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잠겨요” 평범함 거부하는 기이한 서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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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 개성과 다양함이 존중되는 시대라지만, 때론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걸…’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함을 넘어선 것들을 만나곤 한다. 이를테면 비가 오는 날마다 물에 잠기도록 내버려 두는 서점이 있다면,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의도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무엇보다도 책의 보존 및 관리가 가장 중시돼야 할 공간에서 말이다. 모두가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치겠지만, 놀랍게도 이런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

    미 매체 인사이더는 놀라운 공간에 자리 잡은 세계의 기이한 서점들을 소개했다. ‘정말 이런 곳이 존재한다고?’ 하는 의구심을 가득 품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서점 3곳을 소개한다.


    “장화 신고 오세요” 비 오면 잠기는 베니스 서점

    ‘Libreria Acqua Alta’

    사진= 구글지도 업체 등록사진

    비 오는 날 베니스 골목 지하의 한 중고서점에는 장화를 신은 손님들로 가득 찬다. 성인의 무릎을 넘어선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서점의 입장에서 굉장히 치명적인 상황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상황에서도 서점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아니 오히려, 맑은 날보다도 훨씬 많은 손님으로 붐빈다. 책들이 흠뻑 젖어 당장이라도 무너져내릴 것만 같은 위태로운 상황에도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

    사진= 구글지도 업체 등록사진

    자주 범람하는 베니스 운하 때문에 물에 잠기는 게 일상이 돼버린 이곳은 오히려 이 점을 강조해 손님들을 이끈다. 서점의 이름까지 ‘높은 물 서점’이라고 지었다. 서점 내 판매용 책들 중 일부는 욕조 등에 진열해 젖지 않도록 유지하고, 그럼에도 젖어버린 책들은 모아서 계단으로 활용한다. 장화를 신은 손님들은 물살을 가르며 욕조 안에 있는 책들을 구경하기도, 젖어서 둥둥 떠다니는 책들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기도 한다. 곤돌라부터 카약까지, 각종 낡은 보트들이 책을 싣고 서점 곳곳을 둥둥 떠다니며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욕조와 보트를 뒤적거리며 책을 고르는 아이러니한 상황.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지.


    “물 위에 둥둥” 런던의 보트 위 서점

    ‘Word on the Water’

    사진= 구글지도 업체 등록사진

    물에 젖는 게 부담스러운 이들이라면, 물 위에 떠 있는 이곳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지. 런던 리전트 운하(Regent Canal)의 선박에 자리 잡은 이곳은 한때 규제로 인해 운하로부터 쫓겨났지만, 오랜 기간 캠페인을 벌인 끝에 공식 허가를 받아 이곳에 정착할 수 있게 됐다. 선박 안팎에서 고전부터 최신 베스트셀러까지 다양한 책들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서점 공식 인스타그램

    겨울에는 손님들이 추위를 피해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선박 내부에 안락한 좌석도 마련돼 있다. 빈티지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관광객들에게 이색 사진 스폿으로도 인기다. 선박 바로 앞에는 잔디밭이 드넓게 마련돼 있어 종종 버스킹 등 공연도 열린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들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일행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기회를 마련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책과 음악, 춤이 있는 곳. 그야말로 런던의 감성에 찰떡인 공간이 아닐까 싶다.


    “술김에 오픈했어요” 산토리니 동굴이 서점으로!

    ‘Atlantis Books’

    사진= 플리커

    2002년 산토리니로 일주일간 휴가를 온 두 영국 대학생들은 술에 취한 채 길을 거닐다 동굴을 하나 발견했다. 산토리니에 서점이 없어 실망했던 한 명이 장난삼아 ‘여기에 서점 하나 차리자’며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들은 2년 후 친구 두어 명을 더 데려와 이곳에 서점을 개점해 확장 등을 거쳐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아름답게 꾸민 외관 및 동굴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내부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3대 서점’으로까지 불리게 됐다.

    사진= 서점 공식 인스타그램

    이곳에선 여행자들이 자원봉사를 해주기도 한다. 무급으로 일을 도와주면서 숙박비를 따로 지불하지 않고 이곳에서 잠도 자고 책도 읽고 쓰다 간 이들이 수두룩하다. 서점 천장에는 이곳을 거쳐 간 자원봉사자들의 이름이 원을 그리며 적혀 있다. ‘산토리니 필수 관광 코스’로서 여겨지는 만큼 수많은 방문객이 드나들지만, 책을 사지 않아도, 사진만 찍고 가더라도 주인은 전혀 눈치를 주지 않는다. 여행객 출신인 사장이 운영하는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가 돋보인다. 서점 위층에는 탁 트인 지중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테라스까지 있어 책과 함께 음료 한 잔의 여유를 누리기 좋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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