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맞지? 아는 사람만 안다는 비밀스런 여행지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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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다 보면, 즐길 새도 없이 지나간 가을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분명 저번 주까지만 해도 반팔을 입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두꺼운 코트라니. 다가올 겨울의 풍경이 기대되지만, 반짝하고 사라진 가을이 그리운 지금. 초록과 노랑 사이, 계절의 틈을 헤집고 간신히 담아온 가을의 풍경이 있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전 다녀온 논산의 가을 풍경을 소개한다.

    풍경 맛집 No.1

    온빛자연휴양림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황룡재로 494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본 울창한 숲속 그림 같은 집. “여기가 정말 한국이라고?”라는 질문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기가 막힌 풍경을 자랑한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숲속의 집. 그 앞에 벌곡천으로 이어지는 작은 물줄기와 정겨운 데크까지 영화 촬영을 위해 제작한 세트라 해도 믿을 정도로 그림 같은 구성이다.

    사진을 본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것, 바로 이 집의 사연(?)이 아닐까. 숲속에 비밀스럽게 지은 이 집은 누군가의 별장일까, 여행객을 위한 펜션일까 무척 궁금했다. 집 앞에는 작은 텃밭과 나무의자 등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보이지만, 지금은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아마도 예전에는 멋진 주인이 살던 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온빛자연휴양림은 산림이 조성되지 않은 곳에 나무를 심어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탄소상쇄 숲이다. 입구에 주차를 한 뒤 10분 정도를 걸어 올라가면 마법처럼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휴양림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하늘에 닿을 듯 쭉쭉 뻗은 나무들과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하다.

    Film

    풍경 맛집 No.2

    명재고택

    충남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0

    명재고택은 명재 윤증선생 생전(1709년)에 지어진 곳으로, 조선 중기 전형적인 호서지방의 양반가옥을 보여준다. 현재 고택에는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한옥스테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고택의 입구에 들어서면 사색에 잠겨 시를 읊어야 할 것 같은 연못정원이 나온다. 이끼와 연꽃들이 빼곡히 덮여 가까이 다가가면 보글보글 자연의 소리가 난다. 나무 사이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보자.

    고택 자체는 크지 않지만 볼 거리는 많다. 고택 뒤편으로 넘어가면 작은 산책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고택의 전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인 듯 빼곡한 항아리들은 명재고택의 자랑거리이다. 항아리 앞을 지나가니 그 속에 품은 구수한 냄새가 훅 하고 올라왔다. 이 많은 항아리들을 닦는 일이 쉽진 않을 텐데. 항아리 하나하나에 묻은 정성들을 살펴보며 왔던 길을 돌아갔다.

    산길 초입에는 잠깐 쉬어갈 수 있는 돌 의자와 넓은 평상이 있다. 푸르른 나무들 아래 그늘과 햇빛이 적당히 오고 가는 좋은 장소이니, 울창한 숲의 초입에서 가을바람을 느끼며 고택의 고즈넉함을 감상해 보자.

    Film

    명재고택 관람안내

    매주 월요일 휴무

    동절기 : 10시~16시

    하절기 : 10시~17시

    풍경 맛집 No.3

    미내 다리

    충남 논산시 채운면 삼거리

    여행에서 사진을 빼놓을 수 있을까. 필자도 여행을 다닐 때면 스마트폰 카메라, DSLR, 필름 카메라까지 총 3개의 카메라를 들고 멋진 풍경이 나타날 때마다 그 자리에서 한참을 멈추곤 한다. 무엇보다 인증 사진이 중요한 이들이라면, 잠깐의 틈을 내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미내 다리는 1731년 축조된 다리로 지금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지만, 다리 위에서 쾌청한 하늘과 함께 찍는 인증 장소로는 나름 유명한 곳이다.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려 찾아와야 되는 곳이니, 사진에 열정이 가득하다면 꼭 찾아와 보길 바란다.

    강경천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미내 다리 근처에는 가을을 맞아 억새들이 사이좋게 무리 지어 있다. 도착해서 깨달은 사실인데, 이곳은 사진 맛집보다는 낚시 맛집(?)인 듯하다. 월척을 꿈꾸며 눈을 반짝이는 중년의 낚시꾼들이 강경천 물줄기를 따라 자리 잡은 모습을 보았다. 가만히 하천을 바라보니, 수면 아래 역동적인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 젊은 패기로 혼자 카메라를 만지며 구도를 맞추는 것보다는 흐르는 가을바람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풍경 맛집 No.4

    옥녀봉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논산 8경 중 하나인 옥녀봉은 강경 읍내와 금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평야와 강이 조화를 이루고 붓으로 휘적휘적 그린 것 같은 산맥까지. 달이 맑은 보름날 선녀들이 이곳에 내려와 경치를 즐기고 목욕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이 이해가 된다. 높이 자체는 그리 높지 않지만, 평야가 대부분인 논산에서는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일몰 시간을 맞춰 방문한 옥녀봉은 그야말로 그림과도 같았다. 정상을 감싸듯 사람 눈높이까지 내려온 나뭇가지와 주변을 감싸듯 펼쳐진 강물까지. 운이 좋아 구름은 많지만 하늘은 맑아 일몰을 보기 아주 최적의 조건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낮아지는 태양과 온도를 느끼며 오늘의 멋진 풍경들을 곱씹다 보니 저 멀리 산맥의 그림자가 더욱 뚜렷해지는 시간이 다가왔다.

    강의 물살을 가르며 어딘가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사공과 그 뒤로 타오르듯 하강하는 태양을 보며,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음을 실감했다. 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은 겨울같이 추운 변덕스러운 가을이지만, 청명하고 맑은 하늘과 이따금 선선한 날씨는 풍경과 여유를 즐기기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아직 겨울은 저 멀리에서 천천히 오는 것 같으니 이번 10월, 논산의 풍경과 함께 가을의 끝자락을 잡아 보는 건 어떤지.

    글·사진 = 유신영 여행+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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