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뻔한 체험은 지겹다면, 포도정원에서 즐기는 ‘촌캉스 체험’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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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험’이라는 단어는 몸소 겪음 또는 그런 경험을 의미한다. 홍대 고양이 카페에서 고양이 츄르주기 체험, 강남에서 반지 만들기 체험 등은 많이 해보았지만 아무래도 겉만 훑는 표면적인 체험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날 것 그대로’의 진짜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 만물을 이루는 자연을 체감하고 자연과 숨 쉴 수 있는 그런 체험. 그래서 아름다운 포도정원과 함께 계절별 농촌 체험과 팜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쌍류포도정원을 찾았다.


    쌍류포도정원

    세종시 연서면 쌍류송암길 76-36

    생각보다 넓은 정원에 한번 놀라고 작은 숲속처럼 무성한 식물들에 두 번 놀란다. 자갈길을 따라 이리저리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는 포토 스폿이 보인다. 동물 동상들과 싱그러운 식물들이 어우러진 쌍류포도정원은 현재 농촌체험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세종시 마을 기업이다.

    때묻지 않은 동물들이 반겨주는 곳

    쌍류포도정원에는 포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물원에서 마주치는 동물들과는 느낌이 다른 철부지에 호기심 많은 여러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다가가면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듯 우아하게 꼬리를 펼쳐 보이는 공작새부터 백봉, 오골계, 백한 등 이색 조류들이 모여있다.

    우연히 1등석에서 관람하게 된 공작새 공연에 넋을 잃고 있는 와중에 닭들은 달걀 산란이 한창이었다. 닭들도 산란이 힘이 드는지 마치 사람 같은 소리를 낸다. 동물농장에 온 건지 포도정원에 온 건지 헷갈리는 순간.

    조류뿐만 아니라 귀여운 토끼들도 살고 있다. 아이들이 놀러 오면 농장 주변에 자란 토끼풀을 마음껏 가져다 토끼들에게 먹이로 줄 수 있도록 한다고. 토끼풀을 가져가자 토끼들은 오동통한 몸을 실룩거리며 다가와 열심히 먹는다.

    토끼에만 한눈 팔리지 마시라. 다른 한편에 살고 있는 강아지들이 서운해할 수 있다. 생긴 건 레트리버, 포메라니안인데 성격은 활발한 시고르자브종같은 댕댕이들. 사람이 다가가면 우선 탐색부터 하고 본다.

    신선한 채소들이 수확을 기다리는 곳

    여기에 더해 각종 유기농 채소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채소밭도 있다. 감자, 고구마부터 시작해 옥수수, 토마토, 가지, 고추, 대파, 깻잎, 피망 등 종류도 다양하다. 제철을 맞은 채소들은 수확체험을 통해 직접 따서 먹을 수 있다. 또 직접 수확한 채소들을 저녁 바비큐 코스에서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어도 좋다.

    뱅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1

    ‘와글와글 농촌이야기 돔하우스’에서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했다. 첫 번째 도전은 뱅쇼 만들기 체험.

    뱅쇼는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으로 유럽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음료다. 추운 겨울엔 따뜻한 상태 그대로 마시고, 여름에는 차갑게 만든 후에 마시기도 한다. 와인을 따뜻하게 데우는 과정에서 알코올은 거의 증발하기 때문에 무알코올 음료수에 가깝다.

    뱅쇼 만들기의 핵심은 당연히 와인이다. 재료로 쓰이는 와인은 쌍류포도정원에서 자체 제작한 캠벨 포도와인을 사용한다. 우선 와인을 조금 맛보며(체험자가 성인일 경우) 뱅쇼가 어떤 맛을 지닐지 상상해본다. 달콤해서 디저트로 딱인 로제와인이었다.

    그 후 와인을 냄비에 부어 끓이다가 썬 사과, 오렌지, 레몬을 넣는다. 생강청도 들어간다. 또 향을 돋우기 위해 시나몬, 팔각, 정향 총 3가지의 향신료가 들어간다. (향신료는 입맛에 따라 넣지 않아도 된다.)

    와인이 끓으며 하얀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면 이를 건져낸다. 깨끗한 뱅쇼를 만들기 위해서다. 계속 끓이다 보면 점점 계피향과 같은 향이 나기 시작한다.

    거품을 다 건져낸 후에는 뱅쇼가 좀 식을 때까지 잠깐 냄비에 둔다. 그리고 채로 건더기를 건져 액체만 담으면 초간단 뱅쇼가 완성된다. 사진의 미(美)를 위해 과일과 향신료 건더기를 그대로 넣어도 무방하다.

    원재료 와인의 맛은 저녁에 혼자 홀짝하며 여유를 즐기는 맛이었다면, 완성된 뱅쇼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카페에서 친구와 수다를 떨며 마시는 향기로운 음료로 변해있었다. 취향에 따라 더 달콤하게 먹고 싶다면 설탕을 추가해도 좋다. 체험가는 2만 원.

    과일파르페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2

    두 번째 체험도 돔하우스에서 열렸다. 주변이 식물들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스럽게 새소리가 들리는 이곳의 천장은 모두 포도넝쿨로 장식돼있다. 미니 바를 중심으로 8개의 테이블이 뻗어있는 큰 돔인데다 빔 프로젝터도 설치돼있어 대가족들의 기념행사나 동창회, 학교 단체 체험으로 딱 좋을 것 같은 장소다. 코로나19로 단체 모임이 힘든 점이 또 유감스러운 순간이다.

    과일파르페 만들기 체험에서는 제철마다 다른 과일을 넣는다. 필자는 곧 제철을 맞는 블루베리를 주재료로 삼았다.

    “선생님 블루베리는 어디 있나요?”

    “저희가 이제 따러 갑니다.

    준비된 재료에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당황하고 있던 찰나 직접 따러 간다는 말에 더 당황했다. 알고 보니 쌍류포도정원에는 포도뿐만 아니라 블루베리, 사과, 자두 등 각종 과일이 자란단다. 블루베리 밭으로 가서 아직 덜 익은 열매들 사이로 남색 빛을 띠는 것들만 골라 수확했다.

    잘 만든 과일파르페 예시. 사진제공 – 쌍류포도정원

    수확의 재미를 느꼈으니 이제 혼신의 힘을 다해 파르페를 꾸밀 시간이다. 먼저 아이스크림을 넣고 위에 포도, 블루베리, 시리얼, 스프링클, 초코시럽 등으로 장식한다.

    아차, 역시 과유불급인가 보다. 욕심이 나 이것저것 넣었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음식이 됐다. 하지만 원하는 재료를 마음껏 넣은 덕에 맛 하나는 잡을 수 있었다. 체험가는 1만 원.

    와인 숙성 바비큐

    체험 프로그램 #3

    포도는 7-8월에 제철을 맞아 익는다.

    촌캉스 체험 피날레를 장식할 세번째 체험은 와인 숙성 바비큐다. 시원스럽게 길게 뻗은 포도 돔 아래 마련된 테이블에 상을 차리고 바비큐 장비에 불을 지핀다. 필자가 방문한 6월 초에는 아직 포도 돔에 포도가 익지 않았었지만, 7~8월 무렵에는 포도가 제법 커져서 직접 따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8월 10일부터 포도따기 체험 가능.)

    사진제공 – 쌍류포도정원

    메인 디시인 바비큐는 쌍류포도정원에서 만든 와인에 1~2일간 숙성된 돼지고기다.(미성년자는 체험 시 일반 바비큐로 제공.) 나머지 반찬들은 모두 좀 전에 다녀갔던 채소밭에서 직접 수확을 해온다. 고기에 풍미를 더해주는 바질, 쌈을 싸먹을 수 있는 깻잎이나 상추, 고기와 곁들여 먹는 고추나 대파 등을 먹을 만큼 따서 씻어 먹는다.

    한 상을 차리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어야 하는지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어 ‘밥상에 대한 감사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여행 코스로 딱인 듯하다. 체험가는 2만5000원에서 3만원.

    포도 넝쿨 아래에서 오붓한 캠핑

    사진제공 – 쌍류포도정원

    개인적으로 캠핑 장비를 가져오면 포도 돔 아래에서 캠핑도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캠핑을 하면서 동물 먹이주기 체험, 채소 수확 체험, 이 모두를 한 번의 여행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시골 체험은 산 따라 물 따라 멀리 떠나야만 가능한 줄 알았다. 쌍류포도정원은 서울에서 비교적 근교인 세종시에 위치해 있어 자가용으로 방문하기도 편하고, 조치원역까지 열차를 타고 방문도 가능해 도시인들이 하루 동안의 시골체험을 하기에 딱인 것 같다. 갓 따온 신선한 채소들과 바비큐로 근사한 저녁을 만끽하고, 포도넝쿨 아래에 모닥불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진솔한 얘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글/사진 = 손지영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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