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도저히…여행 중 포기했던 음식 TO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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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사람을 바꾼다

    사람은 보통 낯선 환경에 놓이면 처음엔 거부를 한다. 나름의 생존법이다. 버티다 버티다 안되면 받아들여야 한다. 역시 살기 위해서다. 여행기자 10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바뀐 건 ‘식성’이다. 처음엔 냄새조차 못 맡던 고수를 직접 키워 먹게 되었고, 숟가락도 못 대던 훠궈에 푹 빠져 유럽에 갈 때 경유로 무조건 중국 청두에 들러 훠궈를 먹는 내 모습이 나조차도 신기하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더라

    전 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음식을 마주했는데 그중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었던 것도 있다. “도저히 이건 못 먹겠다” 두 손 두 발 들게 만든 음식 4가지를 소개한다.


    난이도

    어성초 (rau diếp cá, 생선 비린내가 나는 풀)

    출처: 네이버 문화원형백과

    어성초를 처음 맛본 건 언제 어디서인지 정확하지 않다. 보통 요리에 가미하는 정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선이 들어갔구나’ 정도로만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다. 간혹 현지 음식에서 올라오는 비릿한 맛이 생선이 아닌 이 작은 풀 한쪽에서 나오는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러다 어성초의 진가를 마주한 건 베트남 호찌민 여행에서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길거리 음식 투어를 하던 중이었다. 반쎄오 맛집에 간 우리는 호찌민 식 반쎄오를 맛봤다. 한국에서 먹는 것과 달리 각종 채소에 반쎄오를 싸먹었다. 가이드는 풀 하나씩 맛보게 하면서 설명을 했는데, 이때 어성초를 제대로 처음 먹어봤다. “fish mint” 가이드의 말에 고기를 갸우뚱하면서 풀을 한입 베었는데 바로 “윽” 소리가 났다. 신기하게 풀을 씹었는데 입안 가득 비릿한 맛이 삽시간에 퍼졌다. 비린내는 참 오래갔다. 감초·바질·고수·고추냉이잎 등 다양한 채소를 먹어도 어성초의 향은 그득하게 남았다. 반쎄오를 몇 조각 연달아 먹었는데도 가시질 않았다. 베트남에서 오래 산 교민 중에서도 “아마 한국인 99%가 생으로 못 먹을거다”며 어성초에는 적응 못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고수 처음 먹었을 때와 비교도 안 됐다. 고수를 좋아하게 되면서 웬만한 향채는 다 먹을 수 있겠다고 자부했는데, 어성초는 정말 못 먹겠더라. 그래도 어쨌든 시도는 했으니(뭣 모르고 입에 넣은 거긴 하지만) 난이도 ‘하’에 넣었다.


    난이도

    꾸이(cuy, 기니피그 통구이)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난이도 중부터는 입에 넣지도 못한 것들이다. 꾸이는 잉카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페루의 전통음식 꾸이는 기니피그를 구운 음식이다. 6~7년 전 페루 쿠스코에 갔을 때 차마 시도를 못 해봤는데, 다시 기회가 온다 한들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첫 번째는 일단 비주얼이 조금… 그렇다. 통구이라서 머리와 꼬리 그리고 발까지 너무 적나라하게 보인다. 입을 벌리고 있는데, 허연 이까지 총총총총… (검색해보면 적나라한 모습의 꾸이 사진이 많이 나온다… 자체 심의를 통해 형체 원형을 알아볼 수 없는 음식사진을 넣었다) 그리고 기니피그의 정체를 알고 나면 더 그렇다. 이름만 피그지guinea pig 이건 사실 쥐에 가깝다. 쥐목 고슴도치과에 속하는 꾸이가 기니피그라고 불린 이유는 돼지처럼 살이 통통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거다. 우리나라에선 햄스터처럼 애완용으로도 기른다.

    현대식으로 해석한 꾸이요리 <출처: 페루관광청>

    그 옛날 꾸이는 귀한 단백질 보충원이었다. 고대 페루인들은 기원전 5000년 쯤부터 기니피그를 가축으로 길렀다.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귀하게 여겨 스페인 식민지 이전 시대부터 귀족들만 주로 먹었다. 지금도 페루 시골 마을에 가면 집 한쪽에서 기니피그를 기른다. (그리고 잡아 먹는다) 꾸이는 튀기거나 구워먹는다. 조리 과정은 이렇다. 내장을 제거하고 닦은 다음 박하의 일종인 우아카타이 잎을 뱃 속에 넣는다. 마늘, 소금, 식초로 만든 양념장에 재우고 화덕에 통째로 구워낸다. 껍질은 바삭하고 육질은 닭고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모던 레스토랑에서는 통구이말고 기니피그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있다고 하니 비주얼 때문에 고민이라면 모던 레스토랑 쪽을 추천한다.

    먹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호기심에 한 번은 먹겠는데, 두 번은 못먹겠다. 꾸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닭다리 맛이 난다” 등이 있다.


    난이도

    압설(鸭舌 yāshé, 오리 혀 조림)

    난이도 상은 ‘새의 혀 중에서 가장 맛있다’는 오리 혀가 뽑혔다. 오리 혀와 향신료를 잔뜩 넣어서 졸이는 간식거리로 중국 전역 어디를 가든 고급 레스토랑부터 길거리 노점에서까지 만날 수 있다. 나는 대만 남부 컨딩으로 출장을 갔을 때 처음 봤다. 대만 최남단 핑둥현에 위치한 컨딩국가공원 취재를 갔을 때였다. 컨딩국가공원의 최고 번화가 컨딩거리는 매일밤 야시장으로 변신한다. 3㎞ 거리에 노점상들이 늘어선다. 대만 남부 최고의 휴양도시답게 야시장에는 별의 별 것이 다 있다. 푸석한 검은 털이 박힌 멧돼지 덜판구이, 밀크티, 각종 열대과일 주스, 프라이드 치킨, 우유튀김, 문어꼬치, 만두, 각종 해산물 볶음요리 등 다양한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바로 오리 특수부위 조림이었다. 특수부위라고 해서 위나 간 등 내부의 것들을 말하는 줄 알았는데, 그걸 넘어섰다. ‘설마 이것도?’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중국 사람들은 오리의 목·발·껍질·엉덩이·머리 등 버리는 것 없이 모든 부위를 먹는다.

    냄새는 일단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고소한 간장 푹 절인 특수부위를 숯불에 다시 구워주기도 했었나?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냄새만큼은 좋았다. 관광객들은 신기해서 사진만 찍고 있고 현지인들은 원하는 부위를 고르느라 바쁘다. 소쿠리에 담겨있는 정말 다양한 오리 특수부위가 있다. 의외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오리 목과 껍질은 먹으라면 먹을 수도 있겠다. 오리 껍질이야 북경오리로 익숙하니까. 목도 닭 목이랑 비슷한 맛이겠지 예상이 된다. 하지만 형체가 뚜렷한 머리, 발 그리고 마치 메두사의 혀처럼 갈라져 있는 혀는 엄두가 안 나더라.

    검색해보니 오리 혀를 먹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호기심에 먹거나 모르고 먹거나. 솔직히 혀는 혀라고 말하기 전에는 정체 파악이 어렵다. 특히 선물용으로 진공 포장된 걸 보면 오징어처럼 생기기도 했다. (사실 오리 혀라고는 상상조차 못 할 거다.) 먹어본 사람들의 평가는 “닭발? 족발? 약간 육포 같기도 한데 뼈가 있어서 오독오독 씹힌다” 정도다.


    난이도 上上上上上

    호비론(hột vịt lôn, 부화 직전 오리알)

    난의도 최상은 베트남의 호비론이 차지했다. 필리핀어로 발롯이라고도 불리는 호비론의 정체는 바로 부화 직전의 오리알이다. 우리나라 몇몇 재래시장에도 이걸 판다는 도시괴담 같은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우리나라에서 부패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법적으로 호비론 유통·판매를 금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호비론을 불법유통하다 처벌을 받았다는 뉴스가 검색되기도 한다. 고단백 식품으로 정력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내에서도 굳이 찾아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선반위 빨간 판에 올려진 것이 호비론. 껍질을 벗겨놓은 알맹이 사진이 있지만 역시 자체심의를 통해 올리지 않기로 했다.

    호비론을 실제로 마주한 건 어성초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에서였다. 참고로 호비론은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지에서도 먹는다. 전세계적으로 더 잘 알려진 이름은 ‘발롯’인 것 같다. 구글링을 하면 ‘발롯’이 더 많이 나온다. 길을 건너려고 기다리는데 가이드가 옆쪽에 있던 노점상을 가리키면서 여기 호비론을 파는데 혹시 궁금하냐고 물었다. 호비론을 못 알아듣자 발롯이라고도 얘기했지만 여전히 못 알아듣는 눈치를 보고 가이드가 주저리주저리 설명을 시작했다. ”알 안의 오리를 삶은 것(Boiled Fetal Duck)“ ”부화하기 직전의 오리알(duck egg just befor hatching)“ 어마무시하다.

    먹든 안 먹든 일단 하나 사보기로 했다. 우리가 안 먹으면 가이드가 먹는다고 했다. 그렇게 호비론 한 알을 들고 노천식당에 둘러앉아 주문한 안주가 나오기 전 알을 열어보기로 했다. 빈 공간을 찾아 껍질에 동그란 구멍을 내고 조심스레 껍데기를 벗겨주면… 드디어 알맹이가 나온다. 우리가 고른 건 알에서 새로 가는 그 중간단계 어디쯤 같았다. 형체가 뚜렷하진 않지만 눈도 있고 약간 털도 있는 것 같고… 몸을 둘러싼 액체는 마치 달걀 노른자처럼 익어버렸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시식을 했다. 시식평은 평이했다. 알은 삶은 달걀 같고 고기는 닭고기 같다.

    ※ 혹시 궁금한 분들이 있을까봐 동영상을 첨부한다 ※


    + 아무리 먹어도 적응이 안 되는 것

    입에도 못 대는 음식이 있는 반면 먹을 수는 있지만 아무리 먹어도 적응이 안 되는 음식도 있다. 레몬그라스와 푸아그라가 그렇다. 레몬그라스는 이름 그대로 레몬풀이다. 레몬향이 난다. 똠양쿵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 국물의 맛을 더하기 위해 레몬그라스를 탕에 넣고 끓인다. 어슷 썰어 놓은 레몬그라스는 얼핏 보면 대파의 흰 부분 같다. (대파인줄 알고 두 어 번 속았다.) 착각해 아삭 씹으면 뭐랄까 새콤시큼하면서도 인공적인 맛이 난다. 레몬그라스는 그 자체를 먹는 게 아니라 국물을 내는 데 재료로 사용한다. 현지인들 중에서도 국이나 탕에 들어간 레몬그라스를 씹어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두 번째는 푸아그라. 거위 간 요리, 이건 솔직히 몇 번 먹어보진 못했지만 먹을 때마다 고역 같은 음식이다. 가장 민망할 때는 현지에서 나름 손님 대접을 한다고 푸아그라를 내놓았을 때다. 지금까지 이곳저곳에서 푸아그라를 8~9번 정도를 먹었는데 단 한 번도 접시를 전부 비우지는 못했다. 푸석푸석한 질감도 그렇고 내 입맛에는 맞지 않고 약간 군내라고 해야 되나 뭔지 모를 냄새도 싫다. 입에도 맞지 않는 데다가 푸아그라를 생산하기 위해 잔인한 방식으로 거위를 키운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 싫어졌다.

    글·사진 =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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