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청정국가인데, 난감한 섬나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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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시국에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국가가 있다.
    이들이 코로나 청정국가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문을 걸어잠궜다. 섬나라 특성상 국경 차단에 유리했다.
    방역은 성공했으나 명과 암이 있다.
    해외 입출국을 막다보니 해외에서 유입되는 돈줄도 막혀버렸다.
     

    ▶ 코로나 청정국가 10곳은 어디?

    지난달 BBC는 코로나19 청정 국가로 팔라우,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마셜 제도, 키리바시, 솔로몬제도, 투발루, 사모아, 바누아투, 통가를 꼽았다. 모두 태평양에 있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섬나라다. 솔로몬제도가 인구 68만 명이고 나머지는 10~20만 명 내외다.

    나우르 아니베어만. <제공 = 태평양관광기구>


    참고로 남태평양 도서 국가는 세 권역으로 나뉜다. 1831년 프랑스 해군장교이자 탐험가인 뒤몽 도르빌이 조사해서 분류했다. ‘검다이란 의미의 멜라네시아, ‘많다이란 의미의 폴리네시아, ‘작다란 의미의 미크로네시아다. ‘네시아는 섬을 의미한다.

    남테평양 도서 국가들. <제공 = 태평양관광기구>


    남태평양 도서국가는 대부분 호주나 뉴질랜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거리상 가깝고, 위임통치를 거쳐 독립한 국가가 다수이다. 관광객의 70% 가량이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유입된다. 남태평양 바다를 낀 천혜의 관광자원 덕분에 한국인에게도 매력 넘치는 관광지로 인식되었다. 시차도 크지 않고 멀지 않다. 다만, 교류가 아직 많지 않아 바로 닿은 항공 교통편이 열리지는 않았다. 인도네시아나 호주, 뉴질랜드를 거쳐야 갈 수 있다.
     

    ▶▶ 확진자 없는데 피해 큰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단 한명도 없지만 교류가 끊기면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는 섬나라에 관광객이 올수 없게 되자 호텔 등은 수입이 거의 사라졌고, 어업선 조업과 정박, 그리고 항공기 운항도 줄었다.

    팔라우 락 아일랜드. <제공 = 태평양관광기구>


    BBC 보도에 따르면 팔라우 호텔은 3월에 문을 닫았다. 근처 식당과 기념품 가게도 마찬가지다. 팔라우 호텔은 평상시 54개의 방 중 70~80%가 투숙객을 받았는데, 코로나 이후 텅텅 비게 되었다.
    호텔을 운영하는 브라이언 리는 반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걱정했다. 언젠가는 항공편이 열려야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여기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9년에는 전체 인구의 5배인 9만 명의 관광객이 팔라우에 왔다.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도서국 GDP 중 관광수입이 차지하는 비중. <출처=태평양관광기구>


     
    태평양 도서국가 국가총생산(GDP)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게는 10%이고, 많게는 70%에 이른다. 피지호텔관광연합회는 피지의 관광산업 직간접 종사자를 15만 명 중 코로나로 인한 실직자가 약 2500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마셜제도 에네마닛 섬. <제공 = 태평양관광기구>


    관광 외에 타격도 있었다. 마셜 제도는 팔라우보다 관광에 덜 의존한다. 문제는 어업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감염 국가에 있던 보트가 자국 항구에 입항하는 것을 금지했다. 조업권도 팔리지 않고, 화물 항공편도 줄었다.
     
    마셜 제도는 수족관용 어류 수출로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50% 감소했다. 참치 어획량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다른 어류도 어획량이 30% 줄어든다는 불길한 전망이 나왔다.
     
     

    ▶▶▶ 손실에도 봉쇄 풀기 어려운 까닭은?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인 BC(Before Corona)와 코로나 이후인 AC(After Corona)로 구분된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자 국제문제 전문가 토머스 프리드먼의 지적이다.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이자 여행광으로 알려진 짐 로저스는 이달 초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인한 봉쇄정책의 역효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2009년 인플루엔자가 있었지만 이번(코로나19)처럼 공항과 항구를 그리고 맥도날드를 폐쇄한 적은 없었다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들아 전염병의 존재를 알고 조심하고 있으며, 모든 것을 막아버렸을 때의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짐 로저스는 이어 “사람들은 돈을 잃고 파산한다. 자살도 급증한다. 물론 질병으로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파산은 당신의 친구와 가족까지 고통스럽게 만든다. 모든 걸 잃게 만든다. 앞으로 3, 4년만 지나면 무엇이 최선이었는지 (전 세계가) 알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사모아 제 1의 명소의 토수아. <제공 = 태평양관광기구>



    태평양 도서 국가가 봉쇄정책을 고수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교적 높지 않은 치사율보다는 높은 감염률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최근 발생한 전염병과 비교하면 치사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신규감염률은 높은 편이다. 2002년 유행한 사스는 치사율이 10%, 신규 감염률이 3%, 2012년 메르스는 치사율 34.3%, 신규 감염률 0.42~0.92%이다. 코로나19는 치사율 1~3.4%, 신규 감염률 1.5~3.5%이다.

    섬나라 특성상 방역도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한번 뚫리면 겉잡을 수 없기도 하다. 1918년 뉴질랜드에서 온 배가 사모아에 스페인 독감을 퍼뜨려 전체 인구의 22%가 사망한 적이 있다.

    주한 태평양관광기구 박재아 대표는 “도서국가들은 관광업 타격으로 GDP가 줄겠지만, 원래 자급자족으로 먹고 살던 나라여서 생존은 가능하다”면서 “병원이나 공공의료 시설이 부족해 전염병에 매우 취약하고, 3~4대가 한 집에 모여 살고 있어 확진자 발생 때 격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모아 같은 경우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면 호주를 거쳐야 하는 상황 탓에 결과를 알기까지 최소 일주일은 걸리는 실정이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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