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목요일, 대만의 송산 공항 한 켠에는 60명의 사람이 모였습니다. 각자 여권과 짐가방을 챙긴 모습은 어디로 보나 ‘여행객’입니다.
여행객들은 공항에 와 여권 검사를 받고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습니다. 면세점을 둘러보기도 하고 공항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보딩 시간이 다가오자 탑승권을 가지고 어디론가 갑니다. 이들은 여권 속 항공권을 흔들며 기념 셀피를 찍고, 손 안 가득 쇼핑백을 들고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이 시국에 어떻게? 사실은..
전 세계로 떠나는 길이 막힌 지금, 이들은 어떻게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들이 향한 비행기는 중화항공 China Airlines 의 A330. 여행객들은 항공기에 오르며 탑승권 검사를 받고 좌석에 앉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탔지만 출발은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15분간 승무원과 대화를 나누더니 다시 항공기에서 내립니다.
비행기는 탔는데 출발은 왜 안 하냐고요? 언뜻 웃긴 듯 보이는 이 해프닝은 송산 공항과 중화항공의 ‘이벤트’ 이기 때문입니다.
대만 송산 공항은 여행을 그리워하는 관광객을 위해 ‘가짜 항공편’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SNS를 통해 진행했습니다. 비록 정말로 비행기를 탈 수는 없지만, 공항에 도착해 탑승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착석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 19로 공항을 찾는 손님이 없을 때 개보수 한 시설을 소개했습니다. 중화항공 측에서는 무엇보다 기내 위생과, 이를 책임지는 승무원의 위생 대처법을 알렸습니다.

이벤트는 여행에 굶주린 사람들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습니다. 무려 7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습니다. 행운의 당첨을 안은 60명은 이 가짜 여행에 큰 만족을 표했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한 시민 싸이(Tsai)는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해외여행을 갈 수 없다는 좌절 속 가짜 여행은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송산 공항은 이벤트의 성공에 이어 유쾌한 ‘가짜 비행’ 이벤트를 7월 4일과 7월 6일, 2회 더 진행할 예정입니다.
공항의 새벽이 그리운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