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코로나19 아니라도 머뭇거려지는 이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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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마비된 해외여행.

    백신이 나오더라도 라틴아메리카대륙은 가까운 몇 년 안에는 방문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불가능한 여행, 경험하지 않으면 몰랐을 뻔한 남미여행의 특이점들을 알아보자.

    ‘편안한 여행만은 아니겠지’

    ‘흥미진진하겠지’

    ‘‘멋진 자연광경을 볼 수 있겠지’

    여러 생각을 품고 짐가방을 싸들고 떠난 남미에서, 미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했던 에피소드를 공유하고자 한다. (내용이 도움이 되었으면 할 뿐, 남미여행을 지양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1. 멀미하세요?

    페루 리마에서 와라즈로 가는 버스 안

    페루 와카치나 사막용 자동차 버기

    일상적으로 지하철을 타거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한국과 달리, 남미에는 기차 레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도시 간 이동, 나라 간 이동에 있어서 이동수단의 선택지는 비행기와 버스 정도다. 당연히 항공편은 버스보다 값이 훨씬 많이 나간다. (가끔 항공편이 버스 비용과 비슷한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성비를 따진 여행을 할 경우에는 넓디넓은 남미대륙을 버스를 타고 10시간 넘게 달리는 일이 다반사다. 버스가 한국에 비해 유난히 덜컹 거리는데, 버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비포장도로가 많기 때문이다. 차멀미를 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좌석을 거의 180도 기울여서 간이침대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멀미가 심한 분들은 이동하는 동안 잠을 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그리고 버스가 아니더라도 배, 미니택시, 봉고차 등 여러 이동수단을 이용할 상황이 발생한다. 멀미가 잘 나고 심하다 싶은 분들은 이 사실을 알고 여행을 떠나기 전 멀미약을 꼭 챙기시길 바란다.

    2. 개, 무서워하세요?

    식당 앞에서 마주친 댕댕이들

    길에서 마주친 댕댕이들

    호스텔 앞에서 마주친 댕댕이 (털뭉치 아님)

    그렇다. 남미에는 길거리 개들이 매우 많다. 본래부터 야생견들인지 주인이 버린 개들인지, 그런 구분이 없는 건지는 필자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개들이 귀여운 ‘강아지’만한 사이즈가 아니라, 어린아이들이라면 타고 다녀도 될 정도로 큰 아이들이었다는 것이다.

    가장 멍뭉 출몰이 많았던 도시는 칠레에 아타카마라는 곳이었다. 댕댕이들은 호스텔 문 앞에서 서서 간식을 줄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고, 식당 테이블로 다가와 음식을 구경하기도 했다.

    물론 멕시코, 페루, 볼리비아, 칠레를 여행하면서 사나운 개는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서슴없이 다가오는 대형견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목숨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개를 무서워하거나, 큰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분들은 꼭 이 사실을 유념하고 여행계획을 세우시길.

    3. 높은 곳, 무서워하세요?

    칠레 아타카마 사막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볼리비아 라파즈 곤돌라

    아찔하리만큼 아름다운 남미 관광지들은 실제로 아찔하게 높은 곳들이 많다.

    평상시 고소공포증이 없는 필자도 밑을 내려다보면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문제는 이런 곳들이 남미까지 가서 안 가보기엔 너무 아쉬울 정도로 절경이라는 사실이다.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해발 4095m인 정상까지 올라가는 곤돌라를 탈 때도, 코파카바나 산꼭대기에서 위태로운 사진을 찍을 때도(사실 바로 밑은 벼랑이 아니라 언덕이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모래언덕에서 손에 잡힐듯한 노을을 볼 때도, 모두 높은 곳에 서슴없이 올라가는 용기가 요구되었다. 여행을 갔다가 바로 직전에 아차 싶은 생각이 들지 않도록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4. 고산병, 대비하셨나요?

    페루 와라즈 69호수 (해발고도 3052m)

    고산병 예방을 위해 입에 문 코카잎

    고산병. 남미여행을 준비하다보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고산병은 고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느끼게 되는 증상인데, 사람마다 그 정도와 증상의 종류의 차이가 크다.

    남미에서 만난 동행들을 살펴보면 보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발열,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 현기증, 구토, 설사, 졸음 등의 증상을 호소했던 것 같다. 직접 고산지대에 가보지 않으면 본인이 고산병으로 얼마나 아플지 알 수 없다. 필자는 자꾸 이유 없이 피곤하고 머리가 아팠던 반면, 동행들 중에서는 갑자기 잠이 쏟아져서 등산 중에 바위에 기대어 5분간 잠을 자는 분도 계셨다.

    주요 남미여행 도시들을 살펴보면, 페루 와라즈의 해발고도는 3052m, 페루 쿠스코 해발고도는 3399m, 페루 마추픽추 해발고도는 2430m, 볼리비아 라파즈 해발고도는 3640m이다. 백두산 꼭대기 해발고도가 2744m인걸 감안하면, 매우 높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고산병 약(소로체필, 아세타졸 혹은 그냥 타이레놀도 무방하다고 한다)을 주기적으로 먹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5. 진정한 슬로우 라이프 실천국

    페루 리마 산 마르틴 광장에서 길싸움이 일어났었던 사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구경을 했다.

    경찰은 잠시 지켜보다가 싸움을 말렸다.

    해외여행을 가면 이따금씩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인들만큼 일처리가 빠른 민족이 없다는 것. 마감하기 직전인 마트에 가도 어서 물건을 집어오라며 손님을 받고, 택배 하루배송이 약속되는 나라가 한국이다.

    한편 남미 여러 국가들의 바이브는 그렇지 않았다. 여행자의 시각에서 그들은 훨씬 낭만적이고 여유가 있어보였다. 몽실몽실 구름이 만개한 하늘도 한번 보고, 친구와 수다도 한 번 떨고. 진정한 슬로우 라이프 실천자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숙박업소 직원, 공항 직원, 투어 가이드 등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일처리가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답은 그런 만큼 모든 경우를 대비하여 철저하게 여행준비를 하거나,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몸과 정신을 맡기는 방법,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후자를 선택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행에 큰 차질이 생기진 않았다.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은 쉽게 놓쳐버릴 수 있는 순간의 낭만을 사수하는 능력을 가진 것만 같아보였다. 한번은 8시간 장거리 버스를 타며 황량한 황무지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는 와중에 운전기사와 옆 승무원이 라티노 음악을 들으며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허허벌판을 달리고 있는 이 순간도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행의 일부분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누구나 당연히 행복을 전제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휴양지 여행과 사뭇 다르게 지구 반대편인 남미여행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남다른 각오와 결심, 열정을 품고 비행기에 오를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들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과 정성과 비용을 들여서 도착한 남미에서 뜻밖의 난관에 처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글을 써보았다.

    남미여행을 가지 말라는 것이 필자의 의도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명시하고 싶다. 여행이 추한 기억이 아닌 추억으로 쌓일 수 있기를, 언젠가 펼쳐질 포스트 코로나 시대 모험가들의 남미여행을 응원한다.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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