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를 흑맥주에 눈 뜨게 한 강릉의 지역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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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가 촬영 중 푹 빠진 맥주

    강릉 부르어리 바이 현의 제품

    “지금껏 마신 맥주는 흑맥주 아냐”

    강릉 병산동 마을 속 전시장 ‘소집’

    속초에는 지역 책방 문우당서림 등

    지역과 결합한 여행지 매력 넘쳐

    BTS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존재다. 여행업계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BTS가 다녀가면 그 동네 소위 대박이 난다. 소리소문없이 다녀가기에 미리 알 수 없다. 사후에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탄생한 여행지는 완주의 아원고택, 강릉 주문진의 버스정류장 등이다.

    BTS가 2021년 윈터 패키지를 촬영한 장소는 강원도였다. 강릉 지역 한 수제맥주집에 방문한 BTS는 인생 맥주를 맛보는 경험을 했다. <출처 = BANGTANTV(BTS 공식 유튜브 채널)>

    BTS가 ‘왕림’하시어 뒤늦게 화제가 된 여행지는 지역에 숨겨진 여행지라는 특징이 있다. 올 초 BTS가 다녀간 강릉 브루어리 바이현도 그렇다. 강릉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 맥주에 빠져들어서 이후 일정도 취소했다는 후문이다. BTS에게 인정받은 흑맥주를 비롯해 강원도 강릉, 속초 지역 명소를 탐방했다.


    ▷ 막걸리와 맥주의 하이브리드, 강릉부르어리 바이현

    올 초 강릉 부르어리 바이 현 김상현 대표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하루 통째 대관 요청이었다. 코시국(코로나 시국)에 ‘이게 왠 횡재인가’ 싶었다. 예약 당일 태어나서 처음 보는 까만 양복을 입을 경호원과 등장한 3명은 맥주 체험에 진지했다. 한 명은 김상현 대표가 자신의 영문 이니셜 SH을 넣어 선보인 흑맥주 ‘마스터SH 블랙 아이피에이를 맛보고는 “지금까지 마신 맥주는 흑맥주가 아니었어!”라고 외쳤다. 다른 이들도 피자 맛이 좋다며 ‘먹방’에 돌입했다. 향후 일정을 취소하고 3~4시간 강릉부르어리 바이현에서 시간을 보냈다. 3명은 BTS의 지민, 슈가, 정국이었다. 술 좋아하는 제이홉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빠졌다.

    강릉 부르어리 바이 현 감상현 대표가 맥주를 잔에 따르고 있다. 왼쪽이 자신의 이니셜을 넣은 마스터SH 블랙 아이피에이다. 이 맥주 맛에 BTS도 반했다.

    막걸리를 비롯해 발효음식은 모두 좋아해 빵도 배웠다는 김상현 대표는 4년 전 아내의 고향 강릉에 왔다. 맥주를 시작한 지도 12년이 넘었다. 강릉 부르어리의 강점은 역시 발효덕후 사장이 공들인 효모다. 곶감을 위시해 강릉산 과일로 효모를 만든다. 아이 울음을 뚝 그치게 한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곶감에서 착안한 호랑이 곶감은 이름만큼이나 맛이 재밌다. 곶감과 열대과일의 향이 복합적이면서도 끝 맛은 깔끔하다. 마시면 사랑이 샘솟을 것만 같은 하트하트페일이나 시큼새곰한 맥주 강릉막걸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막걸리나 맥주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다. 체험비는 맥주는 5만 원이고, 막걸리는 3만 원. 강릉부르어리 바이 현 맥주는 지역 사랑을 실천하고자 강릉에서만 판매한다. 단, 방문 고객에 한정해 택배가 가능하다.

    강릉부르어리 바이 현의 맥주는 캔으로도 판매하지만, 강릉 외 지역에는 유통이 안 되고 있다. 강릉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생맥주로 마셔보자. 샘플러로 주문할 경우 도수가 낮은 맥주에서 높은 맥주 순서로 마실 것을 김상현 대표는 권했다. 왼쪽부터 하트하트페일에일, 강릉 세종, 호랑이곶감, 마스터SH 블랙 아이피에이


    ▷ 책 사랑 가득, 네 가족이 꾸민 책방 속초 문우당

    술에 취했으니, 책의 향기에 취해볼 차례다. 네 가족이 똘똘 뭉쳐 속초에 문우당이라는 문화공간을 꾸며 나가고 있다. 누가 책을 보는지, 게다가 편한 택배 말고 굳이 왜 서점에 방문해서 책을 사는지 의아한 시대인데, 작지만 매출은 상승세라고 한다. 서울에서 속초로 돌아온 딸 이해인 씨는 전공인 디자인 감각을 살려 내부 단장을 다시 했다. 2층에는 독립출판물 서적을 따로 만들어 손으로 감상평을 적었다. 아기자기한 편지 형식이면서 진솔한 내용이라서 눈길이 간다.

    문우당 2층 독립출판 코너는 이해인 씨가 정성스럽게 적은 서평으로 책을 설명한다.

    작지만 신경 쓴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책 문구를 감상하는 공간이 되었다. 천천히 오르다 못해 멈추게 만든다. 등갓처럼 눈이 부시지 않게 전등을 감싼 종이에도 문구가 적혀있다. 별로 대단한 거 같지는 않아도 이용자를 편안하게 해준다.

    문우당은 등갓이나 1층과 2층 사이 계단을 활용하여 책 문구를 전시했다. 천장의 등갓은 책을 보기 좋은 빛을 만드는 효과도 있다.

    이해인 씨는 “서점이라는 공간이 책을 사러 간다기보다는 쉬어 간다는 공간으로 꾸며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변신한 책방으로 주말에는 가족들이 도시락 싸서 오기도 하는 등 서점의 역할이 바뀌었다.

    여행지에 가면 그 동네 서점을 들르는 감수성을 소유한 이들은 가볼 만하다.

    문우당 서림은 강원도 속초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운영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백년가게로 선정했다.


    ▷ 소 떠난 외양간 고친 강릉 병산동 전시장 소집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강릉에는 외양간을 고쳐 전시장으로 활용한 공간이 있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돌아온 딸과 은퇴한 아버지가 일군 합작품이다.

    전시와 소규모 교실을 운영할 수 있는 강릉 병산동의 소집.

    소집 내부 모습.

    고기은 씨는 방송국 촬영 카메라 감독으로 은퇴한 아버지 고종환 씨와 같이 호수 이야기를 연재했다. 방송작가 출신인 딸은 글을 쓰고, 아버지는 방송 카메라 대신 사진기를 들었다. 책으로도 발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고향에서 다시 제2 인생을 시작한 아버지와 딸은 자주 가는 식당에 왔다가 우연히 근방에서 빈 곳을 발견했다. 예뻐 보여서 가까이 가봤더니 안은 거의 쓰레기장과 다름없는 창고였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소를 7~9마리 키웠던 외양간이었다. 노인뿐인 마을에 허름한 공간을 보자 욕심이 생겼다. 전시하기엔 작고 글만 쓰기에는 조금 아까웠다. 주인에게 허락을 받고 중기부 산하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금을 받아 8개월 동안 새 단장을 했다. 작은 전시장 겸 문화공간으로 꾸민 소집에서 딸 고기은 작가는 소집지기로, 아버지 고종환 사진작가로 다시 힘을 모았다.

    소집 내부에 전시된 고종환 작가의 모습.

    첫 전시회는 병산동 사람들이었다. 고종환 작가는 “방송이든 사진이든 카메라로 촬영한다. 핸드폰으로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처음에는 사진에 제목을 붙이는 것이 어려웠는데, 지금 확 떠오른다고 했다. 전시회 반응은 좋았다. 본인들 사진이 나오자 마을 어르신들이 좋아했다. 코로나로 인해 조심스러웠다. 소규모지만, 내년까지 전시회 일정이 꽉 차 있다.

    [권오균 여행+ 기자]


    ▷▷ 강원도 지역 구석구석 숨겨진 여행지 편하게 여행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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