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女행] ‘인생샷’ 건지러 가볼까, 성수에서 찾은 여행 콘셉트 카페 3

“회색 건물만 보고 사는 현실에서 외각으로 나가지 않아도 숲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많이 유명해지면 유흥가가 되거나 현지화 되기 쉬운데, 성수는 가게마다 각자만의 정체성이 뚜렷해서 좋아요.”

“성수부터 뚝섬까지 평지라 걸어 다디거나 전동 킥보드를 타고 구경하기 편해요. 카페거리를 거닐다보면 다양한 콘셉트와 색감에 몇 번을 가도 질리지 않아요.”

성수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들을 수 있었던 성수의 매력은 무궁무진했다. 서울숲, 카페거리 정도 들어보고 처음으로 성수를 방문했는데,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성수에 열광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골목골목 예스러움이 묻어나면서도 ‘SNS 핫플’로 거듭날 수 있었던 감성 가득한 카페까지. 20대부터 60대까지 한 동네에서 각자 즐길 거리를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네다.

성수의 넘치는 매력 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건 ‘해외 감성 물씬’한 카페들이었다. 해외여행을 못 간지 오래라 어떻게든 여행 온 기분을 느끼고 싶은 요즘. 여행 사진을 올리던 SNS도 수개월 전 게시글에 머물러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들이 있다.

성수에서 찾은 ‘여행 콘셉트 카페’ 3곳에서 해외여행 기분 만끽하고 ‘인생샷’ 건지기에 나서보자.

FAVOR (페이버 서울)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316-23

타이항공이 경영난을 겪자 기내를 테마로 한 레스토랑을 만들어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는 기사를 읽었다. 문득 ‘우리나라에도 있을까’ 궁금해 검색해보니 ‘비행기 카페’, ‘기차 여행 콘셉트’ 등으로 알려진 카페를 발견했다. 비행기도 기차도 언제 마지막으로 탔는지 가물가물해 반가운 마음에 바로 찾아갔다.

마치 한 손에 표를 다른 한 손에 캐리어를 들고 문을 열어야 할 것만 같은 입구 출입문. 문 틈새로 살짝 보이는 창문에 움직이는 풍경을 보니 여행하러 온 기분이 들어 괜스레 두근거렸다.

카페 테마가 비행기인지, 기차인지 궁금해 사장에게 질문하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찍는 ‘기차 창문샷’에 영감을 받았다고 답했다. 카페 안을 살펴보니 마치 기차 한 칸을 그대로 옮겨온 것만 같았다.


“창문에 보이는 영상은 고비사막인데, 영상 디스플레이를 주기적으로 바꿔 손님들이 그때마다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낼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어요.”

페이버 카페를 소개하면서 사장은 ‘하지 말라는 게 없는 카페’라고 설명했다. 카페가 ‘여행 콘셉트’인 만큼 일상에서 받아온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즐기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사장.

테마가 기차인 만큼 메뉴판도 원두 종류에 대한 설명도 모두 티켓 모양으로 준비돼있다. 음료를 주문하면 여권 모양의 쿠폰함에 입국 심사할 때 받는 국가별 스탬프처럼 생긴 도장을 찍어준다.

디테일 하나하나가 기차 여행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담고 있어 ‘카페에서 여행 기분 내봤자 얼마나 나겠어?’라는 생각을 말끔히 날려버리게 한다.

이 카페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기차 창문과 함께 사진도 남겼다. 창문에 나타나는 영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유럽여행 중 기차 안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를 만끽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기차 창문샷’ 외에도 사진을 찍으면 절로 ‘인생샷’이 나올법할 정도로 카페 인테리어가 예쁘고 깔끔해 ‘사진 맛집’으로도 추천한다.

페이버 카페는 커피종류가 가장 맛있다고 해 사장이 직접 로스팅한 핸드드립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라떼(각 4000원)를 마셨다. 여행 중 피로가 쌓일 때마다 커피를 찾게 되는데, 달리는 기차 안에서 커피 한 잔 하는 기분이 들어 평화로웠다.

일상에서 잠시 탈출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선뜻 그럴 수 없는 요즘. 성수의 ‘달리는 기차 안’에서 잠시 여유와 평온함을 찾으러 떠나보는 건 어떨지.

&Other(앤아더)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40-10

서울 한복판에 수영장과 선 베드가 있는 ‘휴양지 느낌 물씬’한 카페가 있다고 해 찾아온 곳. 휴양지에 어울리는 화려한 비주얼의 디저트와 음료 종류가 다양하다는 얘기에 브런치를 즐기러 갔다.

“여기 서울 도심 속 맞아?”

카페에 도착하자 마치 스페인의 한 해변가로 여름휴가를 온 것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중심부에 분수가 틀어진 수영장이 있고, 수영장 근처에 다양한 종류의 테이블 및 의자가 구비돼있다. 애견 동반이 가능해 반려견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에도 적합한 공간. 웨딩 촬영 장소로 사용될 정도로 아름다운 카페 전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해외여행은 못 가지만 이국적인 ‘도심 속 휴양지’에서 나만의 휴식을 갖고 싶은 이들을 ‘취향 저격’해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 앤아더. 사장은 카페를 배경으로 쨍한 햇빛을 받으며 사진을 찍으면 화사한 느낌의 예쁜 사진을 여럿 건질 수 있다는 팁을 전했다.

“여행을 못 가지만 해외 감성과 분위기가 그리운 분들을 위해 아지트 느낌의 휴양지 컨셉 카페 앤아더의 문은 늘 열려있습니다. 일상이 피로하다 느껴지신다면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주세요”

앤아더의 메뉴는 해외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 위주로 구성돼있다. 한국에 아직 없는 메뉴들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식 민트 모히또 라떼, 직접 담근 샹그리아, 베트남 연유라떼 등. 먹어보고 싶은 것 천지였지만 브런치로 좋은 몇 가지만 맛봤다.

애플시나몬티(8000원)와 초코브라우니(8000원), 그리고 서울’숲’ 근처라 개발했다는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 서울’쑥’라떼(6800원)와 서울’쑥’파운드케잌(8500원)까지. 양도 넉넉하고 맛도 담백해 브런치 메뉴로 제격이었다. 휴양지와 어울리는 화사한 데코에 눈까지 즐거워진다.

카페 실내자리의 경우 1층은 해외의 펍 느낌, 2층은 여러 명이 함께 앉아 즐기는 다이닝룸 같았다. 차분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내에 자리 잡아 창밖을 바라보며 힐링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일과에 지친다면, 한 공간에 여러 가지 분위기를 담은 ‘도심 속 휴양지‘를 찾아 잠시 해외여행 다녀오는 기분으로 쉬어가길.

eert 성수점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19-17

‘성수에서 만나는 교토’라는 후기를 보고 일본 감성 묻어난 카페가 궁금해 방문했지만, ‘계절감’까지 느끼고 온 곳. 일본 내에서도 일본 전통문화가 가장 생생하게 느껴지는 교토와 얼마나 비슷할지 기대를 안고 들어섰다.

카페에 들어오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창문과 일본식 모래정원. 카페 내에서 어느 자리에 앉아도 창가를 향해 나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사장이 특별히 신경 쓴 공간이라고 한다. 좌식 좌석도 이 카페의 특이점이자 ‘이색 사진 스팟’의 핵심 요소다.

큰 창을 바라보니 벚꽃나무, 은행나무, 감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로 가득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편안하게 머리를 식히기 좋았다.

교토 콘셉트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사장은 카페의 영감을 도쿄의 한 공원에서 얻었다고 한다.

“도심 속 공원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는 여자분을 보고, 사계절의 매력을 다 담은 휴식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나무에서 오는 휴식이라는 의미에서 ‘tree’를 거꾸로 한 ‘eert’로 이름 붙였죠.”

다다미 평상과 창가에 꾸며놓은 가레산스이(모래정원). 일본 정취를 물씬 느끼면서도 무쇠솥 등 곳곳에 한국적인 소품들도 있어 한국과 일본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아담한 규모의 일본 전통 찻집에 들어온 것 같았다.

eert의 하나뿐인 디저트 ‘3단 박스'(1만8000원). 계절에 따라 다른 구성으로 제공된다고 한다. 가을을 맞아 무화과를 곁들인 메뉴로 즐길 수 있었다. 견과류, 아이스크림, 와플 등과 무화과의 조합이 잘 어울려 금세 박스를 비웠다.

함께 마시면 좋은 차와 커피(6000원) 역시 계절마다 어울리는 종류로 바뀐다. 여름에는 청량한 민트 티, 가을에는 깊은 맛의 히비스커스 티 등. 계절마다 어떤 구성일지 궁금해 재방문하고 싶은 공간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메뉴, 그리고 창밖에 보이는 나무의 모습을 보고 느끼러 사계절 내내 찾을 것 같은 eert. 사진에 담기 좋은 예쁜 공간과 소품도 많아 일본 여행 온 듯 ‘인생 사진’ 남기고 싶다면 eert를 찾아가길.


어차피 떠나지 못한다면 성수로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벌써 가을이 왔나보네’라며 신기해하던 것만 같은데, 이젠 겨울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춥다. 어느덧 10월도 끝나간다. 언제 지나가버릴지 모르는 가을을 눈과 기억에 담고 싶어 서울숲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해외여행 기분도 내고 인생 사진도 건질 수 있는 성수 골목골목에 위치한 카페들도 하나씩 방문해보면 어떨지.

떠나지 못할 해외여행이 사무치게 그립다면 ‘성수 일주’로 아쉬움을 달래보길.

글=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사진= 양현준 여행+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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