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비건 레스토랑, 이제야 미슐랭 별 받은 이유…파리지앵 요리부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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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야경 / 사진=unsplash

    랑스 파리에 대한 이미지는 이중적이다(라고 생각한다). 파리는 서구인들에게조차 역사와 문명과 문화와 예술을 생각하게 만드는 선망의 도시다. 루브르 박물관의 고색창연함은 차치하고, 종교 전쟁과 시민혁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고 목숨을 잃었던 파리는 전 세계 지성과 예술인들에게 여전히 ‘메카’와 같은 곳이다.

    개선문 / 사진=unsplash

    하지만 에펠탑을 배경으로 근사한 사진 좀 찍고, 샹젤리제 거리에서 와인 한잔 음미하려 방문했던 관광지로서 파리는 매력보다 불쾌감이 앞서는 곳이다. 거리는 지저분하고, 지하철 역사에는 오줌 냄새가 진동을 한다.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진보적이라는 이 도시에서 동양인 혼자 여행하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파리 시내 지하철 역사 모습 / 사진=unsplash

    얼마 전 ‘기드 미슐랭‘이 2021년 판에서 프랑스 비건(vegan) 레스토랑에 처음으로 별점을 부여해 화제라고 CNN이 전했는데, 이 뉴스도 파리지앵의 도도함 혹은 오만함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다시피 기드 미슐랭은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슐랭이 출판하는 레스토랑 가이드북이다. 이곳에 소개되는 것만으로 단번에 인기 레스토랑이 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간 미국과 독일 채식·비건 레스토랑을 몇 차례 소개하기도 했던 이 프랑스 출신 가이드북이 정작 프랑스 비건 레스토랑 별점 부여는 이번이 처음이라니 아이러니하다.

    일단 기드 미슐랭에 소개되면 단번에 인기 레스토랑으로 부상한다. / 사진=unsplash

    프랑스 비건 레스토랑으로서는 처음으로 미슐랭 별을 획득한 영광의 주인공은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근처 소도시 ‘아레즈(Arés)’에 있는 ‘ONA‘라는 레스토랑이다. ONA라는 명칭은 ‘Origine Non Animale’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영어로 하면 ‘Non-Animal Origin’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보듯이 레스토랑의 메뉴는 모두 비건 요리이며 내부 장식과 설비도 동물적인 것은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ONA는 1900년 기드 미슐랭 창간 후 처음으로 등장한 프랑스 비동물 시설이라고 한다.

    셰프는 고고학자 출신 클레어 발레(Claire Vallee) 씨로, 지난 2016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7코스로 구성된 저녁 메뉴는 59 유로(약 8만 원)인데, 검정 트러플 뇨키를 곁들인 애호박 라비올리, 채소 리코타를 곁들인 스위스 차드 발로틴 등이 포함돼 있다. 발레 씨는 “미슐랭 별은 프랑스 미식가들이 식물 요리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며 “함께 일하는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ONA 직원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셰프 클레어 발레 씨. / 사진=ONA 홈페이지

    셰프의 감격스러운 이 한마디에도 파리지앵의 도도함이 배여 있는 것 같다. 좀 삐딱하게 보면, 프랑스 미식가들이 자기와 같은 채식 전문 레스토랑을 인정해 줘 영광이라는 투다. 한 잡지는 푸아그라, 달팽이 등 이색 요리로 자부심이 대단한 프랑스인에게 채소는 ‘메인’이 아니라 반찬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데 미슐랭 별점이 주어진 것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어이가 없긴 한데, 그 정도로 대놓고 자부심을 내세우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최용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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