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4000원’ 일본에서 난리난 호떡… 정작 한국에선 찬밥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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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위키트리

    얼마 전 재미난 기사를 봤다. 2020년 12월 15일 위키트리에 실린 건데 제목은 ‘일본 도쿄서 판매 중인 한국식 호떡이 ‘이것’ 때문에 큰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였는데, 제목의 ‘이것’은 바로 가격이었다.
     
    日, 호떡 하나에 2600원에서 4200원까지?
    기사는 같은달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고급유머’에 올라온 게시물을 인용했다. 게시물엔 가격이 적힌 메뉴판과 점포 사진과 ‘250~350엔 ㄷ ㄷ’이라는 짧은 문구가 적혀있었다. 환율계산기를 돌려보자. 1월 15일기준 250엔은 약 2600원, 350엔은 3700원 정도다. 국내 호떡이 시장통에서는 1000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이미지 출처 = 고급유머

    ‘설마…뭐라도 다르겠지’
    라는 심정으로 구글링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캡쳐

    ポポホットク(포포홋또쿠)
    위치는 신주쿠 신오쿠보 역 근처다. 구글 리뷰는 모두 168개. 평점은 4.0으로 높은 편이다. 일본인들이 직접 작성한 블로그 후기도 있고 현지 언론이 취재한 내용도 눈에 띈다. 2018년는 일본 여행 전문 사이트 ‘트래블노트’ 기사에서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한국 디저트 호떡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대중적으로 히트를 친 건 한국식 닭갈비지만 매니아층이 가장 두터운 건 호떡’ ‘인터넷에서 1위를 차지한 맛’ ‘텔레비전 방송에서 다뤄진 적도 있고, 일본 연예인들의 방문도 잦다’ ‘본격적인 한국 음식을 찾는 사람도 한국 음식 초보자에게도 만족스러운 맛을 제공한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 심지어 어떤 여행사는 2020년 10월 17일 <한국 포장 마차 요리 호떡> 버스 투어 상품도 팔았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스트리트뷰 캡쳐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후기를 최신순으로 정렬. 메뉴판 사진을 보니 기본 호떡, 꿀이 들어간 건 250엔부터 치즈 호떡은 250엔,  초코 호떡 350엔, 치즈&햄 호떡과 김치&치즈 호떡, 믹스드 너츠 호떡, 과일 호떡(?) 등 개당 400엔에 파는 메뉴도 많다. 

    구글링 결과 포포홋또쿠는 2011년 오픈 떡볶이와 오뎅 등을 파는 포장마차(ポポ屋台)로 시작했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간판에는 ‘뽀뽀분식’이라고 한글로도 적혀있다. 

    추억이 담긴 소소한 맛



    이미지 출처 = pixabay

    진득한 꿀이 떨어지는 호떡 사진을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돈다. 근처에 호떡집이 어디있더라… 기억을 더듬어 보는데, 딱히 떠오르지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몇 주 째 재택근무를 하고 최대한 집을 벗어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문 밖 세상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과장을 조금 보태) 마치 미지의 세계가 된 듯하다. 

    가만, 생각해보면 언젠가부턴가 겨울이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던 호떡집, 붕어빵 노점들이 점점 사라져만 가는 것 같다. 가슴 속에 3000원 정도는 꼭꼭 챙겨 밖으로 나가는 것이 이 계절의 미덕이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트럭이나 노점 앞에 옹기종기 모여 붕어빵, 잉어빵(이 둘의 차이는 도통 모르겠다), 계란빵, 국화빵, 땅콩빵, 호떡을 사 먹던 모습도 이제는 쉽게 볼 수가 없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하면 막내인 나에게 붕어빵 심부름을 시키던 첫 직장 상사 생각이 난다. 떠난지 오래된 첫 직장 동네 풍경은 흐릿하지만 붕어빵 노점 위치만은 또렷하게 남았다. 

    어릴 적부터 엄마를 따라 다니던 지하 책방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전과, 중고등학교 참고서와 각종 문제집, 소설책은 중고서적, CD까지 팔던 그 책방은 나름 동네에서 유명했다. 추운 날이면 서점에 가자던 엄마의 말이 더 반가웠던 건 책방 앞에 붕어빵 아주머니 때문. 

    퀴퀴한 책 냄새를 뚫고 풍겨오는 달짝지근 구수한 붕어빵 냄새. 노점에서 매콤한 떡볶이와 떡꼬치를 먹고도 항상 마무리는 달콤 쫀득 붕어빵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서점 일대 주공아파트는 재개발이 됐다. 강남 부동산 이슈 하면 항상 자료화면으로 보여지던 그 동네. 5층짜리 아파트들과 건물보다 더 높았던 플라타너스, 세쿼이아 나무들이 잘려나간 자리에 휘황찬란한 새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아파트 이름들은 왜그렇게 긴 건지. 무려 열 글자다. 이야기가 잠깐 딴 길로 샜는데, 여하튼 그렇다고. 

    붕세권과 호세권…
    노점 정보만 담은 어플도 등장

    지금은 그동네에 안 산다. 올해 초 독립하면서 나 혼자 다른 동네로 왔다. 이사한 지 딱 한달 째. 상업지구 없이 아파트들만 있는 곳이라 그런지 조용하다. 동네를 탐색할 새도 없이 ‘집콕’ 중이니 붕어빵, 호떡집을 알아볼 겨를도 없다. 예전엔 작은 동네마다 노점이 있어 떡볶이도 사먹고 겨울이면 뜨끈한 오뎅(어묵이 표준어지만 왠지 느낌이 안살아…)국물과 붕어빵을 먹곤 했는데, 이제는 남대문시장, 강남역 같은 번잡한 곳에 가야만 보인다. 코로나 영향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몇 해 전부터 붕어빵 품귀 현상이 일었다. 

    아쉬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나보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호떡집과 붕어빵 노점의 위치를 공유하고 추억을 나눈다. ‘붕세권’ ‘호세권’ 같은 신조어도 생겨나고 심지어 붕어빵집을 알려주는 어플도 생겼다. ‘가슴속3천원’과 ‘붕세권’이 그것이다. 이 어플들은 동네 사람들의 참여로 완성된다. 내 위치를 기반으로 지도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호떡집, 붕어빵집을 알려주는데, 후기를 올릴 수도 있고 직접 아는 가게를 등록할 수도 있다. 
     
    2.5단계가 풀리면 밖으로 나가서 호떡이랑 붕어빵부터 사먹을 거다. 겨울철 소소한 행복을 주던 주전부리를 먹으며 잠시나마 겨울의 일상을 되찾고 싶다. 

    충무로 붕어빵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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