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여행] 4가지 맛으로 대신 떠나는 홍콩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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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여행] 4가지 맛으로 대신 떠나는 홍콩여행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사진이나 영상, 향기와 맛 등 다양하다. 때로는 분위기나 사람, 아니면 음악 등도 기억을 끄집어낸다. 최근 홍콩 영화 한 편이 재개봉했다. 이름만으로 영화 속 장면을, 또 스크린에 흘렀던 음악을 속으로 되뇌게 한다. 왕가위 감독의 94년작 ‘중경삼림’이다.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어느 물건이든 기한이 있다.

    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세상에 유효 기간이 없는 것은 없는 걸까?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기한이 영영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꼭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 후로 적어야지.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는 경찰 223(금성무 분)의 독백이다.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년으로 하고 싶다’라는 말에 한쪽 가슴이 짠해지는 것을 느낀다면 분명 사랑과 이별을 독하게 한 사람이지 않을까. 아울러 이 때문에 ‘중경삼림’의 묘한 분위기가 그립다면 홍콩발 비행기에 발을 올리고 싶지 않을까.

    코로나19 이전 마음만 먹으면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그 때로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속 홍콩도 그립고, 홍콩에서만 즐길 수 있던 맛과 분위기는 더 그립다. 경찰 223이 말한 것처럼 할 수만 있다면 그 기억을 통째로 통조림에 넣어 가져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준비했다. 여행플러스와 홍콩관광청이 마련한 작은 선물 같은 여행지 소개이다. 대신 테마를 ‘홍콩의 식탁’ 내지는 ‘홍콩의 맛’으로 정했다. 홍콩에는 동서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함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풍부한 식재료에 동서양을 넘나드는 요리 기법들이 더해지고 밖에서 사 먹는 식사 문화를 기반으로 홍콩은 인구 비율 대비 가장 많은 음식점을 가지고 있는 도시로 꼽힌다.

    지난 3월 발표한 2021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에 홍콩은 1위를 차지한 더 체어맨(The Chairman)을 포함해 총 11개의 레스토랑을 올리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미식 도시 중 한 곳이라는 것을 굳건히 했다.

    2021 아시아 50대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1위에 오른 홍콩의 광둥식 레스토랑 더 체어맨.

    현지 재료를 활용해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더 체어맨과 중국 요리로 세계 최초 미슐랭 3스타에 선정된 렁킹힌(Lung King Heen‧47위)과 같은 광둥 요리뿐만 아니라, 프렌치 레스토랑 베아(Vea‧16위)와 카프리스(Caprice‧28위), 이탈리안 레스토랑 8½ 오토 에 메조 봄바나(8½ Otto e Mezzo Bombana‧33위), 라틴 아메리카 레스토랑 모노(Mono‧44위) 등이 있다.

    대륙을 넘나드는 전 세계의 식당은 총 11개 리스트 중 10개 레스토랑이 미슐랭 플레이트부터 3스타까지 아우르고 있고, 보다 간단한 점심(Executive lunch) 코스를 선택하면 5~6만원 남짓의 가격으로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챙긴 점심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차와 식사를 함께 즐기는 홍콩 스타일의 분식집, 차찬탱(茶餐廳)

    저렴한 가격은 기본,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홍콩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리얼 홍콩의 식사. 영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광둥식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메뉴들을 선보인다. 침사추이에 미도 카페(Mido Cafe)가 대표적이다. 1950년에 문을 연 이곳은 빈티지한 모자이크 타일과 골동품들이 풍기는 향수 속에서 맛보는 홍콩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광둥 요리의 상징, 딤섬(点心)

    ‘마음에 점을 찍듯이’라는 이름의 유래처럼 간단하게 즐기는 전채 요리이지만 다양한 크기, 재료 그리고 맛을 즐길 수 있는 200여 가지에 달하는 무궁무진한 메뉴가 돋보인다. 삼수이포의 팀호완(Tim Ho Wan)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자 가성비 뛰어난 홍콩 대표 딤섬집이다.

    영화 ‘화양연화’ 속 장만옥의 최애 메뉴, 완탕면(雲吞麺)

    제 2차 세계대전 후, 중국 내전을 피해 홍콩으로 온 피난민의 애환을 담은 완탕면은 진하면서도 맑은 육수에 탱글한 새우 완탕과 꼬들꼬들한 면이 더해진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식사로 제격이다. 몽콕에 있는 굿 호프 누들(Good Hope Noodle)는 꼭 맛봐야 할 레스토랑이다. 대나무에 올라가 면을 반죽하는 홍콩 전통 에그 누들 제조법을 고수해 쫄깃한 면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66만 인기 유튜버 육식맨도 반한 차슈

    간장과 설탕으로 만든 양념을 바른 후 부드럽게 구워내 입안에서 육즙이 퍼지는 단짠의 진수이다. 매년 홍콩 베스트 차슈 레스토랑이 발표될 정도로 홍콩 사람들과 관광객 모두의 사랑을 받는다. 노스 포인트에 가면 촙촙(Chop Chop)이 있다. 주성치의 영화 ‘식신’에 레시피 컨설팅으로 참여한 홍콩 4대 광둥 셰프 다이 렁이 만든 차슈 덮밥이 단연 최고이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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