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다. 로또다.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를 가을에 이용할 수 있다면 이건 그야말로 ‘천운’이다. 왜냐고? 용문사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가을 명물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명물이 다름 아닌 은행나무. 용문사 대웅전 바로 앞, 바로 그 나무다.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가 절묘하게 서로를 감싸고 하늘로 뻗어 있다.
높이만 42m, 가장 굵은 둘레는 성인 일곱 명이 팔로 감아 둘러쌀 정도인 14m나 된다. 천연기념물 30호인 이 나무의 나이는 1,500살 정도.
정미의병 때 왜군이 이 사찰을 불태웠을 때도 이 나무만 살아서 ‘천왕목(天王木)’이라 불렸고, 조선 세종 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한 명목이다.
가장 놀라운 건 이 나무의 몸값. 〈대한민국 가치 대발견〉이라는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선 이 영물이 200년 정도를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그 가치가 무려 1조 6,884억 원에 달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니 이 용문사, 의기양양할 수밖에. 실제로 소위 ‘기도빨’도 영험하다고 소문이 나 있다.
용문사라는 절은 전국에 세 개가 있다. 경북 예천, 경남 남해와 이곳, 묘하게 딱 세 곳이 있는데, 위치상으로 양평 용문사가 용의 머리에 해당하니 기도빨, 빼어날 수밖에 없을 터.
‘미륵의 지혜’라는 ‘미지산(彌智山)’이라는 애칭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당연히 이곳 템플스테이, 가을엔 줄 서야 할 정도.
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뉜다. 휴식형은 주 중, 주말에는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즐기면 된다.
저녁 예불을 마친 후 스님과의 차담 시간도 독특한데, 일대일 면담이 아니라 템플스테이 참가자 전원이 모여 대화를 하고, 고민을 푸는 형태다.
이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는 용문사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 열매를 엮어 휴대폰 고리를 만드는 프로그램.
몸값이 1조 6,000억 원을 웃도는 은행나무, 거기서 떨어진 열매로 만든 휴대폰 고리니, 이거 제대로 값을 따지면 천문학적일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본전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