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플 팩트체크] 이맘때 되면 대치동 호텔에 엄마들 문의 빗발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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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우리 아이 호텔방에서 공부좀…

    최근 대학생 사촌 동생과 밥을 먹는데 희한한 소리를 들었다. 대치동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교에 들어간 사촌 동생은 1학년 때부터 방학마다 과외를 했다. 5~6명을 모아 놓고 하는 그룹과외부터 부잣집 아들 과외도 해보고 방학 때마다 대치동에 올라와 자취방을 얻어 공부하는 지방 학생도 가르쳤다.

    출처=unsplash

    지방에 사는 A와는 2년 전 A가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겨울방학 때 처음 알게 됐는데, 그 이후 매번 방학 때마다 과외를 해주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어쩌려나 했는데 겨울방학을 앞두고 A의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다. 다만 올해는 자취방 대신 호텔 방에서 과외를 해줄 수 없냐는 부탁이었다. A 어머니는 ‘서울로 보낼까 말까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늦게 결정을 하는 바람에 단기 월세를 구하지 못했다’며 ‘급한대로 일단 호텔 장기투숙을 알아봤다’고 했다.

    A는 “건너 건너 친구 중에 호텔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는데 진짜 이런 일이 있네”라며 신기해 했다.


    1월엔 투숙객 10명 중 4명이 학생

    심지어 대치동에 위치한 B 호텔에서는 호텔에 장기투숙하는 수험생 등을 대상으로 미니 가습기와 커피바우처를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인룸 다이닝 메뉴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떡볶이 메뉴도 새롭게 넣었다.

    B 호텔은 원래도 장기투숙객이 많은 비즈니스호텔이다. 테헤란로와 근접해 업무차 온 고객이 장기로 숙박을 하는데 언제부턴가 학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학부모에게 알음알음 방을 내주다가 2020년 10월 중순부터는 아예 한달살기 상품을 기획했다. 1달 투숙요금은 150만원(세금 별도).

    출처=매경DB

    B 호텔 관계자는 “’일타강사’들이 모여있는 대치동 학원가와 가장 근접한 호텔이다. 매년 여름방학 및 겨울방학을 앞두고 전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장기 투숙 문의가 급증한다. 수요가 가장 많은 1월엔 학생 투숙객 비율이 전체 투숙객의 30~40%를 차지한다. 방학이 아닌 금·토요일 학원 주말반에 가기 위해 호텔에 묵는 학생과 학부모도 많다”고 설명했다.

    호텔 방에 미성년자가 투숙해도 문제는 없는 걸까. B호텔 관계자는 “부모님이 함께 와서 체크인하고 미성년자 숙박동의서를 받는다”고 말했다.

    출처=서울역사박물관

    대치동의 한 재수학원은 아예 호텔에서 기숙하는 겨울방학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낮에는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근처 호텔에서 잠을 잔다. 어떤 호텔은 방학 기간에 독서실과 학원셔틀까지 제공한단다.


    방학 시즌 대치동 월세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대치동에서 부동산을 하는 C씨는 “매년 10월 말 11월만 되면 이 주변 월세가 동난다. 방학 때 올라와서 공부하는 지방 학생들, 수시 논술 면접 준비하러 오는 친구들 다양하다”고 말했다. 시세는 어떨까. “빌라 8평짜리 원룸은 보증금 200만원 월세 85만원. 오피스텔은 복층인데 총 13평 정도 되겠네. 여기는 보증금 180만원, 월세 180만원. 몇 개 안 남았어. 가족이 같이 올 거면 25평 아파트도 있어요. 보증금 700만원에 월세 570만원이에요.” C씨에 따르면 보통 방학 때 단기임대를 구하려면 방학이 시작하기 전 최소 2주 전까지는 알아봐야 학원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한 알짜배기를 구할 수 있단다.

    네이버 부동산 캡처


    학부모 말 말 말

    방학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대치동 호텔 방을 잡는다는 게 퍽 놀라웠다. 다른 학부모들의 의견을 어떨까. 대구의 고3 수험생을 둔 D씨는 “방학마다 아이를 서울 미술학원에 보내는 친구가 있다. 처음엔 SRT를 타고 당일로 학원을 보냈는데, 이번 방학에는 아예 방을 잡았다더라”며 “호텔 한달 투숙비가 대치동 월세보다 비싸긴 한데, 호텔이니까 청소도 해주고. 어차피 아이들은 집에서 밥 안 해먹고 시켜먹으니까”라며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처=unsplash

    울산 학부모 E씨 “아직 아이가 어려서(중학교 1학년)… 저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어요. 아이를 혼자 서울에 보낸다는 게 마음에 걸리네요. 부모 중 한 명이 따라간다면 모를까. 저라면 아이 혼자는 절대 못 보낼 것 같아요.”

    또 다른 학부모 F씨 “한두 달 방값에 학원비 그리고 먹는 것까지 다하면 돈 천은 깨지겠어요. 돈 있는 사람들은 저렇게까지 서포트 해주는구나. 뭐 자기 돈 갖고 자기가 쓴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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