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덕후에겐 천국’ 세계에서 가장 맥주 많이 마시는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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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 프라하, 일 년에 평균 468병 마셔

    황금빛 라거 ‘필스너 우르켈’이 최강자

    버드와이저의 원조 ‘부드바르’도 압권

    부드러운 풍미의 벨벳 맥주도 이색적

    카를로비 바리엔 카를 황제 딴 맥주도

    한국에서 생맥주가 가장 맛있는 지역으로 을지로 노가리 골목 일대가 꼽힌다. 이유인즉슨, 소비량이 많다 보니 순환율이 빠르고, 그에 따라 갓 생산한 케그(맥주 통)를 대량으로 빠르게 들여온다. 생맥주는 신선함과 유통이 생명인바, 을지로 생맥주는 신선하다. 맥주집이 온도 조절에도 공을 들이니 한국의 ‘옥토버페스트’라는 평이 따라붙었다. 연상만 해도 목이 탄다.

    맥주잔을 들고 있는 체코 남성.

    코로나의 끝이 보인다.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맥주가 가장 맛있는 지역은 어디일까. 단언컨대 체코다. 체코는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세계 1위이다. 2021년 기준으로 체코 프라하 시민은 맥주를 1년에 평균 468병(330ml)을 마신다. 체코인에게 맥주는 “흐르는 빵”이라 불릴 정도로 주식이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럴까. 코로나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기 위해 콧구멍 뚫리는 수고를 감수하고 나서 체코로 날아갔다. 타는 목마름을 주체할 수 없었다.


    ▶ 황금빛 라거 필스너 우르켈

    필스너 우르켈.

    일단 필스너 우르켈부터 한잔 마셔야 한다. 황금빛 라거의 대명사 필스너 우르켈은 아예 ‘필스너’로 구분된다. 체코의 플젠 마을에서 1842년부터 생산한 필스너 우르켈은 사츠 홉과 캐러멜 몰트 풍미, 연수가 조화를 이뤄 청량하면서도 쌉싸름하고 묵직한 맛을 선사한다. 게다가 생맥주 한 잔 가격이 체코 돈으로 40코루나(약 2100원) 정도다. 맥주 ‘덕후’에겐 천국이 따로 없다.

    ▶여심저격 흑맥주 코젤

    코젤 맥주.

    흑맥주 코젤 역시 인기다. 체코 현지에서 만난 먹방투어 가이드 잔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로 젊은 여성에게 특히 인기라고 귀띔했다. 한국에서는 달다구리 커피 같은 맛을 배가시키려고 시나몬 가루를 뿌려서 마시기도 한다. 필스너 우르켈과 반반 섞어서 마시는 맥주도 등장했는데, 체코엔 그런 맥주가 없다. 필스너 우르켈과 코젤은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가 생산한다. 체코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기업이다. 그 외에 감브리누스, 라데가스트도 있다.

    ▶ 추격자 스타로프라멘과 벨벳

    벨벳 맥주.

    필스너 우르켈이 워낙 압도적이지만,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맥주가 더 있다. ‘오래된 샘(Old spring)’이란 뜻의 스타로프라멘은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에 이어 2번째로 체코 맥주 시장을 주도하는 맥주다. 대표 맥주로는 스타로프라멘, 브라닉, 벨벳 등이 있다. 스타로프라멘은 필스너 우르켈, 부드바르와 함께 체코 3대 필스너로 꼽힌다. 잽처럼 툭툭 입안을 맴돌다가 뒷맛은 깔끔하다. 필스너 우르켈보다는 쓴맛이 덜하고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느낌이다. 벨벳 맥주는 풍성한 거품이 강점이다. 온화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속은 무겁다. 톡 쏘는 맛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 국대 맥주 부드바르

    부드바르.

    부데요비츠키 부드바르는 체코의 대형 맥주 제조업체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유일하게 국영 기업이니 공영 맥주 혹은 국가대표 맥주라 불릴 만하다. 세계챔피언을 자부하며 ‘맥주의 왕’이라고 라벨을 붙인 버드와이저의 원조라는 점도 신기하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미국에 이민 온 독일 출신 양조업자 아돌프 부시가 맥주 사업에 난항을 겪자 유럽의 선진 맥주를 체험하러 원정대를 꾸린다. 체코의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인생 맥주를 만나 공법을 배워 간다. 미국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전 세계를 강타한 맥주인 버드와이저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러다 동구권이 무너지고 체코가 자본주의 사회에 편입되면서 상표권 분쟁이 뒤따랐다. 유럽 쪽에서는 대체로 부드바르의 손을 들어줬다. 맛은 필스너 우르켈과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쏘는 맛은 덜한 대신 은은하다. 달콤한 몰트와 쓴 홉의 조화를 이루며 끝 맛은 깔끔하다. 버드와이저의 원조답게 세계적으로는 더 보편적인 입맛의 맥주다.

    ▶ 지역 맥주와 소규모 브루어리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스타로프라멘, 부데요비츠키 부드바르까지 세 회사가 규모로는 체코 맥주 3대장이다. 그렇지만 한국 소도시에 가면 그 지역 막걸리가 있는 것처럼 체코에도 지역을 방문한다면 지역 맥주가 군침을 돋게 만든다.

    스바니아.

    스바니아는 리베레츠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다. 리베레츠 현지인들은 투명한 금색이 상큼한 레몬 향과 어우러진 스바니아 맥주를 사랑한다. 목 넘김도 좋아 한국인도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카를 맥주.

    황제의 온천 도시 카를로비바리에는 황제의 맥주가 있다. 카를 4세의 이름을 딴 맥주 ‘카를4’다. 라거와 흑맥주, 그리고 반반 맥주(라거 반, 흑맥주 반) 중 골라 마시는 재미도 있다. 세 가지 맥주 모두 수준급이지만, 역시 라거가 끝내준다. 익살스러운 표정의 황제 얼굴이 맥주 맛을 대변하는 듯했다.

    페르디난드 맥주와 마누팍투라 맥주샴푸.

    필노흐라드스키.

    체코 프라하에서도 소규모 브루어리가 존재한다. 우연한 만남에서 건진 맥주 맛이 오히려 더욱 각별했다. 카를교 인근 바에서 맛본 포엘리먼트, 푸드마켓에서 만난 필노흐라드스키, 마누팍투라 맥주샴푸에 투입되는 페르디난드 맥주가 그렇다. 모두 라거 계열이다. 체코에서는 라거 외 에일 맥주나 사이더 맥주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다 메뉴판에서 발견하고 주문한 사이더 맥주는 상당히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체코의 젊은 양조인 아담 마투스카는 “체코의 맥주 입맛은 다소 보수적이라, 작은 양조장들도 하면발효 라거 맥주에 집중한다”고 상면발효인 에일 맥주가 적은 이유를 설명한다.

    포엘리엔트.

    체코의 탭스터.

    물론 한국에서도 필스너 우르켈을 비롯해 체코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캔이나 병맥주뿐 아니라 생맥주도 케그째로 물 건너 들어온다. 그렇지만, 체코에서 마신 맥주는 한국과는 달랐다. 현지에서 느끼는 분위기와 기분 탓도 있겠으나, 맥주 따르는 솜씨 또한 남달랐다. 맥주를 부을 때 탭을 조절하는 장인인 비어 마스터 혹은 탭스터(탭 마스터)의 기술 덕분이다. 그들의 손놀림은 더욱 깊은 맥주 맛을 완성했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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