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쿨.섹 여름피서] 비엔나 커피는 먹어봤는데 아인슈페너는 아직이라고?

비엔나 커피는…아인슈페너이기 때문입니다!

펀.쿨.섹 그를 오마주하며

오스트리아, 출처 = 언스플래쉬

이번 여름엔 꼭 피서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었다. 한국을 벗어나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 머무르며 이방인이 된 느낌을 실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녀석’ (다들 알겠지만 코로나19)의 횡포로 이번 여름, 꼼짝없이 집에 묶여있게 생겼다.

여행을 못 떠난다고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시국에도 여행을 생각해야 하는 본분으로서 피서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물론, 코로나를 조심하면서.

쇤브룬 궁전과 알파인로드 , 출처 = 언스플래쉬

올해는 음료수 한 잔으로 여행을 떠난다. 예술과 문화가 길가마다 가득하고 커피 내음이 모차르트의 ‘작은 밤의 음악’처럼 우아하게 퍼지는 오스트리아로 떠나보자. 비록 아름다운 쇤브룬 궁전과 푸르른 알파인 로드를 걷지는 못할망정, 달콤한 크림 가득 아인슈페너를 한 모금 머금을 수는 있으니까.

안전하게 입안에서만 즐기는 Fun * Cool * Sexy 한 피서가 여기 있다.


FUN COOL SEXY

여름 피서

알쓸신잡으로 재밌게, 목 끝까지 짜릿한 음료로 시원하게, 뇌가 섹시해지는 올여름의 피서


2020년, 카페는 현대사회 유행을 최신 반영하는 공간이다. 인스타 감성의 카페가 불편한 의자, 한 모금이면 끝나는 음료로 몇몇 이들의 질타를 받았던 전적이 있다. 이러한 비판도 소위 ‘인스타 감성의 카페’ 가 사람들의 감성을 예민하게 건드리고 유행해 널리 퍼졌기에 등장했다. 카페가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이다.

출처 = 언스플래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영양분 섭취 외에도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 하나, 카페라는 공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빌리고 커피를 음미할 시간을 즐기는 과정이다. 그런데 하나 재미있는 사실. 아주 과거의 오스트리아에서도 카페는 ‘사회생활의 중심’ 이었다 한다.

하인리히 에두아르트 야콥의 ‘커피의 역사’에서는 이와 같이 나온다.

빈 시민들 사이에서는

카페 하우스가 너무나 익숙한 장소였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의 눈에는

마치 블록마다 그 안에 사는 모든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용의 다실(茶室)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문득 아메리카노가 질릴 때면 종종 찾던 비엔나 커피가 생각났다. 한 도시의 이름을 붙인 커피가 이 먼 한국에까지 퍼졌다 생각하니 오스트리아의 커피가 알고 싶어졌다.

비엔나 커피는 먹어봤는데 아인슈페너는 안 먹어봤다고?

요즈음 좀 ‘힙한’ 카페를 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메뉴는 ‘아인슈페너’ 이다. 주문 같은 커피 이름들에 좀 익숙해졌나 싶었는데 유행에 따라 새로운 이름들이 속속 등장한다. 플랫화이트니 콘파냐니 하는 이름들이면 충분하잖아!

그런데 이 아인슈페너. 알고 보니 비엔나커피와 같은 음료란다. 아니, 그래서 도대체 정체가 뭔데?

오스트리아의 마차, 출처 = 언스플래쉬

아인슈페너는 독일어로 ‘말이 이끄는 마차의 마부’이다. 커피 이름이라기엔 생소한데, 마차를 끄는 마부들이 빠르게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설탕을 섞어 휘핑 한 크림을 진한 커피에 올려 먹는 데서 아인슈페너가 유래했다. 또한 커피 위 생크림은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도 커피가 튀지 않도록 방지한다.

아인슈페너 = 비엔나 커피?

아인슈페너가 비엔나커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과정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전, 비엔나가 커피를 받아들이게 된 역사를 살펴보자. 비엔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다. 1683년 오스만 군대 (터키)는 비엔나를 포위했지만 곧바로 연합군에게 진 뒤 철수하며 많은 군수품을 남기고 갔다. 그중에는 커피 원두도 있었다. 원두가 생소하던 시민들은 모두 버려버리려 했지만 오스만 군을 격파한 연합군 중 ‘콜시츠키’라는 인물이 이 원두를 갖겠다 제안했다.

출처 = 언스플래쉬

시민들은 어차피 버렸을 원두를 콜시츠키에게 흔쾌히 넘겼다. 콜시츠키는 비엔나의 시내에서 이 원두를 가지고 커피를 만들었다. 이 카페가 바로 비엔나 최초의 커피하우스다. 콜시츠키의 카페로 인해 커피는 대중화되었고 카페 또한 대중들의 삶 속에 녹아들었다.

이렇듯 커피의 역사가 깊은 도시이기 때문에 아인슈페너의 이름이 비엔나 커피라는 설이 있다. 또, 마부의 도시인 오스트리아 빈 (비엔나) 이름 따서 비엔나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아인슈페너가 비엔나에서 만들어져서 비엔나 커피라는 추측도 있다. 또 비엔나 커피라는 명칭은 빈을 비엔나라 발음하는 영어권 국가에만 불리는 이름이라고도 한다. 수많은 설이 있지만 어느 것이 맞다고 하기엔 다들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한국의 아인슈페너, 출처 = 언스플래쉬

유독 한국에서는 비엔나와 아인슈페너가 다른 종류의 커피라는 주장도 있다. 몇몇 바리스타 학원에서 두 음료의 레시피를 다르게 알려준다는 이유이다. 아인슈페너가 아메리카노에 생크림을 올린 음료라면, 비엔나커피는 아메리카노에 시럽이나 설탕을 섞은 생크림을 올린 게 차이점이다.

그러나 본래 비엔나에서 아인슈페너를 시킬 때는 아메리카노에 생크림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진하게 우린 커피에 생크림을 올린다. ‘아메리카노’라는 한국식 음료에 생크림을 올리는 레시피는 원조와는 꽤 거리가 있다.

출처 = 언스플래쉬

결국 한국에서의 비엔나 커피와 아인슈페너는 같은 음료라 해도 무방하다. 오스트리아 빈의 ‘아인슈페너’를 기반으로 한 변형이기 때문이다. 물론, 카페마다 레시피가 다를 테니 조금씩 맛이 다를 수는 있다.

약 100년 전, 20세기 초 빈 사람들은 카페에 하루 종일도 앉아있었다. 빈의 카페 하우스는 가난한 예술가, 지식인, 보헤미안들의 휴식처였기 때문이다. 빈 사람들처럼 하루 종일은 아니지만 아인슈페너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보며 카페에 머물렀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 당시 빈 사람들이 왜 그렇게 카페 하우스를 사랑했는지 알 듯했다. 항상 있던 집이란 공간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일상에서의 작은 탈출과 같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처 = 언스플래쉬

일상에서의 탈출은 코로나19로 예민해진 마음속 자그마한 여유와 기대도 알려주었다. 저 먼 나라 오스트리아에 대한 기대를 조심스레 불어넣었고 몇 백 년이나 된 빈의 카페 하우스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다는 바람을 벅차오르게 채워 넣었다.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죄인 듯한 요즈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억누르고 있었나 보다. 메말라버린 이국에 대한 낭만이 어느새 새싹처럼 올라오는 커피 한 잔의 오후를 즐기며, 마음만은 오스트리아의 카페 하우스로 떠났다.

오스트리아로 떠날 그날, 위시리스트

카페 자허 & 커피 멜랑슈

카페 자허, 출처 = 언스플래쉬

카페 ‘자허’

비엔나를 대표하는 커피가 아인슈페너라면, 케이크에는 ‘자허 토르테’ 가 있다. 살구 잼을 바른 초콜릿 케이크인 자허 토르테는 비엔나의 카페 ‘자허’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달콤한 초콜릿과 상큼한 살구 잼의 조화가 훌륭하다.

멜랑슈 커피, 출처 = 위키피디아

커피 ‘멜랑슈’

커피 메뉴 중 하나인 ‘멜랑슈’는 아인슈페너의 원조이다. 밀크커피에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올린 음료.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인슈페너 못지않게 큰 인기를 얻는 메뉴라고 한다.


여행+ 인턴기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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