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인도여행 다녀왔어요 | 홍차와 책, 여행으로 힐링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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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말하기를 인도는 11㎞를 이동할 때마다 그 모습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만큼 언어, 종교, 풍경, 문화유적, 건축 양식 등 모든 요소가 다양한 나라 인도.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이고도 신비한 나라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는 지금, 인도 여행은 남의 이야기 같기만 하다.

    이때 서울에서 잠시 인도에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 어떨까. 인도 여행은 아직 못 가봤던 터라 솔깃해진 마음에 한달음에 방문한 곳을 소개한다. 방배동의 한 골목에서 만난 보물 같은 오늘의 여행책방과 꼭! 가봐야 할 인도 여행지 3곳까지 모두 담았으니 주목해보길.


    오늘의 여행책방 :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

    여행자의 집, ‘메종 인디아’

    “나마스떼.”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이 말은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인도 인사말로, 만나서 사용하기도 하며 헤어질 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마스떼의 정확한 뜻은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께 인사드립니다’,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을 존중합니다’로, 우리 모두에게 신이 존재한다는 다양성과 그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신이 그 바탕에 존재한다.

    서울 방배동의 한 골목, 눈길을 끄는 형형색색의 계단 앞에서는 인도의 존중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랑골리’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랑골리(Rangoli)는 인도 전통 미술 중 하나로, 쌀가루에 색을 입혀 집 마당이나 거실의 바닥, 골목 등을 전통 문양과 그림으로 장식하는 기법이다. 화려한 색감과 조형적인 형태가 특징인 랑골리는 ‘들어오는 이들을 환영, 축복한다’는 의미이자 ‘손님은 곧 신과 같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오늘의 여행책방 ‘메종인디아 트래블앤북스(이하 메종인디아)’의 문 앞에도 랑골리가 그려져 있다. 인도의 국조인 공작이 그려진 랑골리를 딛고 여행자의 집, 메종인디아 안으로 들어섰다. 메종(maison)은 프랑스어로 집이라는 뜻이다. 여행자, 여행 작가, 그냥 휴식을 찾는 동네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모여 책과 여행을 이야기하고, 홍차의 시간을 가지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공간인 메종인디아를 따사로운 오후의 햇볕 아래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인도, 네팔, 스리랑카, 부탄 총 네 국가를 테마로 하는 지역 전문 여행사이기도 하며 문화, 역사, 환경 등 다양한 주제로 공부를 하는 책방이기도 한 메종인디아는 작은 공간, 소품 하나하나로부터 인도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 특이한 접시는 어디에서 왔을까? 저 그림책도 인도에서 왔을까? 이곳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익숙한 인도가 내게는 다소 생소한 여행지였기에, 눈에 보이는 사소한 것들에 품은 질문부터 ‘이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왜 하필 인도일까?’하는 큼지막한 질문들까지 솟아났다. 이에 회색빛 계단 옆, 그림처럼 메종인디아를 그려 넣은 전윤희 대표를 만나보았다.

    여행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도전하는 공간

    요즘은 여행 가는 기분을 혼자 내봐요.

    여행 기록물을 작업하거나, 작업했던 기록물을 꺼내보거나 하면서요.

    소품으로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낼 수 있잖아요.

    이건 쿠바에서 샀던 귀걸이지, 이 발찌는 인도 여행할 때 기차 안에서 만난 가족이 줬었는데, 하면서 추억을 되새기는 거죠.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요즘, 여행의 기억을 되짚어 보거나 여행에서 만난 소소한 물건들로 여행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전윤희 대표는 인도를 보여줄 수 있는 지적자본으로써 ‘책’을 선택해 인도 여행 전문서점 메종인디아를 운영하고 있다.

    – 이곳을 단순히 서점이라고만 명명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정확하게는 어떤 공간인가요?

    “서점인 동시에 인도의 커피, 홍차, 와인 등을 함께 다루는 카페 공간이기도 해요. 인도가 커피와 홍차의 산지거든요. 여행이라는 자원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책을 읽고, 공부하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또 다른 여행을 추구하는 곳이죠. 여행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여러 콘텐츠를 향유하기를 시도하는 중이에요.”

    – 영화·드로잉·필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는 ‘용수 스님과 함께하는 명상 순례’ 프로그램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인도로 가기도 하고, 인도 사람들이 한국에 오기도 하거든요. 또, 인도가 세계적인 홍차 브랜드의 원산지인 만큼 사계절을 테마로 한 ‘홍차 인문학 여행’도 진행 중이에요. 이번 여름 테마는 ‘취향 존중’이고요. 나를 찾아보고, 힐링할 수 있는 ‘힐링 타로 여행’도 있고, 발리우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마 트래블’ 프로그램도 있죠.”

    계속해서 인도와 여행이라는 테마를 줄기로 가져가되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라는 메종인디아는 누구나 찾아와 차도 마시고 책도 볼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자 ‘도전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점점 궁금해지는 것이다. 수많은 나라 중에서 왜 인도였을까?


    4번 더 오고 싶던 나라, 인도여야만 했던 이유

    – 인도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되신 건지 궁금해요.

    “맞춤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여행업을 20대부터 40대까지 하면서도 못 가본 곳이 인도였어요. 많은 곳을 다녀본 분들도 마지막으로 마주하게 되는 곳이 인도인 경우가 많거든요. 제 마음속에도 ‘인도는 언제 한번 가 봐야 하는데, 내가 아직 인도를 못 가봤네?’ 하는 생각이 있었죠. 그러다 사진작가분들에게 사진여행을 의뢰받았고, 행선지를 고민하다 인도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 그 여행이 계기가 된 건가요?

    “네. 항상 나라마다 도착하면 첫 느낌, 촉이라는 게 오는데 어떤 나라에 가면 ‘다음에는 안 와도 될 것 같아’, 하는 나라가 있어요. 어떤 나라는 ‘한 번쯤 더 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인도는 딱 ‘이 나라 내가 4번은 더 와야겠는데?’라는 생각이 든 거죠. 근거도 없이, 직감적으로요. 그렇게 사진에 초점을 두고 답사를 마친 뒤, 4번 정도 오려던 게 그 사진 팀과 함께 8번이나 인도를 여행했죠.”


    사진여행을 의뢰받고 사진가의 눈을 이해하기 위해 3개월간 사진을 배웠다는 전윤희 대표는 인물, 풍경, 삶의 모습, 이 모든 것을 담기에 인도가 가장 적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땅이 넓은 만큼 풍경도, 인물들의 생김새도, 언어도, 삶의 양식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듣다 보니 다채로운 인도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꼭 가봐야 할 인도 여행지, 어디가 좋을까요?

    메종인디아가 추천하는 꼭 가봐야 할

    인도 여행지 코스 3선

    1. 시네마+와인 여행 : 뭄바이, 나시크

    뭄바이, 나시크 ‘술라’ 와이너리 / 출처 : 메종인디아 제공

    인도는 대체적으로 11월부터 3월 사이에 여행하기 좋다고 한다. 보통 많이들 방문하는 곳은 델리, 갠지스 강이 있는 바라나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 등이지만 ‘뭄바이’ 쪽으로 발리우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또, 뭄바이에서 200㎞ 정도만 가면 나오는 ‘나시크’에는 와이너리가 있는데, 이 두 곳을 함께 가는 시네마&와인 여행을 추천한다.

    2. 출판 + 명상 여행 : 타라북스, 오로빌

    위 타라북스, 아래 오로빌 / 출처 : 메종인디아 제공

    남인도에 있는 ‘타라 북스’라는 출판사는 전 세계 사람들이 애정하는 곳으로, 우리나라의 인천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첸나이’에 위치한다. 인도의 전통 민화, 예술을 전 세계에 알린 출판사 ‘타라북스’의 북빌딩은 이곳 하나만으로도 인도 방문을 추천할 정도로 가치 있다. 첸나이에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퐁디셰리의 공동체 마을 ‘오로빌’도 함께 방문해보길. 타라북스에서의 독서와 오로빌에서의 명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3. 북인도 여행 : 라다크, 마날리, 다람살라

    위 라다크, 아래 마날리 / 출처 : 메종인디아 제공

    남인도는 풍요로운 자연이 있는 곳이라면, 북인도의 히말라야는 척박한 환경이 있는 곳이다. 북인도의 ‘라다크’는 기온상 6, 7, 8월 세 달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누구나 한 번 가보면 다시 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굉장히 애정하는 인도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이미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라다크에 더해 인도의 스위스라 불리는 히말라야 휴양지 ‘마날리‘와 여행자들의 성지 ‘다람살라’도 북인도 여행지로 함께 추천한다.


    동네 책방, 여행 책방, 인도 책방의 존재 이유

    – 좋은 여행지들을 추천해 주셨는데, 추천해 주시고픈 책도 있을까요?

    <홍차와 장미의 나날>, <홍차의 시간>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음식, 꽃, 음악, 아름다운 다기와 함께하는 홍차의 시간은 정말 휴식이 되거든요. 그리고 홍차는 인도 여행에서 정신적 럭셔리를 즐길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요. 인도 여행, 꼭 가난하고 힘들게만 해야 할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1부터 10까지 다 누려보자는 주의거든요. 인도의 홍차가 주는 기쁨을 나눌 수 있길 바라며 이 책들을 추천합니다.”

    – 작은 책방이지만 책들이 체계적으로 배치된 것 같아요. 메종인디아만의 큐레이션 기준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큐레이션을 하는) 개인의 취향도 들어가지만, ‘여행 인문학’이라는 정체성에 맞게 책을 고르고 있어요. 여행은 건축으로도 이어지고, 역사로도 이어지고, 드로잉으로도 이어지잖아요? 종교로도 이어지고요. 모든 일상과 다 연결되지 않은 게 없더라고요. 여행이 곧 우리 생활이고 삶이라서 그런가 봐요. 메종인디아를 채우는 책들의 큰 줄기는 여행과 인문학이라고 말씀드릴게요. 여행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요.”


    전윤희 대표가 세운 원칙. 바로 “내 발로 딛지 않은 곳은 여행 상품으로 만들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내 발로 딛고, 경험한 것만 상품으로 만든다는 것. 그렇게 여행을 떠났을 때 본인의 만족도도, 함께한 여행자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높았다고 한다. 메종인디아의 책들도 그렇다. 직접 한 권 한 권 책장에 자리를 잡아주는 큐레이션을 통해 매일의 여행자들을 맞는다.

    ‘다양성이 있는 나라’ 인도를 닮은 오늘의 여행책방 ‘메종인디아’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여행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인도 여행을 꿈꿔본 적이 있다면, 꼭 그렇지 않더라도 휴식차 바람만 쐬러 오기에도 충분하다. 그게 바로 동네 책방, 여행 책방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메종인디아. 숨 쉴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인 요즘, 이곳에서 잠시나마 인도 여행을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심수아 여행+ 인턴기자

    사진= 유건우 여행+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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