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숙박인데, 아무나 못 간다는 뷰맛집 정체

    - Advertisement -

    이탈리아 절경 돌로미티산맥에 역대급 풍경을 품은 숙소가 나타났다. 단 12명에게만 허락된 이곳은 마르마롤레산Marmarole(2932m) 절벽 끝 해발고도 2667m 위치한 대피소다. 면적 27㎡로 협소한 오두막이지만 사람들은 이탈리아에서 이보다 더 좋은 전망을 지닌 숙소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demogo.it

    이곳의 이름은 비박 판통Bivouac Fanton, 비박은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야영을 뜻한다. 비박 판통의 겉모습은 특별할 게 없다. 각진 은빛 컨테이너다. 다만 놓인 위치와 외관 색깔이 절묘하다. 벼랑 끝 경사면 각도를 따라 비스듬히 건물을 배치하고 주변 땅과 절벽의 색과 비슷하게 건물을 칠했다. 이런 디테일한 요소들이 마치 보호색 같은 작용을 해 비박 판통은 주변 환경에 완벽히 녹아든다.

    비박 판통을 소개한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은빛 각진 디자인과 극한 지형이 결합된 설정은 공상 과학적인 요소를 품고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demogo.it

    비박 판통은 포셀라 마르마롤레 고개Forcella marmarole pass 옆에 위치해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대피소 역할을 한다. 이용 요금은 무료이고 24시간 열려 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예약하지 않아도 자리가 있으면 하룻밤 쉬어갈 수 있다고 한다. 말로는 쉽지만 사실 비박 판통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다. 가는 길이 험난해 숙련된 등산객에게만 추천한다.

    대피소로 가려면 먼저 아우론조 디 카도레Auronzo di Cadore 마을을 찾아가야 한다. 이곳에서 스키 리프트를 타고 마르마롤레 트레일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갈 수 있다. 대피소는 마르마롤레 최고봉 시몬 델 프로파Cimon del Froppa 정상에서 남동쪽에 위치하는데 이곳으로 가는 길은 난이도 최상이다. Demogo 디자인 스튜디오는 “1600m 이상 해발고도에서 약 4~5시간 산을 타야 한다”며 “숙련된 등산객에게 권하는 코스”라고 설명한다.

    사진=demogo.it

    비박 판통의 구조는 간단하다. 경사면을 따라 벙커배드가 계단식으로 놓여있고 가장 앞쪽엔 한면이 통유리창으로 된 아늑한 거실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산세가 비현실적으로 멋지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따로 없다.

    사진=demogo.it

    비박 판통은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Demogo가 설계했다. 2015년에 벌써 설계 도면이 나왔지만 완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다 지어진 대피소를 산꼭대기에 올리는 게 문제였다. 헬리콥터에 건물을 매달아 옮기려고 여러 차례 시도를 했지만 강풍과 안개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9월 세 번째 시도 만에 지금 자리에 대피소를 배치할 수 있었다.

    [홍지연 여행+ 기자]

    -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