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에서 태어난 안중근, 남쪽 끝 장흥에서 제사 지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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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16일이 대체휴일로 지정되면서 고맙게도 연휴가 됐다. 하지만 마음은 편치않다. 코로나 확진자수 2000명대(8월 13일 기준)를 넘겨 연휴 시작 전부터 정부가 이동자제를 당부했다. 얌전히 집에 머물면서 연휴를 보내고 있을 여플러를 위해 오늘 준비한 콘텐츠는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목적지는 전남 장흥 해동사다.

    장동면 만수리에 위치한 해동사는 안중근 의사를 배향하는 국내 유일의 사당으로 2019년 12월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291호로 지정됐다. 장흥군은 2020년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정남진 장흥 해동사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해동사의 존재를 처음 안 것도 실제로 다녀오게된 것도 2020년 이른 봄날의 일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고향은 황해도로 알고 있는데, 어쩌다 한반도 남쪽 끝자락에 사당이 존재하게 된 걸까.

    수수께끼를 푸는 마음으로 사당에 발을 들였다. 사당을 건립한 건 장흥에 살던 안홍천씨다. 성이 같지만 본관은 다르다. 안홍천씨는 죽산 안씨이고 안중근 의사 본관은 경북 영주 순흥이다. 따지고 보면 같은 핏줄이다. 죽산 안씨는 순흥 안씨 6대에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장흥에 안중근 의사 사당이 생기게 된 건 1955년의 일이다. 1955년 장흥 사람 안홍천씨는 국내에 안중근 의사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 없다는 걸 안타깝게 생각해 죽산 안시 문중과 지역 유지들의 성금을 모아 사당을 건립했다. 건립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해동명월(海東明月)’이라는 친필 현판편액을 하사 받았다. 해동명월에서 해동사라는 이름이 나온 것이다. 처음에 지어졌을 땐 만수사 옆 1칸짜리 건물이었고, 지금 해동사는 2000년에 확장 이전한 모습이다.

    출처=장흥군

    1955년에는 안중근 의사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영정과 위패 봉안식을 열었다. 안중근 의사의 딸 안현생씨가 영정을 들고 봉안식에 모습을 보였다. 사당에는 곳곳에서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사당 내부에는 안중근 의사 영정 2점과 친필유묵 복사본이 보관돼 있고, 정면에는 위패와 영정사진이 있다. 영정 옆에 괘종시계는 9시 30분에 멈춰서 있다. 1909년 10월 26일 아침.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시간이다. 마당에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를 입간판으로 세웠다. 편지 끄트머리엔 안중근 의사의 약지 첫 마디가 잘린 손바닥 탁본도 들어가 있다. 올해 3월에 나온 기사를 찾아보니 안중근 의사 손바닥 탁본기도 새로 걸었다. 태극기 옆에 휘날리는 손바닥 탁본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출처=장흥군

    제사를 지내는 날은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일이다. 2020년 전까지는 죽산 안씨 시제를 지내는 음력 3월 12일 제사를 지냈는데, 순국 110주년을 맞는 2020년부터 3월 26일로 옮겼다.

    장흥에서 안중근 의사를 만날 수 있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관산읍에 위치한 정남진 전망대다. 주차장에 차를대고 전망대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손을 뻗은 안중근 의사 동상을 만난다. 손은 하얼빈을 가리키고 있다. 2010년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세워진 것이다. 장흥군에는 앞으로 안중근 의사 관련 스폿들이 몇 개 더 생겨날 참이다. 2021년 안 의사 순국 110주년을 맞아 해동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사업을 기획했다. 기념관, 역사공원, 항일 탐방로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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