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여행] 1년 준비한 호주 와인 버킷리스트 여행이 취소되자 내가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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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여행

    ‘언제쯤 떠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어느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요즘이다. 감염병 전문가도, 여행전문가도 말이다. 이대로 지켜볼 수 없는 이들에게 랜선여행만큼 위안을 주는 수단이 있을까. 가상으로라도 가고 싶은 곳 내지는 가면 좋을 곳을 체험하는 일이야말로 신나는 일일테다. 여행플러스의 ‘만약에 여행’ 시리즈 6탄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로 떠나는 와인 여행이다.

    못 가본 곳으로 떠나는 추억여행

    아이러니한 표현이지만 지금 내 상황이 딱 이렇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 바꿔 놓을 줄이야. ‘코로나’라는 큰 짐을 머리에 이고지고 어언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올 연말은 무척이나 억울하다. ‘만약에’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쯤 따뜻한 아니 찬란한 햇빛이 내리쬐는 남반구 호주 땅에서 2020년의 두 번째 여름을 만끽하고 있어야 했다.

    ※ 그 여름 발리에서 생긴 일

    이야기의 시작은 2019년 여름 발리에서였다. 친구 셋과 떠난 발리 여름 휴가에서 우리는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브런치 맛집에서 우연히 알게 된 호주 사람 루카스. 대낮부터 푸짐하게 음식을 깔아놓고 약간의 알코올로 흥을 돋우는 우리에게 루카스가 말을 걸었다. 대화의 시작은 바로 우리 상에 놓인 와인이었다.

    출처=픽사베이

    시드니 출신이라는 루카스는 ‘억센(영국보다 호주 발음이 나한텐 더 어렵다)’ 호주 억양으로 와인에 대해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우리의 와인 셀렉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 와인을 어떻게 알고 주문했냐”부터 “한국에도 호주 와인을 많이 먹냐” “어떤 것들이 유명하냐” 끝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참, 소개가 늦었다. 동행했던 친구 3명 다 술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이었다. 두 명은 소믈리에 한 명은 바텐더로 전 세계 술이란 술은 다 마시고 다니는 애주가들이다. 일 년에 한 달은 발리에서 서핑을 하며 산다는 루카스. 루카스의 추천으로 우리는 그 자리에서 와인 7병을 해치웠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해변을 바라보며 장장 6시간 멍때리기를 했다지…

    그날 마신 와인들은 꽤 임팩트가 강했다. 호주와 가까운 발리에서는 가성비 좋은 호주 와인들을 심심찮게 만난다고 한다. 사실 와인이 맛있었던 것도 있지만 그날의 분위기에 더 취했던 것도 같다. 일몰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모르겠는 발그레한 얼굴로 서로의 여행 이야기, 고향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때의 기억. 우리는 그 분위기 속에서 곧장 다음 여행지로 호주를 골라버린 거다.

    ※ 광활한 호주 땅에서 고른 와인 여행지

    우리나라 면적의 약 75배, 세계에서 면적이 6번째로 넓은 나라 호주. 나라 하나가 대륙이자 커다란 섬이다. 드넓은 호주에서 우리의 ‘버킷리스트 와인 투어’ 목적지는 바로 뉴사우스웨일즈주였다. 현재 호주 와인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대신 뉴사우스웨일즈주를 택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아무리 테마가 ‘와인’이라도 기본적인 볼거리가 충족돼야 한다는 기준으로 골랐다. 뉴사우스웨일즈주에는 호주를 대표하는 관광 도시 시드니가 있다. (루카스의 영향을 무시 못 한다. 어찌나 뉴사우스웨일즈주 와인을 칭찬하던지, 솔직히 다른 지역은 안중에도 없었다.) 시드니를 인-아웃 도시로 잡고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주요 와인 산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큰 틀을 잡았다.

    헌터밸리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 재배지라는데? 여기가 1번이다.

    리조트도 좋아 보이는데? 스파랑 골프장도 있어.

    오렌지, 이름 마음에 든다.

    여기는 이벤트가 많대.

    여름이니까 축제 그런 것도 하겠지?

    ‘파머스 마켓’은 꼭 가보라는데?

    서던 하일랜드에 가면 모턴 국립공원까지 같이 보고 오면 되겠다.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주요 와인 산지인 헌터밸리, 숄헤이븐, 서던 하이랜드, 오렌지, 머지, 캔버라 정도를 리스트에 올리고 우리는 각자 여행지 조사에 들어갔다. 롤은 쉽게 나뉘었다. 소믈리에 친구 2명은 와이너리를 바텐더 친구와 나는 나머지 관광지와 놀거리를 찾기로. 그렇게 매주 주말마다 모여 구글링을 하고 유튜브를 뒤지고 온갖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댄 우리는 우리만의 와인루트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자료를 조사하며 찾아본 뉴사우스웨일즈주의 풍경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광활한 포도밭과 그 위로 뭉개뭉개 떠오르는 솜사탕 같은 열기구, 구릉에 자리를 펴고 맑은 공기 듬뿍 마시며 즐기는 피크닉은 어떻고… 무엇보다 술 전문가들과 떠나는 와인 여행이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기대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온 중국발 전염병 소식.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덮쳤고 그 어느 나라보다 철저하게 국경을 봉쇄한 호주의 소식을 들으며 우리의 여행도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 언젠가 갈 수 있겠지? 그날을 기약하며

    그렇다. 계획대로였다면 지금쯤 나는 호주에 있어야 했다. 여행을 포기하자고 의견 일치를 본 5월의 어느 날에도, 계획했던 여행 출발일에도 우리는 호주 와인으로 쓰라린 맘을 달랬다. 그리고 생각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금 곱씹고 싶었다. 1년 전 여행을 준비할 때 설레던 그 마음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해서 마치 내가 지금 호주에 있는 것처럼 ‘만약에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우리가 모았던 여행지 와이너리 정보도 공유할 겸 가상의 여행기를 적어보려 한다. 언젠가 계획했던 대로 호주 땅을 누빌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이 포스팅을 다 마치고 나면 호주 와인 한잔하며 조촐한 연말을 보내야겠다.

    홍지연 여행+ 에디터

    취재협조 및 사진 =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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