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볼거리도 풍부한 ‘맛있는 항구도시’ 목포

목포는 항구다. 그냥 항구가 아니다.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맛있는 항구’다. 해상케이블카만 타고 가기엔 아쉽다. 발길을 돌려서 도심 구경에 나섰다.

포는 수많은 볼거리, 먹거리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목포 9미로 입맛을 사로잡고, 도심 곳곳 문화유산이 즐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렇지만 인증샷 명소에도 서글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호텔 델루나를 촬영한 목포 근대역사관이 대표적이다. 역사유산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면 산해진미는 군침을 돌게 한다. 가족, 친구, 혹은 연인과 1박 2일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목포다.

◆ 요즘 핫한 ‘호텔 델루나’ 촬영지

 요즘 목포근대역사관이 붐빈다. 호텔 델루나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사진촬영 명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기자가 찾은 지난달 중순 평일에도 어김없이 인파가 가득했다. 코롬방제과를 들고 있는 여대생 5명이 외관만 둘러보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는데, 그러기엔 건물에 남은 상흔이 아른거린다. 브라운관에는 호텔로 등장했으나 이 건물은 1900년 12월 일본영사관으로 지어져 광복 이후에는 목포시청, 시립도서관, 문화원으로 사용되다가 2014년부터 근대역사관 1관으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관 1관은 외관만 보고 지나치기에는 아깝다. 내부에는 목포의 역사를 시기별로 전시해 놓았다. 건물 뒤쪽에는 방공호가 있다. @ 여행플러스

근대역사관 1관에는 목포의 영광과 상처가 서려 있다. 건물 창문 위에 남은 동그란 문양은 전범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건물 뒤쪽에는 총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한국전쟁의 상처를 증명했다. 입장료는 1000원인데,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목포의 시작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근대역사의 모든 것을 전시해놓았다.

◆ 아기자기한 매력 시화골목길

포 바닥에서 촬영지의 원조는 시화골목길 초입의 연희네슈퍼다. 영화 1987의 배경으로 등장해 여전히 인기인데, 이 주변 골목골목마다 아기자기한 풍경으로 이목을 끈다. 최근에는 ‘롱 리브 더 킹 : 목포영웅’도 여기서 찍었다. 영화는 빛을 못 봤지만 배경만큼은 작품상을 줘도 될 만큼 탁월했다.




유달산과 인접한 서산동 시화골목은 아지자기한 풍경이 남아있다. @ 여행플러스

벽에 적힌 이 동네 아낙들의 사연을 읽다 보면 삶의 고단함이 느껴져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하나 소개하자면 이렇다. “신랑 얼굴도 안보고 시집 와서 봉께 / 솥단지 한 개 / 고단스 한 개 / 도로 도망 갈려구 / 엎풀쳐 눌러 부려서 / 말도 못하게 불쌍하게 / 살았지라” 제목은 ‘결혼생활’이고 지은이는 진화순이다. 고단스는 서랍장을 뜻하는 말이다.


카페 월당에서 아주 걸쭉하고 따듯한 대추차를 마셨다. @ 여행플러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목포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고즈넉한 카페 월당에서 마시는 팔팔 끊인 대추차가 일품이다. 게스트하우스로도 운영하고 있어 특별한 밤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 목포 9미, 쑥꿀레떡 등 먹거리도

포는 맛있는 항구다. 먹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왼쪽부터 민어회, 홍어삼합, 우럭간국, 꽃게무침, 갈치조림, 세발낙지. 목포 9미 중 6미를 맛보았다. 나머지 3미는 병어회(찜), 준치무침, 아구찜(탕). @여행플러스

쌀쌀한 겨울이 성큼 다가오니 뜨거운 국물이 당긴다. 목포 9미 중 하나인 우럭간국을 맛봐야 한다. 만드는 과정이 독특하다. 우선 우럭을 말리고, 푹 삶는다. 국물에 바다 맛 그대로 우려져 감칠맛이 보통이 아니다. 말린 우럭은 씹는 느낌이 질기지는 않으면서 흐물흐물하지도 않아서 좋다. 민어회도 아주 예술이다. 기름기가 좔좔 넘쳐 흐르는데 담백하다. 소량뿐인 부레 부위도 별미이고 껍질도 오돌토돌 씹는 맛이 있다. 여기에 뱃살 지느러미까지 내어놓는 게 목포 민어회만의 특징이다. 홍어삼합은 알싸한 홍어에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함께 들이켜면 시원한 맛이 완성된다. 목포의 홍어는 의외로 많이 삭히지 않아 코가 뻥 뚫리는 체험을 선사하진 않는다. 영산강 쪽으로 갈수록 심하게 코를 찌른다. 목포 앞바다에서 잡히는 먹갈치로 만든 갈치조림도 특색이 있다. 목포에서 잡는 갈치는 제주도 은갈치랑 다르게 낚시로 잡지 않고 그물로 잡아서 살겠다고 몸부림치다 멍이 들어서 색깔이 검다. 9월 말 산란을 앞둔 먹갈치를 으뜸으로 친다. 꽃게무침도 밥도둑이다. 살이 꽉 들어찬 꽃게를 빨간 양념에 버무려져 꽃게의 단맛과 양념의 매콤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갈치젓갈도 아주 끝내준다. 밥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목포 명물 쑥꿀레떡. @ 여행플러스

마지막으로 쑥꿀레떡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쑥떡 바깥에 앙금이 붙어있는데 그 자체로는 심심하다. 조청 소스를 찍먹 혹은 부먹으로 함께 먹으면 한 입에 털어 넣으면, 쏙 들어가 온몸에 엔도르핀이 돈다.

목포/권오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