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200만! 시골 할머니들 베틀짜는 영상이 난리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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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계속된 ‘집콕’과 거리두기로 답답함만 더해간다. 매일 들여다보던 넷플릭스 와챠 등 각종 OTT 사이트, 묵혀두었던 책들을 꺼내 읽는 일도 지겹다. 떠나고싶은 마음을 달래려 여행 크리에이터들의 영상도 찾아보다가 발견한 새로운 영상에 눈이 번쩍했다.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누가 그랬지? 아, 나부터도 그렇게 생각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쉽사리 떠날 수 없는 이때, 눈과 귀는 물론 실제로 그곳에 있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영상을 소개한다. 조회수 200만회를 기록한 무형문화재의 누에고치에서 실 뽑는 영상, 직접 가봐도 볼 수 없었던 경복궁의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 영상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국내 유네스코 유산을 따라가는 VR 영상 등 다양하다.

    터졌다!

    조회수 200만 기록한 선녀의 베틀짜기…

    사라져가는 전통 길쌈

    첫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문화재청이 운영하는 문화유산채널의 ‘국가무형문화재 제 87호 명주짜기 영상’이다. 2021년 현재 문화유산채널의 구독자는 14만8000명.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20년 1월 23일 업로드된 명주짜기 영상의 조회수는 246만4482회. 구독자 수의 17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좋아요는 5만7000건, 싫어요도 있는데 635건이다. (이런 영상에도 싫어요가 눌리는구나…)

    SNS 스타가 등장하지도 않고 천혜의 풍경을 보여주지도 않는 명주짜기 작업과정을 담은 25분 영상이 대박을 터뜨린 건 ‘진정성’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묵묵히 전통을 이어가는 시골 작은 마을 할머니들 모습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열번 넘게 봤는데 볼때마다 놀랍습니다” “누에가 뽕잎먹는소리가 빗소리를 닮았다고 들었는데 진짜였어” “ASMR 아무데나 붙히는거 아닙니다. 이건 예술이지” “15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나네요”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영상은 ASMR 형식으로 내래이션 없이 양잠 과정에서 들리는 여러 소리들을 담았다. 과정에 대한 설명은 자막으로 대신했다.

    명주짜기의 첫 번째 과정은 ‘누에치기’. 양잠이라고도 하는 누에치기는 누에알을 부화시켜 뽕잎을 먹이고 키워 고치를 얻는 작업이다. 누에가 뽕잎을 갉아먹는 모습이 빠른 화면으로 플레이된다. 누에는 실을 토해내 몸을 감싸 누에고치를 만든다. 이 누에고치가 명주실의 원료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손. 사단법인 국가무형문화재 ‘두산손명주연구회’ 회원들이다. 두산손명주연구회는 보유자가 없는 보유단체로 2017년 문화재로 지정됐다. 명주짜기는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2007년 보유자인 조옥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보유자가 없었다. 그렇게 명맥이 끊어질뻔한 것을 문화재청이 보유자대신경북 경주시 양북면 두산리에 있는 ‘두산손명주연구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해 명맥을 잇도록한 것이다. 두산리에는 20여 가구가 전통방식 그대로 명주를 짜고 있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뭉툭한 손으로 누에고치를 손질한다. 다음 과정은 실뽑기. 커다란 솥에 누에고치를 넣고 끓여 실을 뽑는다. 끓는 물에 몸이 풀린 누에고치를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실 가닥들이 보인다. 나무 틀에 실을 연결한 다음 물레를 돌려주면서 실을 뽑는다. 한 손으론 물레를 돌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누에고치를 끊임없이 저어준다. 실을 전부 뽑아낸 누에고치 안에는 죽은 누에가 있다. 그렇게 한 솥 분량의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은 다음 물레에 걸쳐진 실을 틀에서 째 ‘실째기’를 해준다. 서로 달라붙은 실을 분리하는 작업이다.

    다음은 ‘실감기’다. 나무 물레에 실 뭉텅이를 걸치고 한올한올 풀어 깡통에 실을 감는다. 작업하는 할머니는 말이 없다. 나무 평상에 쪼그려 앉아 묵묵히 일을 하신다.

    간혹 두산리 마을 풍경도 등장한다. ‘베날기(한 필의 길이로 실의 길이를 맞추는 작업)’ 작업을 위해 푸른 들을 가로질러 작업장을 옮긴다. 이번에도 기계는 없다. 할머니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역할을 다한다. 한분은 말뚝을 지키고 한분은 실을 잡고 말뚝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실을 감는다. 작업이 끝나고는 더위를 식히며 수박도 드신다. 얼핏 보기에도 연령대가 다양해보인다.

    다음은 ‘베메기’ 작업. 실에 풀 칠하고 말리는 단계다. 작업장은 마을 골목길. 길 한복판에 길다랗게 실을 펼쳐놓고 끝에서 차례차례 꼼꼼하게 실에 풀칠을 하신다. 다시 실내로 이동. ‘명주 베짜기’ 작업을 시작한다. 역시 수작업. 나무로 만든 베틀에 씨실 날실을 교차해가면서 명주를 완성한다.

    2010년 개설된 문화유산채널 유튜브에는 약 200개의 영상이 올라와있는데, 100만 조회수가 넘는 것이 5개나 된다. ‘열흘에 걸친 묘 이장 작업, 400년 전의 타임캡슐을 열다- 진주하씨 묘 출토 유물’ 223만회, ‘전통부채를 만드는 장인, 선자장’ 162만회, ‘아! 무령왕릉 1부: 무령왕릉 발굴 40년!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 123만회, ‘도로공사 중에 나온 뜻밖의 유물 경주 계림로 황금보검’ 108만회 등이다.


    실제로 경복궁에 가도 못 보는 풍경…

    경복궁 청소하는 날

    새로운 접근으로 눈길을 끈 영상 콘텐츠도 있다. 문화재청이 2020년 6월에 공개한 ‘묵은 먼지 훌훌~~ 경복궁 청소 대작전!’ 영상 콘텐츠에는 실제 현장에 가도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 담겨있다.

    제목이 곧 내용이다. 2020년 6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에서 진행하는 경복궁 청소를 가지고 영상을 제작했는데, 일반 관람으로도 볼 수 없었던 경복궁의 구석구석 풍경을 담아 호평을 받았다.

    오전 9시30분 경복궁의 문이 열리고 2열로 줄을 선 작업반이 문루에 오른다. 문루 2층에서 바라본 광화문 광장과 경복궁 풍경은 물론 창틀과 천장 구석구석 모습이 담겼다. 두번째는 근정전. 경복궁의 정전으로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영상 중간중간 문화재와 공간에 대한 설명이 자막으로 나와 자연스레 공부도 된다.

    6분짜리 영상의 조회수는 5747회. 네티즌들은 “이정도로 문화재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직업도 별로 없을 것 같아요” “근정전 볼 때마다 문 열려있는데 먼지 많이 쌓이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탈탈 털어 말끔히 관리하는거였군요~ 넘 흥미로워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방콕하는 사람들 위해 작정하고 만든 VR랜선여행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360도 VR 영상도 있다. ’문화유산 방문 코스’ 랜선 여행 영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포함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360도 VR, 항공촬영 등을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

    경주 유구한 역사의 ‘천년정신의 길’ 백제 문화권을 둘러보는 ‘백제 고도의 길’ 남도 소리를 테마로한 ‘소릿길’ 자연의 낙원 ‘설화와 자연의 길’ 고인돌부터 궁궐까지 ‘왕가의 길’ 성리학의 산실 ‘서원의 길’ 전통과 불교문화를 다룬 ‘수행의 길’ 모두 7코스가 있는데 현재는 ‘VR로 보면 더 실감나는 방문코스 랜선여행 왕가의 길’ 편이 공개됐다.

    서울 수원 화성 김포 강화 – 서울과 수도권에서 만나는 대한민국 역사 여행을 주제로 여행 일정을 짰다. 창덕궁에서 시작해 종묘~남한산성~수원화성~화성 융릉과 건릉/ 경복궁~종며~김포장릉~전등사~강화 고인돌 유적 등을 둘러보는 2개의 코스로 구성됐다. 이중 VR 영상이 포함된 곳은 ‘경복궁’ ‘종묘’ ‘화성행궁’ 등이다. 화면 왼편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화면이 상하 좌우로 360도 움직인다.

    홍지연 여행+ 기자

    사진= 각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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