면 되지, 왜 이렇게 깐깐하게 구냐”라고. 이상하게 나는 뷔페에 가면 음식 자체보다는 북적북적한 사람 소리, 바로 앞사람이 쓴 공용 집게, 헤집어진 음식 진열상태가 신경 쓰여 제대로 먹지 못했다. 특히 ‘코시국’인 요즘 더욱 맘 놓고 먹을 수 없다.

아버지 생신이 다가온다. 분명히 또 가족 외식으로 뷔페에 가자고 할 것이다. 어디를 가야 편안하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에 빠진다.

네이버에서 후기 여기저기를 찾아보다가 63뷔페 파빌리온에 올해 8월 작성된 방문자 리뷰 하나가 눈에 띄었다. “사람이 많아도 북적이지 않네요. 편안하게 먹었어요” 도대체 무슨 뜻일까? 뷔페라 사람이 많을 텐데 어떻게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건지 궁금했다. 의구심이 들어 바로 찾아가 보았다.

파빌리온은 여의도 63빌딩 GF층(전망대 매표소가 있는 층)에 위치해있다. 전망대 매표소에서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인다. 입구에 ‘네이버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예약상 1위 5년 연속 수상’ 문구가 입구에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막 뷔페에 다녀오고 후기를 남긴다. 내 평가 기준은 ‘편안한 식사가 가능한가’이다. 차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코로나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지 직접 느껴본 바를 소개한다.


1. 옆 자리와 간격이 충분히 떨어져 있는가?

편안한 식사를 위해서 넓은 공간은 필수다. 나는 내 사람들과 아늑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

일부 뷔페들은 옆 사람과 테이블이 가깝거나, 심지어 일부 경우에는 붙어 있는 곳도 있다. 밥 먹는데 듣고 싶지 않은 옆 사람 일상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똑같이, 내 이야기를 옆 사람이 듣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

“확장 공사를 했나?” 63뷔페 파빌리온에 처음 입장한 순간 든 생각이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널찍널찍하다. 옛날에 왔던 기억과 달라 카운터 직원분께 물어보았다. 기존 270석에서 220석으로 테이블 수를 줄였다고 한다. 내 식사 공간이 20%나 늘어났다.

분명히 이 정도 간격이면 옆 테이블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올 것 같지도 않고, 내 이야기를 남이 듣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옆 테이블 신경 쓰지 않고 아늑하게 내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겠다.


2. 음식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가?

손도 소독하고 마스크·비닐장갑도 낀다지만, 뷔페에서 은근히 걱정되는 부분은 공용 집게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인기 있는 메뉴는 괜히 걱정된다. 인기 메뉴 공용 집게는 쉴 새 없이 사람들 손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이번 뷔페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모습이 있다. 랍스터, 앙쿠르트 스프, 육사시미 같은 시그니처 메뉴들은 접시 째 준다. 직원분 말로는 ‘1인 플레이트’ 서비스라고 한다. 인기 메뉴는 이제 공용 집게를 사용할 필요 없이 셰프가 플레이팅 한 접시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개인적으로 느낀 장점은 소스가 섞이지 않는다. 나는 뷔페에서 음식끼리 소스가 섞이는 게 싫다. 느끼한 버터 맛을 내야 할 랍스터가 옆에 있던 깐풍기 소스와 섞여 예상치 못하게 마라룽샤 맛을 낸 그 배신감(?)을 잊을 수 없다. 여기에서는 랍스터 위에 녹인 느끼한 버터와 새콤한 레몬즙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1인 플레이트’ 서비스로 사람 몰리는 음식도 안심하고 먹었다. 위생은 물론 음식을 셰프가 예쁘게 플레이팅 한 그대로 먹으니 뷔페가 아니라 레스토랑 느낌이다. 마음껏 먹고, 맛있게 먹고, 예쁘게 먹고 – ‘1석3조’다.

사실 개인적인 의견으로 ‘1인 플레이트’ 하나만으로 이곳에 가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3. 인산인해 속에서 줄을 서야하는가

여러분은 뷔페에서 가장 돈 아까울 때가 언제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음식을 줄 서서 기다릴 때다. 비싼 돈 주고 왔는데, 킹크랩이나 스테이크 앞에서 10분 넘게 하릴없이 기다릴 때면 차라리 이 돈으로 레스토랑이나 갈 걸 후회한다.

아마 나 같이 삐딱하게 생각해 본 적 있는 독자라면 파빌리온의 ‘에볼루토 서비스’를 추천한다. 일부 메뉴에 한정해서 음식을 앞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직원분이 직접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직원이 직접 서빙해주는 ‘에볼루토 서비스’는 원칙 상 물냉면과 비빔냉면에 한정된다. 다만 인기가 많아 금세 사라지는 랍스터와 앙쿠르트 수프도 1인 플레이트 접시가 다 떨어졌을 경우 홀 직원에게 부탁하면 가져다준다고 한다.

에볼루토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홀 직원에게 냉면이나 랍스터 등 원하는 시그니처 메뉴를 갖다 줄 수 있는지 물어보면 끝이다. 다만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약 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테이블 옆에 더 자세한 안내가 적혀있다.

만약 랍스터를 가지러 갔다가 다 떨어졌다면 실망하지 말고 주위 홀 직원에게 에볼루토 서비스를 미리 부탁해 보자. 랍스터 요리가 완성되는 약 5분간 다른 음식을 담아 먹고 있다 보면 직원분이 자리로 랍스터를 가져온다.

“일정한 속도로 멈추지 않고 먹는다.” 뷔페에서 음식을 가장 많이 먹는 방법이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내 먹는 페이스(pace)를 바꾸지 말자. 새 서비스를 이용하니 나도 평소 먹는 양에서 10%는 더 먹은 것 같다.


63뷔페 파빌리온에 다녀오고 느낀 주관적인 후기는 “깨끗하고, 편안하게 먹기 좋다”이다. 이 정도 시스템이라면 나처럼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늑하게 식사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외식 때 아버지께 이곳으로 가자고 은근히 어필해야겠다.

별점 5점 만점에 4.5점 드린다. 0.5점을 뺀 이유는 지하 1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뷰가 없어 아쉬웠다. 맛과 위생 측면에서는 나름 최고 점수를 준 셈이다.

집에 와서 네이버 평점에 들어가 보니 네티즌 평점도 5점 만점에 4.5점으로 나온다. 뷔페 중에서 최고 수준 점수다. 아마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인가 보다.

어디까지나 내 주요 평가 기준은 ‘위생’과 ‘쾌적함’다. 편안한 식사가 가능한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네이버 예약 웹사이트에 17일 현재 9220건의 후기가 나와 있으니, 다양한 후기를 참고해 보자.

이동흠 여행+ 인턴기자

사진= 이승연 여행+ 인턴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