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김밥 말고 고등어김밥이? 통영과 욕지도서 먹어야 할 음식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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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하게 뒤돌아서면 생각나는 맛

    통영 대표 간식은 충무김밤, 오미사 꿀빵

    욕지도는 고구마 막걸리, 고등어 김밥·회

    사시사철 고기가 잡히고, ‘경상도 속 전라도’라 불릴 정도로 음식 맛이 좋은 통영이다. 음식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통영과 욕지도는 남해안이 선사하는 청정여행지이며, 식도락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기억해 두어야 할 음식을 꼽았다.


    충무김밥

    충무김밥은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뱃사람과 상인들이 먹던 음식이다.

    주문하면 먼저 뜨끈한 시래깃국을 한 그릇씩 내어준다. 김과 밥 만으로 만든 김밥과 빨간 어묵, 그리고 큼지막한 깍두기와 오징어무침이 한 접시에 나온다. 일반적인 깍두기와는 다르게 크게 썬 무김치는 ‘섞박지’라 불린다. 젓가락 말고 이쑤시개 같은 나무 꼬치로 김밥과 반찬을 꽂아서 먹는다. 아주 기가 막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은 아니다. 별 특징 없는 밋밋한 맛인데, 뒤돌아서면 이상하게 ‘섞박지’가 생각난다. 고추장이 듬뿍 묻은 오징어도 왠지 모를 매력 덩어리다. 김밥이 아니라 ‘금밥’이냐는 고가 논란이 있다. 그런데도 이왕 통영까지 왔다면 한 번쯤 먹어보자는 심리가 작동해 꾸준히 팔리고 있다.


    고등어 회

    고등어 숙성회는 잡내가 적다.

    고등어는 주로 구이나 찜으로 먹는다. 회로는 잘 먹지 않는다. 고등어는 잡히자마자 일찍 죽는 편이라서 회를 치기 전까지 산 채로 보관하기가 어렵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 고등어를 회로 처음 맛본 장소는 제주도였다. 그때 깨달았다. 회로 치기 쉽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만, 회로 먹으면 맛이 없는 물고기구나. 고등어가 즉사하자마자 흐물흐물해졌는지 탱탱하거나 쫄깃하지 않았다. 다소 비린 향도 있었다.

    그런데 욕지도에서 먹은 고등어 회는 제주도와는 달랐다. 숙성 회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약간 짭조름한 고등어 맛이 은은하게 배어있었다. 초밥 위에 올려주는 그런 식감이다. 국내 최초로 고등어를 양식으로 기르는 기술도 맛에 한 몫 거들었을 듯하다. 앞으로 고등어 회는 숙성 회로 먹기로 했다.


    고등어 김밥

    왼쪽이 간장 마요네즈 고등어김밥, 오른쪽이 고추장 고등어김밥.

    고등어 김밥은 두 가지 종류다. 양념을 고추장으로 하는 김밥과 간장 마요네즈로 하는 김밥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취향 따라 선택하면 된다. 짠맛이 좋다면 고추장을 선택하면 된다. 느끼한 맛이 당긴다면 마요네즈다. 간장 마요네즈 김밥과 유사한 맛을 내는 김밥을 제시하자면 참치마요 김밥을 떠올리면 되겠으나, 똑같지는 않다. 잘 익힌 고등어구이를 가시 하나 없이 잘 발라서 만든 퓨전 김밥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제육김밥이나 돈까스김밥처럼 푸짐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욕지도에서 먹을 수 있다.


    욕지도 막걸리

    왼쪽이 고메진 막걸리, 오른쪽이 욕지도고구마막걸리.

    욕지도에서 키우는 자색 고구마를 원료로 삼아 빚은 막걸리다. 고구마 막걸리라고 해서 군고구마의 달콤함을 떠올려서는 곤란하다. 욕지도에서 파는 고구마 막걸리는 두 종류인데, 둘 다 소량만 생산해서 일일 생산량이 많지 않다. 오후 늦게 방문했다가는 못 살 확률이 높다. 맛은 상대적으로 욕지도고구마막걸리가 보편적인 막걸리에 가깝다. 고메진 막걸리는 색깔만 봐서는 요거트 맛이 날 거 같지만, 마셔보면 아주 시큼하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린다.


    꿀빵

    1960년대부터 팔기 시작한 오미사 꿀빵은 명성이 높다.

    통영에 왔다면 꼭 먹어야 하는 간식을 꼽자면 주저 없이 꿀빵이다. 오래전 기억이 작용한다. 해군으로 경남 진해에 입대해 훈련받을 때 동기 훈련생의 부모님이 옆 동네 통영에서 꿀빵을 보내주셨다. 그때 먹어본 꿀빵은 초코파이나 오예스, 그리고 몽쉘통통보다 강렬했다. 당도만 따진다면 몽쉘통통이 압도적이겠으나, 꿀빵은 물엿이 줄줄 흐르는 시각적 효과가 어마어마했고, 침투 과정도 남달랐다. 끈적끈적하게 입술과 혀와 입천장에 쩍쩍 달라붙는다. 물엿에 밀가루 반죽이 붙고, 팔이 엉키면서 침샘이 폭발한다. 그렇게 달지 않지만, 독보적인 맛은 단순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꿀빵은 재료가 밀가루, 팥, 물엿, 그리고 깨다. 네 가지가 융합작용을 일으켜 뇌까지 마비되어 버릴 거 같은 당도를 선사한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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