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N회차 여행이라면… 테니스의 황제도 반해 집 장만한 여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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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국 최대 도시

    취리히 사람들은

    어디로 주말 나들이 갈까?

    디다 카메라 앵글을 들이밀어도 그림이 되는 곳, 숨만 쉬어도 힐링 그 자체인 나라 스위스. 이름만으로도 강력한 여행지다. 스위스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은 배낭여행 중에 잠깐 들렀고, 두 번째는 출장으로 다녀왔다. 두 번째까지는 의심의 시간이었다. 남들 다 가는 관광지에 가서 슬쩍 발만 담근 느낌이었다. 솔직히 스위스가 왜 좋은지 이해도 안 됐다. 바라보기만 하는 자연에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세 번째는 다르게 해보기로 했다.

    사진 제공=스위스 관광청

    <남들이 잘 모르는 곳에 가서

    스위스 사람처럼 하이킹을 즐기기>

    이번 스위스 출장의 테마였다. 두 발로 산자락을 걸으며 온몸으로 알프스를 만끽하겠노라, 선택한 목적지는 남쪽 로카르노와 렌츠하이더. 생소해서 끌렸다. 일정 내내 한국 사람은커녕 단체 여행객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

    ‘스위스 속 이탈리아 로카르노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스위스 가장 가난한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로 대변신한 이곳>

    카르노에 이어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여행지는 바로 렌츠하이더. 먼저, 이 생소한 여행지를 고른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해본다. 스위스 최대 도시는 수도 베른이 아니라 취리히다. 간혹 취리히를 스위스 수도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취리히는 중세 때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로 세력을 키웠다. 2018년 취리히 인구는 41만5215명으로 스위스 도시 중 가장 많다. 상업 문화 중심지고 취리히 공항과 취리히 중앙역 역시 스위스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알프스를 동네 뒷산처럼 품고 있는 스위스 사람들 특히, 이곳 도시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했다. 해서, 취리히 근교 여행지 중에 목적지를 추리고 옵션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폈다. 주어진 시간은 딱 이틀. 하루는 취리히 도심에서 보내고 하루는 현지인 빙의해 근교 나들이를 떠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근교 여행지로 고른 곳은 기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렌츠하이더. 렌츠하이더는 산악 휴양마을로 파츠/오버파츠(Vas/Obervaz) 지역의 중심 마을이다. 일단 처음 들어보는 곳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낯설면 낯설수록 왠지 현지인들만 아는 비밀스런 장소 같다. 마을 전체가 스키 리조트라는 설명도 솔깃했다.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는 어떨지 늘 궁금했었다.

    사진 제공=스위스 관광청

    마지막 이유이자 가장 유효했던 건 바로 스위스 테니스 영웅 로저 페더러의 집이 이곳에 있다는 것.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로저 페더러가 고향이 아닌 렌츠하이더에 2013년 샬레를 짓고 매년 몇 개월씩 가족들과 머물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전세계를 다니며 각종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는 황제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 그곳이 바로 렌츠하이더다. 바로 옆집에는 부모님도 살고 있단다. 로저 페더러가 이곳으로 이사 오고 난 후 이름값이 확실히 올랐다. 취리히에서 편도 두 시간, 하루 여행지로 정한 이유다.

    9월 초, 렌츠하이더에도 막 가을이 시작됐다. 렌처호른 풀호른 등 웅장한 산줄기 사이 협곡에 숨은 렌츠하이더. 눈에 보이는 봉우리마다 아득하게 곤돌라와 케이블카 라인이 이어졌다. 스키 시즌이 아닌 지금, 누가 이곳을 찾을까 싶었는데 완전 오산. 눈이 없는 여름 시즌 렌츠하이더는 하이킹과 마운틴 바이크 성지로 바뀐다.

    사진 제공=스위스 관광청


    사진 제공=스위스 관광청

    스위스는 ‘하이킹의 천국’이다. 4000m급 알프스 봉우리부터 초원이 펼쳐지는 구릉지대까지, 유리알 같은 호수를 둘러 가는 길은 물론 유네스코로 지정된 포도밭을 가로지르는 길 등 다양한 트레일이 있다. 스위스 전국에 촘촘하게 펼쳐진 트레일을 이어보면 총 6만4000㎞에 달한다. 지구 한 바퀴가 약 4만㎞니까, 그것에 1.5배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길이다.


    울창한 숲을 산책하고 바이크 트랙에서 산악 자전거 연습을 하는 스위스 아이들

    스위스 아이들 참 강하게 크는구나. 학교 옆 놀이터에도 마운틴 바이크 트랙 같이 굴곡이 심한 트랙이 있었다. 실제로 하이킹을 하면서 산꼭대기부터 덜컹덜컹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내려오는 꼬맹이들이 많이 봤다. 경사도에서 점프를 하면서 하늘로 몸을 띄우는 꼬맹이들을 보고는 탄성이 절로 터졌다.



    로토른(2861m)에 오른 다음 샤모인(1904m) 역까지 걸어 내려오는 3시간 짜리 하이킹 루트를 짰다. 어마어마한 봉우리를 크게 우회하는 길이다. 렌츠하이더 라이 캐놀스(Lenzerheide/Lai Canols) 역에서 곤돌라를 타고 샤모인에서 갈아타서 로토른까지 10분 만에 올랐다.

    곤돌라를 타고 가는데 가이드 앤디가 로저 페더러의 집을 알려줬다. “그를 직접 보고 사진을 찍은 마을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로저 페더러의 집이 있는 마을은 라벨라(Valbella), 아름다운 계곡이라는 뜻이다.


    토른 정상은 풀이 자라지 않는 황무지였다. Rothorn은 독어인데, 빨간 꼭대기라는 뜻. 정말 그랬다. 바람에 깎이고 세월에 갈린 붉은 돌이 발에 차여 또르르 굴러갔다. 2861m. 전혀 감이 안 오는 높이다. 그렇다고 그림에서 보던 것처럼 만년설이 있는 것도 아닌 낯선 풍경. 공간 감각이 사라졌다. 내가 상상한 트레킹은 이게 아닌데. 상상하지도 못한 풍광에 묘한 모험심이 일었다.

    시작점에 등장한 노란 표지판을 지나고 황무지 같은 풍경이 계속됐다. 가이드 앤디가 정강이 정도 높이에 있는 바위를 가리켰다. 흰색 빨간색 흰색 삼선이 보이면 맞게 가는 거라고 했다. 겨울엔 스키장 슬로프로 변하는 산중턱에 쇠막대기를 세우고 이정표를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대신 돌에 표시를 했다.


    고도가 낮아지는 건 주변 환경 변화로 알 수 있었다. 양탄자처럼 깔린 초록 식물들이 점점 키가 커졌다. 멀리 초목이 보이고 딸랑 딸랑 바람을 타고 기분 좋은 종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산사에서 들려오는 풍경 소리 정도였을텐데, 여기는 스위스 알프스다. 청아한 워낭소리가 청량한 바람에 실려온다. 먼거리에 있는 소 떼는 마치 개미처럼 자잘하게 보인다. 뭔가 살아 움직이는 것이 시야에 들어오니 힘이 난다. 발걸음을 재촉해 느릿느릿 풀을 뜯으며 하산하던 소 떼를 따라잡았다. 어린 소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두려움보단 호기심이 가득하다. 가방을 혀로 핥더니 티셔츠를 뜯어먹으려고 입을 벌린다. 한바탕 사진을 찍고 걸음을 계속했다. 이따금 뒤를 돌아 걸어온 길을 훑는다. 내려올 땐 몰랐는데, 올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떼 종소리가 지난 자리에 물소리가 대신했다. 가이드 앤디는 폭포가 있다며 힘을 내자고 말했다. 폭포라니. 이 헐벗은 산에 웬 폭포. 지금까지 내려온 풍경은 물이라고는 한방울도 없는 바삭바삭 마른 달 같은 곳이었는데… 그래도 앤디 말을 믿고 내려오다 보니 제법 물이 모인다. 그래도 대체 폭포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직까진 능선이 헐벗었고 어디에 뭐가 있을지 눈으로 보고 예상할 수 있었다.



    나무의 키가 사람 키를 넘어서더니 바닥 색깔이 희끄무레하게 바뀌었다. 확실히 빨간 꼭대기는 벗어난 것 같다. 길은 나무 숲으로 이어졌다. 내리막은 더 가팔라졌고 벼랑 옆으로 걷는 몇몇 구간에선 아찔하기까지했다. 공용 바비큐장이 나오더니 폭포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사나스판 폭포(Wasserfall von Sanaspans)’. 눈으로 보기 전까지 믿지 못했다. 황량한 산에 이렇게 웅장한 폭포가 숨어있을 줄이야.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미스트처럼 부서지는 물방울이 온몸을 때렸다. 입을 벌려 그대로 마셔도 무해한 천연수다. 폭포를 바라보며 간식으로 당 충전을 했다. 휴식을 취하는 일행을 두고 먼저 출발을 했다. 샤모인 역까지는 완만한 숲길이었다. 적당히 햇볕을 가려주고 흙바닥은 폭신했다. 삼색 이정표도 눈에 익었는지 길 찾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표면 같은 황량한 풍경에서 40m 높이의 웅장한 폭포와 울창한 원시 숲까지, 약 8㎞를 걸어 내려오는 동안 다양한 풍경을 눈에 담았다. 해발고도는 무려 1000m가 떨어졌다. 회색빛 도시인이 자연에 압도당해 온통 초록 물이 드는 순간이었다.


    ◆ 스위스 하이킹 여행정보

    스위스에서 트레킹을 즐기려면 ‘스위스 모빌리티(SwitzerlandMobility)’ 앱이 필수다. 스위스 모빌리티는 동력 없이 오직 인간의 힘으로 여행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말한다. 앱을 다운받으면 트레일·자전거길·카누코스 등에 대한 것은 물론 대중교통 연결편과 숙박업소 정보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홍지연 여행+ 에디터

    ※취재 협조=스위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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