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촌스러워도 좋아, 나만 알고 싶은 빈티지 감성 인천 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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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unsplash>

    티지(Vintage), 본래 와인에서 전해져 온 용어로 포도주의 수확연도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요즘 빈티지라고 하면 ‘낡았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몇년 전부터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섞어 ‘뉴트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크고 작은 것에서 복고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복고 열풍은 잠깐 뜨고 사라질 것만 같았지만 꾸준히 이어져 지금은 익숙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일부러 빈티지한 느낌, 레트로한 느낌을 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꾸미기도 한다. 근데 여기, 인천에 가면 꾸며내지도 않고 자연히 ‘빈티지’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장소들이 있다. 100년된 극장, 헌책방 거리, 현지 뺨치는 베트남 식당 등. 직접 가서 눈으로 담아온 빈티지한 인천을 소개한다.


    “미림극장”

    인천광역시 동구 화도진로 31 (송현동)

    1957년 천막극장으로 시작해 무려 64년이나 버틴 극장이다. 2013년에 ‘인천 최초, 유일한 고전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공익형 사회적 기업 1호’인 미림극장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으로 국내외 고전예술영화를 비롯해 한국의 숨겨진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어르신 세대를 중심으로 예술가들과 함께 협력해 다양한 문화 사업을 전개하는 가족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게 특징이다.

    실버 세대들이 주로 찾는 곳답게, 노년 세대를 위한 영화 상영과 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월부터 진행중인 <가치함께 시네마>는 치매 예방, 치매인식 개선, 치매가족 문화 향유를 목적으로 하는 무료 상영회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며 상영 정보는 홈페이지 및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가치함께 시네마>의 영화는 ‘배리어프리’ 영화로 상영된다.(배리어프리: 해설을 통해 영화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으며, 자막으로 인물의 대사, 배경음악, 효과음 등을 설명해준다.)

    <출처 = 미림극장 페이스북>

    이외에도 미림극장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독립영화 GV>(관객과의 대화), <일본영화 상영회 시즌3>, <시네마 데카메론>(영화연구가와 함께 하는 고전영화읽기) 등 독립영화, 고전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매달 진행하는 행사와 영화 상영 시간표 및 예매 방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미림극장 페이스북>

    미림극장은 단관극장이지만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은 283석 규모의 1관이 있고, 2층은 영화 비디오로 가득찬 미림살롱이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극장 ‘잭앤베티’와 교류사업을 하며 직접 가져온 포스터지 등으로 장식되어 있어 미림극장 내 포토존으로 꼽힌다. 3층은 미림역사관으로 꾸며져 오래된 영사기 등 옛 영화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고 긴장감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도 좋지만 가끔은 잔잔하고 추억을 상기시키는 고전 영화를 보는 건 어떨지. 다가오는 어버이 날, 부모님 손 잡고 함께 미림극장으로 나들이 다녀오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상영요금표>

    고전영화 우대 2,500원

    고전영화 일반(65세이하) 5,000원

    독립영화 일반 7,000원

    독립영화 제휴할인 5,000원(카톡채널추가)

    독립영화 경로할인 5,000원

    http://www.milimcine.com/


    “배다리 헌책방 거리”

    인천 동구 금곡로 18-10

    사진을 예쁘게 멀리서 전경으로 찍고 싶었으나 불법 주차 차량들이 시야를 방해해 어쩔 수 없이 자체 크롭을 하게 됐다.

    화 <극한직업> 드라마 <도깨비>, <뷰티인사이드> 등 다양한 미디어에 배경으로 등장하며 어느샌가 ‘핫플’이 됐다. 사실 필자가 갔을 때도 촬영팀이 뭔가를 하고 있었다. (주변을 서성이며 들은 정보로는 드라마라고..) 이 거리에선 헌책방으로 들어가 책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거리를 걸으며 옛모습 그대로의 건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솔하다.

    헌책방을 소소하게 둘러보니 필자 기준 오래됐지만 아는 책들이 눈에 띄었다. 가령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던지 ‘꿈꾸는 다락방’이라던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한데 쌓여 있어 책벌레들은 “무야호~!”를 외칠 만한 헌책방계의 성지랄까. 그리고 헌책방 거리라고 명명되어 있지만 거리 초입 빼고는 아기자기한 상점이나 인스타 감성의 카페들도 많았다. 천천히 걸으며 애인과 잔잔한 데이트를 하기에도 딱인듯 싶다.

    그렇게 천천히 카메라를 들고 걷다 거리의 끝에 다다랐다. 그리고 주변의 건물들, 빌딩들과 대조되는 알록달록초록한 색색들에 바쁜 발걸음이 멈췄다. 풀내음 가득하게 보기만 해도 마음에 공기청정기가 돼주는 듯한 이곳은 마을 분들이 조성한 쉼터라고. 아기자기한 꽃들과 라일락으로 뒤덮인 정자. 부러진 나무를 활용해 만든 벤치까지. 소소한 힐링 스폿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쉼터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진짜 고요한 골목길이 나온다. 필자는 더 들어가지 못했지만, 시간이 되면 천천히 꼭 걸어보고 싶은 골목들이었다. 원래 골목 여행의 묘미는 사람들이 잘 몰랐던 ‘나만의 비밀 장소’를 찾아내는 게 아닐까. 이 날은 ‘성공했다!’고 속으로 외쳤다.


    “메콩사롱”

    인천 중구 참외전로158번길 14

    인천에서 가장 HOT한 거리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개항로’를 고를 것 같다. 발걸음을 디딛는 곳마다 레트로 감성 뿜뿜한 건물들과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인스타그램 정사각형 틀 안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그 중에서도 요즘 미식으로 베트남을 보내준다는 곳이 있어 찾아갔다. 바로 ‘메콩사롱’이다.

    메콩사롱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베트남 현지인과 한국인 셰프가 함께 요리를 한다. 한 번도 베트남에 가 본 적은 없었지만 들어서자마자 ‘아, 여기 베트남인가?’ 생각이 들었다. 밖과 안의 온도차가 그만큼 컸다. 고요하고 청아하게 울리는 베트남 곡조는 낯선만큼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저기 숨겨진듯 진열된 베트남 소품들도 함께 그런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메콩반미 8,000원

    이 날 주문한 음식은 메콩 반미였다. 이곳만의 특제소스를 넣어 만든다. 필자는 반미를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지만 어딘가 익숙했다. 아마 동남아 음식이란 커다란 공통점이 익숙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맛있어서 우걱우걱 먹다보니 여기저기 흘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절대 잘보이고 싶은 상대 앞에서 반미는 절대 금지 메뉴로 지정해야 할 정도로.

    입천장이 까지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히 구운 바게트, 달달한 양념 돼지고기에 동남아 특유의 시큼시원한 야채, 특제 소스와 사이사이 숨어있는 고추들이 섞여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다. 결제할 때 슬쩍 물어보니 반미는 베트남 현지인이 직접 만든다고 했다. 메콩반미 외에도 매콤한 반미인 치킨반미, 분짜, 짜조 등 대부분 음식들의 평이 좋은 편이다.

    팟타이, 매콤 쌀국수, 나시고랭, 개항로 맥주 < 출처 = 메콩사롱 인스타>

    메콩사롱

    – 월요일 휴무 / 브레이크타임 3시~5시

    분짜 16,000원 / 짜조 8,000원

    메콩반미 8,000원 / 치킨반미 8,000원


    “애관극장”

    인천광역시 중구 개항로 63-2

    리나라 최초의 극장으로 유명한 애관극장. 옛날엔 애관극장이 있는 거리를 ‘경동 시네마거리‘라고 부를 정도로 경제활성화의 상징이기도 했다는 이 곳. 역사가 100년이나 되는 만큼 인천 시민들에겐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17년에 극장을 매각한다는 소문에 인천 시민들이 모여 ‘애관극장 살리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지금도 개항로의 만남의 광장 같은 이곳엔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들이 찾아와 영화를 즐긴다. 계단을 올라서면 매표소가 보이는데, 아마 이전에는 현장 발권을 하던 장소였던 것 같다. 현재는 ‘무인 발권기가 나왔다’는 표지판에 가려 운영을 중단했다. 박스오피스의 모습도 아날로그였지만 그 뒤로 보이는 상영시간표의 화면은 일명 ‘브라운관’ 텔레비전이라 더욱 앤티크함이 느꺼졌다.

    카드 결제와 예약 손님은 내부로 들어가서 발권해야 한다.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엄청 높은 계단을 오르면 딱 한 자리 매표소가 있다. 그 양 옆으로는 영화관답게 팝콘과 콜라, 커피 등을 판매하는 매점이 있고, 반대편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뽑기가 있다. 매점에서 파는 간식들은 다른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 물가도 그때 그시절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1층엔 1관과 매표소, 매점이, 2층엔 2관과 3관, 3층엔 4관과 5관이 있다. 1층과 2층 사이에 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벽창 끝에 있는 자그만 문을 열고 나가면 테라스도 만날 수 있다. 티지 감성 제대로 낼 수 있는 인테리어부터 구석구석 숨겨진 레트로 분위기로 가득 찬 애관극장. 옛날식 영화관이 궁금하다면 찾아가서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듯 싶다.

    애관극장 이용금액

    성인 7,000원 / 학생 6,000원

    경로 5,000원 / 조조 및 심야 5,000원

    http://www.ak5.co.kr/


    오늘 소개한 네 곳 외에도 인천 개항로를 비롯한 곳곳에서 ‘빈티지‘를 찾을 수 있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곳. 예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천 여행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신해린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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