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가 동물 학대인가? ‘이것’ 전시해서 비난받은 설치 예술

죽어가는 파리 떼를 전시한 설치 예술 작품이 동물보호단체의 민원으로 인해 철거됐다.

출처=언스플래쉬

독일 볼프스부르크(Wolfsburg)의 쿤스트 뮤지엄(Kunstmuseum)은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가 민원을 제기한 작품 ‘백년(1990)’을 해체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영국 출신 유명 현대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설치 예술 작품으로, 죽어가는 파리 떼를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페타는 해당 작품이 독일 동물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명목으로 박물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독일은 동물 보호법을 통해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이거나 해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쿤스트 뮤지엄 관장 안드레아스 바이틴(Andreas Beitin)은 “파리는 동물 보호법에 해당되는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독일 신문 브라운슈바이거 차이퉁(Braunschweiger Zeitung)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페타는 이어서 전시회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신문에 발표했다. 페타 독일지부의 대표 피터 호프켄(Peter Höffken)은 “동물을 죽이는 것은 예술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작품이)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백년(1990)’은 커다란 유리 디스플레이 안에 파리 떼를 전시한 설치 예술 작품이다. 두 부분으로 나뉜 진열장 한 쪽에는 부화하는 파리 떼가 있고 구멍으로 연결된 반대편에는 밝은 빛이 설치됐다. 작품은 부화한 파리를 빛으로 유인해 죽게 만들어 논란을 빚었다.

출처=플리커

작품을 제작한 데미안 허스트는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예술 거장이자 현재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죽음과 생명을 도발적으로 묘사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1991년 발표한 대표작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은 상어 사체를 포름알데히드에 넣어 전시한 것이다. 이외에도 사람의 두개골에 다이아몬드를 박은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 등 여러 작품에서 사체를 활용해 죽음을 예술적으로 해석했다.

데미안 허스트는 이전에도 죽은 동물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여 동물 보호 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2017년 미국 예술 웹진 아트넷(Artnet)의 발표에 따르면 그는 약 100만 마리에 육박하는 동물들을 작품에 활용했으며 대부분 나비나 파리 같은 곤충이었다.

동물을 활용한 설치 예술 작품은 예술과 동물 학대의 경계에 있어 첨예한 논쟁거리다. 최근 국내에도 죽어가는 금붕어를 전시한 작품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여 작품 일부가 철거됐다.

글=허유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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