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여행] 여름만 되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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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여행] 여름만 되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도시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있다. 세계사를 좋아하는 이라면 단번에 스페인 또는 영국이란 답을 내놓을 것이다.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스페인제국과 19세기부터 20세기의 대영제국은 전 세계를 아우르며 영토 확장을 한 덕에 그들의 영토 중 하나 이상이 언제나 낮이라는 어마 무시한 국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실제로 해가 지지 않는 곳도 있다. 백야현상이라 일컫는 자연현상 때문이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생겨난 이 현상 때문에 북극 지방은 하지 무렵에, 남극 지방은 동지 무렵에 한 밤에도 한 낮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북극권에서는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과 미국 러시아 캐나다 북부지역에서 백야현상이 나타난다. 가장 길게 나타나는 곳은 6개월이나 지속되기도 한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급이다.

    특히 북극권의 대표 도시인 핀란드 로바니에미의 백야는 이곳이 산타마을로 유명한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을 끈다. 보통 하지 기간인 6월경부터 백야를 볼 수 있지만 빠른 때는 5월말부터도 밤이 사라진다.

    24시간 내내 낮이라면 하루가 엄청 길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오히려 하루 내내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적극 활용했다. 제트 스키와 승마, 수영과 플로팅, 유람선과 순록 농장 체험 등 온갖 여름 레저 활동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로바니에미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미드 나잇 선(Midnight Sun)을 경험할 수 있다. 강물에 뜬 보트 위나 모닥불 주변에 아늑하게 앉아 한밤중에 뜬 태양을 마주할 수 있다. 사실 로바니에미 어느 곳에서든 미드나잇 선을 즐길 수 있지만 시내에서 가까운 촛불 다리인 야 뜨깐 띨래(Jätkänkynttilä)나 오우 나스 꼬 스키(Ounaskoski) 강변, 아끄 띠꿈(Arktikum) 뒷편 북극 가든(Arctic Garden) 등의 스폿이 매력적이다. 모두 로바니에미 중심가에서 십여 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오우 나스 바라(Ounasvaara)에서 정상까지 하이킹을 하며 즐기는 방법도 있다. 아름다운 숲을 배경으로 황금빛 태양이 넘실거리는 풍광은 놓치면 아쉬울 코스이다.

    그렇다고 미드나잇 선을 100%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 구름이 가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로라처럼 3대가 운이 좋아야 보는 확률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흐리지만 않는다면 미드나잇 선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밤이 길다 보니 아니 아예 없다 보니 로바니에미도 핀란드 대부분 지역처럼 곳곳에서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야외 장터나 스포츠, 여름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런 이벤트는 오전 일찍 시작해 다음날까지 계속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그럼 로바니에미 사람들은 이 기간 동안 잠은 어떻게 잘까. 힘들지 않을까. 맞다. 이 지역 주민에게도 한 여름 밤에 잠을 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핀란드 관광청 관계자는 “어쩌면 로바니에미의 짧은 여름은 잠을 자는 계절이 아닐 수도 있다”며 “이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자연현상이고, 문화이다 보니 몸 안에 있는 에너지를 한껏 끌어 올려 야외활동에 나서는 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사라지는 어느 날, 그 때가 여름이라면 북극권 로바니에미의 해가 지지 않는 여름밤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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