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렌드] 5만원짜리 한장의 힐링, 템플스테이 해봤니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가끔 멍 때려야 한다는 것, 요즘 상식이다. 이런 멍 때리기라면 최고다. 숙식 다 해결해 주고 재워 주는데 비용 5만 원대. 싼 게 비지떡 아니냐고? 천만에. 코스도 알차다. 메인 요리는 마음 가득 채워 주는 템플스테이. 여기에 차담과 108배를 절묘하게 섞은 양념 한 큰 술, 털어 넣는다. 짧고 굵은 1박 2일 코스. 그러니깐 5만 원에 즐기는 힐링 투어 되겠다. 다녀온 뒤 마음에 안 든다면? 리콜해 드린다. 그만큼 자신 있다. 가 보시라. 즐기시라.



기차게 놀자,
월출산 도갑사

[사진=한국불교문화산업단]

정신도 몸도 모두 허한 분을 위한 특별 코스다. 허한 정신은 템플스테이로, 맥 빠진 몸은 월출산 ()’로 제대로 보충받는다. 소백산맥 끝자락, 영암 월출산(809m).

전국에선 기가 가장 세다고 알려진 곳이다. 오죽하면 조선 지리학자인 이중환이 택리지에 화승조천(火乘朝天,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이라 썼을까.

월출산은 악산이다. 그만큼 바위가 많다. 사실 영암이란 지명도 악산을 칭하는 의미다.

일단 기부터 받자. 월출산 자락엔 기 받는 길이 따로 조성돼 있다. 이름 하여 기찬묏길’. 편히 걷는 둘레길이라 평소에도 트레킹족의 메카로 통한다.

구간은 총 다섯 개. 40km나 되니, 꽤나 길다. 이 중에서도 기가 제대로 뿜어 나오는 길은 제1구간. 탑동소공원에서 월출산 기찬랜드까지의 6.7km 루트다.

기 받는 트레킹을 끝낸 뒤 방점은 기찬랜드 온천으로 찍는다. 이 주변 암석은 묘하게 몸에 좋은 기운이 절로 뿜어져 나온다는 맥반석.

월출산계곡의 스파와 함께 기체험센터까지 따로 마련돼 있으니 제대로 힐링하고 나오시면 된다.

몸의 기를 단단히 채웠다면 다음은 정신의 기를 채워 넣을 차례. 볼 것 없다. 도갑사로 뛰어가시라. 월출산 자락의 대표 사찰답게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테마가 ()차게 놀자.

4회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기를 받는 월출산 산행과 함께 행복충전놀이로 구성된다.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처럼 스님들과 한판 놀기 게임을 벌이는 노는 게 제일 좋아프로그램도 인기.

잊을 뻔했다. 정신, 몸 외에 또 하나 빠진 원기. 무조건 갈낙탕이다. 원기를 보충해 주는 영남 겨울 별미인데, 탱글탱글한 낙지가 명불허전인 독천 낙지마을이 맛 기행 포인트. 맛 어떠냐고? 기차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템플,
양평 용문사

대박이다. 로또다.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를 가을에 이용할 수 있다면 이건 그야말로 천운이다. 왜냐고? 용문사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가을 명물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 명물이 다름 아닌 은행나무. 용문사 대웅전 바로 앞, 바로 그 나무다. 다섯 그루의 은행나무가 절묘하게 서로를 감싸고 하늘로 뻗어 있다.

높이만 42m, 가장 굵은 둘레는 성인 일곱 명이 팔로 감아 둘러쌀 정도인 14m나 된다. 천연기념물 30호인 이 나무의 나이는 1,500살 정도.

정미의병 때 왜군이 이 사찰을 불태웠을 때도 이 나무만 살아서 천왕목(天王木)’이라 불렸고, 조선 세종 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한 명목이다.

가장 놀라운 건 이 나무의 몸값. 대한민국 가치 대발견이라는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선 이 영물이 200년 정도를 더 산다고 가정했을 때 그 가치가 무려 16,884억 원에 달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니 이 용문사, 의기양양할 수밖에. 실제로 소위 기도빨도 영험하다고 소문이 나 있다.

용문사라는 절은 전국에 세 개가 있다. 경북 예천, 경남 남해와 이곳, 묘하게 딱 세 곳이 있는데, 위치상으로 양평 용문사가 용의 머리에 해당하니 기도빨, 빼어날 수밖에 없을 터.

미륵의 지혜라는 미지산(彌智山)’이라는 애칭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당연히 이곳 템플스테이, 가을엔 줄 서야 할 정도.

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뉜다. 휴식형은 주 중, 주말에는 체험형 템플스테이를 즐기면 된다.

저녁 예불을 마친 후 스님과의 차담 시간도 독특한데, 일대일 면담이 아니라 템플스테이 참가자 전원이 모여 대화를 하고, 고민을 푸는 형태다.

이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는 용문사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 열매를 엮어 휴대폰 고리를 만드는 프로그램.

몸값이 16,000억 원을 웃도는 은행나무, 거기서 떨어진 열매로 만든 휴대폰 고리니, 이거 제대로 값을 따지면 천문학적일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본전 뽑는다.
 

용문사


용문사 템플스테이 즐기는 Tip
혼자서 자아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대표적 템플스테이. 새벽 예불, 건강 챙김 108, 타종 체험, 스님과의 차담, 뽕잎밥 체험 등 상시 운영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은행나무 참선, 산길 명상, 건강 요가 등의 프로그램도 추가됐다. 주말에만 운영. 전화: 031-775-5797


힐링 템플스테이
버킷리스트

산청 대원사 풍경 [사진=지리산 대원사 홈페이지]

1. 지리산 약초 먹어 볼까, 산청 대원사

지리산 자락이다. 건강 에너지 퐁퐁 솟는다. 명상 상담은 물론 마음 치유, 약초를 통해 체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활용법 등 체험이 특징. 건강한 휴식을 취하는 몸 생생108 애니어그램 마음분석, 명상일지 등을 통해 마음을 다잡는 마음 생생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전화: 055-974-1112
 
2. 3대 단풍 명소는 덤, 내설악 백담사

백담사는 치유의 사찰이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치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통 단풍철에 선보이는 코스는 내설악 단풍과 함께하는 명상 트레킹이다. 단풍비 맞으며 산에서 공양하고, 내설악 속살 구석구석 누비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전화: 033-462-5565
 
3. 명품 전나무길, 내소사

단풍 나들이에 내소사가 빠질 수 없는 법. 이 때문에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 내소사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가 한국의 5대 사찰로 꼽는다. 늦가을 템플스테이의 테마는 역시 단풍을 주제로 한 트레킹이다. 천년 고찰에서 자신을 찾은 뒤 내변산의 직소폭포, 제백이고개, 관음봉 삼거리, 전나무숲 등 인근 최고의 여행 포인트를 죄다 감상한다. 전화: 063-583-7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