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으로 난리난 ‘수요미식회’ 홍신애의 놀라운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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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N T E R V I E W


    홍신애

    레스토랑 ‘솔트’ 오너셰프

    코로나 사태는 우리의 일상을 바꿨다. 재택 근무 문화를 받아들이게 했고 음식 배달 시스템과 비대면 서비스를 짧은 시간 내에 획기적으로 발달시켰다.

    개인적으로 삶의 변화를 가져온 부분도 있다. 바로 ‘요리를 한다’는 것이다. 배달 음식에 마음도 위장도 지쳐 갈 때쯤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한 요리가 언젠가부터 즐거움이 됐다. 직접 해먹는 재미는 물론 남을 먹이는 재미까지 들었다.

    처음에는 엄마표 요리를 따라하다가 지금은 저변을 넓혔다. 유튜브도 블로그도 좋지만 요리할때만큼은 책이 좋더라. 요리책에는 레시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글쓴이의 요리 철학과 추억 그리고 인생이 들어 있기도 하다. 먹고 사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담긴 것만큼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무엇을 먹느냐가 그 사람의 전부”라는 선재스님의 말도 있지 않나.

    수요미식회 그녀, 홍신애

    5년만에 책 발간… 주제는 떡볶이!

    최근 탐독(耽讀) 탐미(耽味)하고 있는 건 요리사 홍신애의 ‘모두의 떡볶이(맛있는 책방)’. 홍신애는 바쁜 사람이다. 요리사, 오너셰프, 방송인, 빵집 주인, 칼럼니스트,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직함으로 ‘찾아가는 양조장’ 전통주 홍보대사, tvN ’수요미식회’ MBC‘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 올리브 TV ‘홈메이드쿡’ SBS ‘생생정보통’ 등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출처 홍신애 인스타그램

    맛있는 책방 제공

    바쁜 와중에도 그녀가 게을리하지 않은 건 바로 책 발간이었다. 지금까지 펴낸 요리책만 벌써 12권째다. 2007년 첫 책 ‘맛 없으면 신고하세요1’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책을 썼다. 그랬던 그녀가 2016년 ‘홍신애의 제대로 집밥’을 내놓고는 장장 5년을 쉬었다. 캠핑 음식, 파티 요리, 집밥 레시피 등 다양한 장르의 요리책을 펴냈던 홍신애가 긴긴 숨고르기를 끝내고 선택한 건 바로 ‘떡볶이’였다. 오랜만의 책 소식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놀란 건 따로 있었다.

    이제 떡볶이에까지 손을 뻗치는 거야?

    떡볶이에 관한 책을 쓰고자 마음 먹고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다. ‘사람들은 제가 화려한 요리를 주로 만들고 떡볶이처럼 소박한 요리에는 흥미가 없을 거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프롤로그 첫 부분에서도 밝혔지만 홍신애는 스스로를 ‘진짜 떡볶이 매니아’라고 말한다.

    맛있는 책방 제공

    떡볶이 레시피만 100가지가 넘게 있다는 홍신애. 그중 고심해서 고른 40개(정확히 말하면 떡볶이 레시피는 30가지, 나머지 10가지는 떡볶이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곁들임 메뉴다). 레시피도 레시피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가까이 두고싶은 건 책에 담긴 인생 이야기때문이다. ‘토마토 고추장 소스 떡볶이’와 ‘낙지볶음 떡볶이’에는 친정엄마와의 오랜 추억을, ‘페스토 크림 떡볶이’에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책 덕분에 집에서 우두커니 혼자 떡볶이를 만들어 먹어도 외롭지가 않더라. 무엇보다 ‘떡볶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소울푸드! 한국 사람치고 떡볶이에 대한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이 없을 거다.

    2020년 12월 30일 출간과 동시에 2쇄를 찍었다는 ‘모두의 떡볶이’. 서면으로 홍신애와 만나 근황, 책과 떡볶이에 대해 맛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요리를 사랑하는 ‘성공한 덕후’

    Q 오랜만에 책을 내셨어요. 코로나 시국,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근황 좀 말씀해주세요.

    A 레스토랑 운영과 자문, 라디오 출연하고 있습니다. 솔트는 현재 1호점 코로나땜에 폐점을 하고 2호점만 운영을 하고 있어요. 솔트 운영에 집중하고 롯데리아그룹과 엘지패션그룹의 구르메 f&b 자문을 맡고있고 kbs 라디오 시사프로 ‘정용실의 뉴스브런치’에 출연해서 매주 월요일 음식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코로나 영향으로 현재 부산에 있던 빵집과 솔트1은 폐점했습니다. 무기한 휴업중이네요.

    홍신애 식당 솔트 [홍신애 인스타그램]

    홍신애의 부산 빵집 [홍신애 인스타그램]

    Q 요리연구가, 레스토랑 오너, 셰프, 칼럼니스트, 방송인…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계십니다.

    A 그냥 요리사에요. 요리사에서 시작해 뻗어나간 거죠. 요리와 관련된 일들을 다양하게 하고있지만 식당을 기반으로 합니다. 요리프로만 보고 요리책만 관심있는 완전 요리 덕후예요. 다른건 관심도 없고 잘 몰라요. 요리사로 기억되고싶어요. 요리인생아란 단어가 걸맞는 사람이요.

    사진 출처 홍신애 인스타그램

    Q 책 뒷면을 보니까 만화가 허영만 선생님과 가수 성시경씨가 추천사를 써줬어요. ‘홍신애의 팬’ ‘홍신애 요리의 팬’은 누가 있을까요.

    A 팬이 있을까요. 모르겠네. 허영만쌤은 제가 열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아마조네스 홍’이라고 부르세요. 잘 웃는다고 옥수수 강냉이 이빨이라고도 하시고.(웃음) 시경이는 오랜인연이에요. 요리하고 먹는걸 좋아해요. 시경이가 언젠가 누나처럼 요리에 진심인 사람이 돈도 벌고 부자도 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아직 집도 없거든요. 여태 이 나이 되도록 돈도 안모으고 뭐 했나 봤더니 많이 먹었어요.(또 웃음) 재료 사고 요리 하고 먹고 먹이고. 전현무는 요리 좋아하는 여친을 만나서 이 책 레시피를 하나하나 따라해보고 얘기해줘요. 참, 현무는 홍신애 김치의 찐팬입니다. 가끔 보면 절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제 밥 오래 먹고 살았죠. 라디오 할때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갔으니까요. 3년간 같이 아침식사를 했네요. 솔트 손님, 동네언니, 울 직원들, 울 아들들 모두 내 요리의 팬들이죠.


    인생 모든 순간에 함께 한 떡볶이

    Q (공저 포함) 12번째 책인 거죠? 왜 떡볶이였나요?

    A 좋아서요. 떡볶이를 엄청 좋아해요! 원래 김치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맛있는 책방’ 장은실 편집장이랑 회의 때마다 떡볶이를 해먹다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너무 맛있고 내가 좋아하는 떡볶이 책을 내자 고 했던거죠. 모두의 레시피 책 취지가 매니아들의 취향을 전달하는거라서 떡볶이랑도 잘 어울릴거 같아 바로 “예스!”를 외쳤어요.

    홍신애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떡볶이 포스팅 [출처 홍신애 인스타그램]

    Q 프롤로그에 ‘홍신애와 떡볶이’를 다뤘습니다. ‘떡볶이로 풀어본 홍신애의 인생 이야기’ 같은데요. 인생의 중요한 순간 떡볶이와 함께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준다면.

    A 모든 순간에 떡볶이가 있었네요. 인생 첫 혼밥이 리어카 떡볶이였고 애인이랑 이별하고, 일이 잘 안풀리고 화가 나도 또 집에 외롭게 혼자 있을 때도 떡볶이를 먹었어요. 냉장고 청소도 떡복이 요리를 해서 하고 손님 상에도 떡볶이를 올려요. 미국에선 떡을 못구해서 직접 떡을 뽑아 만들기도 했어요.

    책 맨 처음 프롤로그에는 말그대로 떡볶이로 엮은 홍신애 인생사가 실려있다. 프롤로그만 장장 9페이지에 달한다. 첫 꼭지 제목 ‘홍신애의 파란만장 떡볶이 인생사’가 구미를 확 당긴다. 상도동에 살던 어린 시절, 아버지 약국 앞 리어카에서 떡볶이를 맛보고 사장님의 노하우를 알아내기 위해 매의 눈으로 떡볶이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고 10대 시절에는 떡볶이 맛집을 찾아 ‘떡볶이 원정’도 다녔다. 스물두살에 남편을 만나 미국으로 건너가 결혼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떡볶이 향수병’에 걸렸다고 말한다. 뉴저지의 한 시골마을에서 떡을 구할 수 없어 직접 떡을 만들어 떡볶이를 해먹었다는 에피소드도 그녀가 떡볶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녀의 떡볶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준 건 바로 TV 프로그램 ‘수요미식회’. 방송 촬영을 위해 방방곡곡 소문난 식당을 찾아다니며 전국의 유명하다는 떡볶이 집도 섭렵했다는 그녀가 떡볶이 레시피 책을 낸 건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같아보인다.

    그러니까 ‘모두의 떡볶이’는 홍신애의 떡볶이 인생 40년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책에는 총 40개의 레시피가 등장한다. 책의 구성은 홍신애의 기본 떡볶이 3/ 브런치용 간단 떡볶이 6/ 근사한 상차림을 위한 일품 떡볶이 9/ 떡볶이에 곁들이는 사랑스러운 메뉴 10/ 가볍게 즐기는 채식 떡볶이 4/ 전국 8도 떡볶이 모음 8 등 6개 파트로 짜여져있다. 엄연히 따지면 파트4 떡볶이에 곁들이는 사랑스러운 메뉴는 ‘떡볶이’는 아니다. 하지만 비빔만두, 쫄면, 순대볶음 등 떡볶이랑 먹으면 더 맛있는 ‘금상첨화’ ‘화룡점정’이 되어주는 메뉴들이기에 더욱 반갑다. ‘모두의 떡볶이’는 기본적으로 레시피 책이지만 메뉴 소개와 더불어 그와 관련한 사연도 적어 읽는 맛도 있다. 아이와 있었던 에피소드, 친정 엄마와의 추억 등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들이 군데군데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다.


    100가지가 넘는 레시피 중에 엄선한 40개

    Q 떡볶이 레시피가 100여개가 넘는다고. 레시피 중에 책에 넣은 것들은 어떤 기준으로 골랐나요?

    A 100여 개의 레시피중에 기본 양념 이용한 기본 떡볶이와 요리가 되는 것들, 그리고 채식 떡볶이랑 전국 팔도 떡볶이 오마주 이렇게 카테고리를 나누고 각각에 맞는 레시피를 아주 어렵게 골랐어요. 더 하고싶은게 많았는데 모두의 시리즈는 항상 레시피를 40개씩 넣는다고 하더라고요. 제 요리책 중에 100개 미만 레시피를 다룬게 잘 없었거든요. 40개 레시피를 준비하는 건 넘 쉬웠지만 고르는 과정은 더 어려웠어요. 몇번을 고심해서 제가 좋아하고 꼭 소개하고픈 것들로만 엄선했습니다.

    Q 책에 실리지 않은 레시피들도 궁금합니다.

    A 차돌 떡볶이라든지 된장 떡볶이, 떡볶이 그라탕 같은거 다 뺏어요. 이건 담에 또 소개해야겠죠. 2편? 준비는 안하고 있는데 레시피가 많고 다양해서 한번 생각 해봐야하나. 대신 떡볶이 양념을 만들어서 출시 하려고 하고 있어요. 기본 떡볶이맛을 제가 잡아드리면 집에서 쉽게 해 드실 수 있으니까요.

    Q 이번 책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레시피도 있는지.

    A 채식 떡볶이는 이번 책을 위해 개발했어요. 곤약 떡볶이 제외 나머지는 원래 다 고기랑 해물이 들어가는 레시피인데 이번에 바꿔봤어요. 채식으로도 충분히 맛이 나오길래 스스로도 놀랐어요.


    “떡볶이는 사람의 맛이다”

    Q 떡볶이에도 트렌드가 있나? 40년 떡볶이 매니아로서 시대별 떡볶이 유행 트렌드를 이야기해준다면.

    A 떡볶이 트렌드는 사실 떡볶이가 길거리 음식으로 치부되면서 별다른 움직임이 있거나 하진 않았던것같아요. 대신 지역별 특색이 있었요. 남쪽에선 고추장을 많이 쓴다든지 서울 경기지역은 기름 특히 참기름이나 육류 등을 섞어 쓴다든지 하는 걸로요. 그러다 즉석 떡볶이라는 게 부탄가스의 대중화와함께 떠오르고 이후 재료가 다양해지고 형태도 넓어지고 했죠. 요즘은 양념의 맛도 다양해지고 맵기도 조절 가능해 더 많은 선택권이 생겨났어요. 토핑이 상상을 초월하게 많은 요리, 떡볶이가 등장했죠.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 수만큼 다양한 떡볶이가 존재하는 것 같아요.

    Q 떡볶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

    A 일단 육수! 오뎅국물이 그 집 떡볶이의 맛을 좌우하듯 육수가 제일 중요해요. 떡볶이는 신기한 게 1인분만 끓이면 맛이 안나요. 대량조리할 때 더 맛있고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맛이 더 우러납니다. 뭉근히 푹 끓이면 맛이 달라지는 게 꼭 미역국 같은 느낌이에요. 물론 같이 먹는 사람들도 중요해요. 왁자지껄 먹을 때가 젤로 맛있는 것 같아요. 떡복이는 사람의 맛 이기도 해요. 혼자보다 둘이, 둘보다 셋이 좋아요.

    Q 지금 많은 사람들이 떡볶이에 열광하는 이유?

    A 전 잘 모르겠어요. 뭔가 익숙한듯 새로운 요리 장르로 탈바꿈 하고 있어서인가. 매운게 잘 팔리는 불경기 시대여서일까. 확실한 건 다양한 떡볶이가 모두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같은 떡볶이 매니아들은 다양하게 골라먹고 쉽게 접근이 가능해져서 넘 좋아요.


    홍신애의 인생 떡볶이집

    Q 홍신애의 인생 떡볶이집 다섯곳을 꼽는다면.

    A 아빠 약국 앞 리어카 떡볶이. 이곳 떡볶이를 수없이 많이 먹고 관찰하고 따라 해보면서 떡볶이 요리 특히 대량 조리법의 기본을 익혔어요. 디제이가 있는 신당동 떡볶이집도 기억에 남아요. 디제이가 있어서 맛에 집중을 안 해도 되는 즉석 떡볶이를 맛봤죠. 전 여긴 진짜 싫어했지만 왠지 트렌디해 보이고 싶어서 티 안내고 갔었어요. (큰 웃음) 음악도 막 신청하고 떡볶이로 폼 잡던 시절이었네요. 그리고 애플 하우스! 여기는 만두 먹으러 간 떡볶이집이에요. 애플하우스 만두 먹으면 진짜 천국을 느낍니다. 친구들이랑 애플하우스와 서문여고 앞 떡볶이집이랑 항상 어디가 더 나은지를 가지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네요. 떡볶이 먹고 1층에 아비앵또라는 보세옷집 가서 쇼핑하는 최첨단 강남 중딩의 모습으로 살고 막 그랬어요. 제가 진짜 좋아하는곳은 제주도에 있는 ‘한치앞도 모를 바다’입니다. 한치 한마리가 들어가 있는 즉석떡볶이! 여기는 해수욕한 다음 맨발로 뛰어가서 먹는 집이에요. 이집은 감자전도 팔아요. 감자전에 떡볶이 싸먹는 것도 진짜 드물죠. 마지막 부산 깡통시장 리어카 골목의 74번집이요. 고추장 물엿 떡볶이인데, 떡볶이 먹고 옆골목에 가서 후식으로 팥빙수까지 먹으면 완벽합니다.

    출처 홍신애 인스타그램

    Q 밀떡 VS 쌀떡

    A 전 그때그때 달라요. 대부분 쫀득쫀득하고 차진 쌀떡을 좋아하긴해요. 요샌 품종 별로도 떡이 나오고 자연 건조 쌀떡도 있어서 쌀떡 맛있는게 많아여.

    Q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 토핑은?

    A 당연히 고기! 스태이크도 좋고 불고기 얹어서 깻잎에 싸먹으면 환상적이에요. 당연히 튀김류 좋아해요. 돈까스 짱이죠! 말하다보니 다 좋아하네요.

    홍지연 여행+ 기자

    사진=홍신애 인스타그램/ 맛있는 책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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