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모락모락, 옛모습 그대로 간직한 인천 재생건축물 HOT 3

    - Advertisement -

    인천 브라운핸즈 <출처 = 브라운핸즈 홈페이지>

    생건축, 과거의 건축물에서 주요한 정체성을 해치지 않은 채 원형, 혹은 그 일부를 디자인 요소로 살려 새로운 기능과 용도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건축이다. 예를 들어, 공장 건물이 미술관이 되거나, 목욕탕 건물이 카페로 변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 아주 독특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사로잡는다.

    몇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던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선지 최근 주변에서 재생건축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옛 여관 건물에 그림이나 사진을 걸어 전시관으로 꾸미기도 하고, 폐병원을 카페로 꾸미기도 한다. 이런 곳을 젊은 사람들은 낯설고 새로운 공간을 체험하고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옛 건물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건물 내 소품들을 보며 옛 추억에 빠지기도 한다.

    오늘은 인천에서 찾은, 재생건축의 모범 사례 세 곳을 소개한다.


    코스모40

    – 인천 서구 장고개로 231번길 9-

    인천 가좌동에 위치한 코스모40은 과거의 ‘코스모화학’이 전신이다. 공장이 이전하고 남은 건물 40동 옆에 신관을 연결시켜 새로운 복합문화단지를 만들어냈다. 과거 굴토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던 지하는 모습 그대로 유지한 채 벙커 공간이 되었고, 원래 14미터 높이의 대공간이었던 공장의 3층은 현재 카페 및 라운지로 이용되고 있다. 1층에선 종종 전시회를 열고 있다. 코스모40 홈페이지에 가면 과거 공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꽤나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입구가 폐쇄됐다. 신관으로 들어가 3층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카페로 연결된다. 원래 코스모40에 있던 피자가 맛집으로 유명했으나 현재는 이사간 상태다. 더 이상 조각피자를 맛볼 수 없어 아쉽지만, 피자집 옆에 있던 베이커리가 확장해 더 다양한 빵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5/17(월)에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특히 이곳의 빵도 아주 맛있다고 소문났으니 너무 아쉬워 말고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카페 먹을거리 외에도 곳곳에 남아있는 공장의 흔적을 둘러보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아래가 뚫린 철장 사이를 집중하며 걸으면 웬만한 놀이기구만큼 스릴이 느껴지기도 한다. 카페 안에 크레인도 설치되어 있다. 지금은 종종 전시에 활용하는 등 여전히 ing인 크레인이다. 공장의 높은 층고를 그대로 가져와 자리에 앉아 마른 목을 축이고 있으면 어딘가 막혔던 숨이 뻥 뚤리는 기분이다. 한쪽 벽엔 통창을 내어 시원함을 배가시켜준다.

    코스모40에서 진행했던 전시들 <출처 = @ cosmo.40 인스타>

    필자가 방문한 날은 평일 한가한 낮시간이었음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들 폐공장 카페에 대한 호기심으로 오거나 거친 공장의 흔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인천에서 핫하다는 거겠지. 리모델링이 끝나면 이전처럼 활발하게 복합문화단지의 활동이 재개될 것 같다. 전시는 무료로 열리니 공지 확인 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월-일 11:00~21:00 운영하며, 이외 휴관이나 전시 정보는 코스모40의 인스타그램에서 공지를 확인할 수 있다.(https://www.instagram.com/cosmo.40/)


    잇다스페이스

    -인천 중구 참외전로 172-41 –

    인천 개항로 대로변도 아닌 어느 골목에 위치한 잇다스페이스. 겉에서만 봐도 오래된 건물이구나 생각이 든다. 이 건물의 역사를 보면, 1920년 소금창고로 출발해 이후 1940년대엔 일본식 한증막이 됐으며, 그로부터 10년 후 서점 ‘문조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1992년까지 헌책방 ‘동양서림’으로 사용됐지만 그 뒤로는 20년 가까이 쓰레기 창고로 방치돼왔다. 그러다 2015년, 문화와 사람과 공간을 ‘잇는’ 문화재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현재는 전시와 공연 실험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래된 건물인 만큼 쌓인 벽돌틈 사이 빈 자리도 있고, 건물 안에 어떻게 자라는지 모를 나무가 자라고 있기도 하다. 건물 바닥이 음푹패인 곳도 있어 빈티지함도 제대로 뽐낸다. 이곳을 직접 발굴한 정창이 작가는 이 공간을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문화 예술인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길 원했다고. 그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탄생한 지금의 잇다스페이스는 작가를 초청해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콘서트, 공예 체험 수업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필자는 개항로를 걷다 문득 ‘동양서림’ 대문을 발견해 들어가게 됐다. 활짝 열려있는 낡은 대문에 호기심이 일어 들어갔지만 뜻밖에도 갤러리여서 놀랐다. 크고 작은 그림들과 낡은 건물 내부가 생각보다 잘 어우러져 구경하는 맛이 두 배였다. 벽 꼭대기에 달려있는 빛바랜 태극기부터 거칠게 마감된 벽돌들, 그와 대비되는 깔끔한 캔버스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잇다스페이스 홈페이지(https://itta1974.modoo.at/)에서 전시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항상 무료 개방하고 있으며, 차량 이용시 동인천역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여관X루비살롱

    – 인천광역시 중구 관동3가 4-27 –

    인디 음악 레이블 ‘루비레코드’가 운영하는 카페다. 루비레코드 대표가 직접 골목에 비워진 여관 건물을 보고 재생건축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1960년대 실제 존재했던 ‘인천여관’이 현대에 새롭게 탈바꿈했다. 인천여관이라는 이름도 그때 그시절 불리던 건물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름 뿐 아니라, 여관의 구조도 그대로 두고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때문에 당시의 샤워실과 수도꼭지, 욕조 등 강렬한 레트로함이 진하게 남아있다. 이렇게 눈에 띄는 카페는 여지없이 SNS에서 인기를 끌어모았다. 카페 관계자는 인천여관을 ‘공간을 파는 카페’라고 했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SNS 인증샷을 위해, 새로운 공간을 탐닉하고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고.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옛날 다방 DJ실이었다. 빼곡히 뒷면을 채운 LP판들과 이제는 익숙해진 턴테이블. 역시 음악 레이블이 운영하는 카페스러웠다. 건물 안 곳곳에는 실제 소속 가수의 앨범 커버 스티커와 사진들을 붙여 레이블 홍보도 잊지 않았다.

    인천여관은 2층으로 구성됐다.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었던 1층은 자개장과 예스러운 피아노 등으로 널따란 공간을 채웠다. 2층은 여관 방을 그대로 둬 방마다 욕조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있다. 옛 여관 방은 이렇게나 작았구나 실감할 수 있다.

    독특한 외관과 재미있는 내부 덕에 TV노출도 여러번했다. KBS2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와 tvN<알쓸범잡>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고. 최근 방영된 알쓸범잡에서 윤종신과 김상욱 교수는 이곳에 앉아 옛 향수가 깃든 노래를 추억하고 공간을 보며 ‘그땐 그랬지’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루비살롱은 1년 전, 인천여관의 앞 건물까지 공간을 확장했다. 그곳은 루비레코드의 크고 작은 공연과 전시로 공간을 채울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든 계획이 미정이다.

    알쓸범잡 5회 인천편(왼) <출처 = 티빙>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1회 인천편/ 출처 = 웨이브 캡처

    *건물을 확장하며 출입구가 변경됐다. 본래 골목으로 난 여관 입구로 들어갔으나, 새롭게 확장한 앞 건물의 입구로 변경됐다. 그래도 여전히 여인숙 간판이 달린 골목과 건물 출입문을 구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곳을 좋아한다. 옛모습 그대로, 현대식으로 바꾸지 않아 아날로그 냄새가 진하게 나는 공간들. 왠지 모르게 그런 곳에서 내가 아는 옛 흔적을 발견할때마다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손뼉치며)”맞아 맞아 그땐 그랬어. 호호호.”

    가끔 이런 스스로를 보며 나이가 먹고 있구나 싶기도 하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어딘가에 내 추억이 깃든 공간이 남아있다는 건 일종의 위로가 아닐까.

    신해린 여행+ 인턴기자

    -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