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女행]’블핑’ 제니도 반한 파리 핫플이 한국에? 서촌에서 파리를 만나다

    - Advertisement -

    요즘女행 ٩( ᐛ )و —̳͟͞͞♥

    요즘 어디가 핫해? 내 동년배들 다 이러고 논다!

    20·30의 시선에서 직접 리뷰하는 요즘 여행 ↓↓

    “코로나 끝나면 어딜 제일 먼저 가고 싶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가 있다.

    온갖 수난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어느새 떠올리며 추억하고 있는 애증의 도시 파리. 그 정도로 실망하고 당해(?)봤으면 이젠 미련 없겠지 생각했는데, 여전히 파리를 무척 짝사랑하고 있었다.

    파리의 무엇이 가장 그립냐고 묻는다면, 대학교 새내기 시절 첫 유럽여행에서 ‘여행객’으로서 만난 파리다.

    에펠탑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뭉클함, SNS에서만 보던 핫플레이스를 직접 찾아가는 재미, 남들 다 가는 곳은 꼭 따라가서 인증샷 남겨야 했던. 그 시절 어설프지만 설렘 가득한 여행을 하던 순간이 너무도 간절하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하진 말자. 당장 떠나진 못하지만, 여기 한국에서도 파리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비밀의 공간이 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한데 모여 있는 파리의 ‘쇼핑 성지’ 마레지구. 그 중에서도 한국 여행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서점과 카페를 서울 서촌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에코백으로 더 유명한 서점 0fr, 그리고 줄 서서 찍는다는 포토존이 눈길을 끄는 파란 건물의 ‘Boot Cafe’. 첫 파리여행 때 가장 먼저 방문한 두 곳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장 서촌으로 향했다.

    파리 마레지구를 서촌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만 같은 두 ‘여심 저격 스폿’. 파리 여행이 고픈 이들이라면 함께 따라오길.


    0fr. Paris

    20, rue Dupetit-Thouars

    출처= 0fr. Paris 인스타그램

    1996년 오픈한 파리 마레지구의 작은 서점. 이곳에 있는 서적, 에코백, 의류, 포스터 등은 특유의 예술적 감성이 가득 묻어나 많은 여행객들을 사로잡는다.

    ‘0fr.’이 ‘Open, Free, Ready’라는 의미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뒤늦게 가게의 모토로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장 알렉산드르가 무일푼으로 친구들과 작은 스튜디오에서 출판사로 시작해 ‘0프랑’의 의미로 붙여진 이름 ‘0fr.’ 우리나라에서는 파리여행 필수 기념품으로 꼽히는 0fr.만의 에코백이 가장 유명하다.

    출처= 제니 인스타그램

    블랙핑크 제니가 파리를 그리워하며 올린 사진으로 한국인 사이에서 더욱 유명세를 탄 0fr. 파리. 힙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의 대표주자인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자체 출간 매거진을 비롯해 다양한 빈티지 상품, 희귀 서적까지. 숨겨진 보석들을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한 이곳을 서울 지점은 어떻게 표현했을지, 잔뜩 기대를 안고 찾아가봤다.


    0fr. Seoul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11-14

    0fr. 서울은 서촌의 골목 안쪽에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개조해 탄생했다. 외관만 봐서는 거리 한복판에 자리 잡은 1층짜리 유리문으로 된 파리 본점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내가 그리워하던 그 장소, 그 물건들, 그 분위기가 아니면 어쩌지’하는 약간의 우려와 함께 가게에 들어섰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가득 들어오는 서적들. 기분 좋은 종이 냄새를 맡으며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주위를 찬찬히 둘러봤다.

    파리에서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때 봤던 모든 것들이 너무도 그대로, 그 자리에서 날 반겼다.

    1층은 파리 본점과 같이 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도대체 이런 책은 어디서 구했나’ 싶을 독특한 서적부터 사진첩, 도록 등 무궁무진한 종류의 책 모두 파리 0fr.에서 직접 보내온 것들이다. 막 출시된 서적들까지 파리에서 바로 전달받아 판매하는 0fr. 서울.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웠던 건 0fr.의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자체출간 매거진. 파리에서 보던 것 그대로 여행, 수필, 카탈로그 등 다양한 주제로 구비돼있다.

    Mon pays, c’est Paris(내 나라는 파리다)라고 적힌 한 문장이 파리지앵으로서 사장 알렉산드르의 파리에 대한 자부심 및 애착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관광을 위한 파리 책이 아닌 0fr.을 방문하는 사람들,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파리의 ‘찐 일상’을 담은 책이다.

    파리에서 막 전시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도록에는 재밌는 사연도 많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0fr. 파리 전시를 통해 그림값이 10배 정도 뛰었을 정도로 유명해진 디올 막내 디자이너의 작품을 비롯해 14개 정도의 도록엔 저마다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

    전체 99% 이상의 서적들을 모두 파리에서 큐레이션 했다는 이곳. 여기가 파리 서점이라고 해도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다.

    책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도 에코백을 위해 0fr.을 방문한 적이 있을 것이다. 파리 본점에서 본 것들 모두 그대로 있었고, 심지어 종류가 더 다양해 보였다.

    파리에서 20유로로 판매하는데, 서울지점은 2만 7000원으로 두 지점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에코백 뿐만 아니라 0fr. 서울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이 파리 본점과 가격을 비슷하게 책정한 점이 눈길을 끈다.


    Mirabelle Seoul

    0fr. 서울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은 파리 워킹홀리데이 시절, 0fr을 정말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르 사장의 집에 초대받아 함께 식사까지 할 정도로 친해진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직접 차린 소품샵 ‘미라벨’에 0fr. 파리에서 티셔츠, 에코백 등을 들여와 팔며 0fr.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다 알렉산드르 사장으로부터 서울 지점 오픈을 제안 받았고, 그렇게 덴마크 코펜하겐에 이은 세 번째 매장으로 0fr. 서울이 탄생했다.

    사장은 매장을 1층은 책과 에코백 중심의 ‘0fr.’, 2층은 패션잡화 및 소품 위주의 ‘미라벨’로 나눴다. 오직 파리에만 있는 빈티지 소품들이 가득한 2층으로 향했다.

    미라벨에서 가장 인기라는 발레슈즈. 프랑스 마르세유 지방에서 온 것들 위주다.

    일일이 개인이 직접 만들어 모양이 조금씩 다 다른 세상에서 하나뿐인 잔부터, 파리에서 디자인하고 세네갈에서 제작하는 공정무역 브랜드 소품까지. 단순히 ‘예쁜 물건’이 아닌 각자만의 사연을 지녔다는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프랑스 뿐 아니라 영국,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소품들까지 찾아볼 수 있다. 간혹 어떻게 착용할지 조금은 난해해 보이는 것들까지도, 이 공간에 있으니 모든 것들이 예술적으로 보인다.

    빈티지 제품 뿐 아니라 모던 스타일의 의류, 주얼리 등도 소량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빈티지 서점+소품샵 조합의 0fr. 떠나지 못해 아쉽다면, ‘파리보다 더 파리 같은’ 이 곳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지.


    Boot Cafe Paris

    19 rue du pont aux choux

    출처= Boot Cafe 인스타그램

    파리 마레지구를 걷다 보면 ‘Cordonnerie(구두 수선집)’라는 간판이 달린 낡은 건물의 파란 카페를 발견할 수 있다. 옛 구두방 자리에 카페를 열어 ‘부트카페’로 이름붙인 이곳.

    빈티지 감성 인테리어와 한국에는 없는 푸글렌 원두로 만든 커피로 한국 여행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파란 가게 앞 알록달록한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파리 대표 포토존으로도 유명해졌다.


    Boot Cafe Seoul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46

    부트카페가 서촌에 가오픈 하자마자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페 바로 옆 벽면에는 파리 본점의 파란 건물을 그려뒀고, 파리 부트카페에 있던 의자까지 그대로 놓아 파리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

    반가운 마음에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벽화에 그려진 필리프 사장님에게 눈인사를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섰다.

    파리와는 다르게 한옥 콘셉트로 지어져 한국 지점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더했다. 파리 부트카페가 낡은 구두 수선집 건물을 그대로 쓴 것처럼, 이곳 역시 오랜 한옥집 간판을 떼지 않고 그대로 카페를 차렸다. 한옥에서 만나는 파리 카페라니. 낯설면서도 신비로운 조합이다.

    내부 규모는 아담하지만, 파리 본점에 비해서는 훨씬 컸다. 늘 갈 때마다 자리가 없어 테이크아웃만 하던 카페인데, 처음으로 앉아서 즐길 생각에 들떴다.

    부트카페의 사장 필리프와 서점 0fr.의 사장 필리프 간 깊은 친분 때문인지, 파리 부트카페에도 서울 부트카페에도 0fr. 자체 매거진이 카페 곳곳에 배치돼있다.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며 매장을 둘러보니, 파리 부트카페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몰려와 마음이 애잔해지다가도, 이렇게나마 기억 속 잊혀져 가던 부트카페를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게 된다.

    파리 부트카페와 커피 메뉴도, 원두도, 가격도 모두 같다. ‘얼죽아’인 난 자연스레 아이스 메뉴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파리를 느끼고 추억하기 위해 왔지 않은가.

    차가운 커피를 마시지 않는 프랑스에서 생활하며 괴로웠던 순간들이 떠올랐지만, 파리에서 마시던 것 그대로 부트카페 시그니처 메뉴 코르타도를 시켰다. 코르타도는 스페인 커피로 아주 진한 맛이 인상적인 라떼다.

    한국에 관심이 많던 사장 필리프가 단골 한국인 손님에게 제안해 파리 본점에 이어 최초의 분점으로 서울에 자리잡은 부트 카페.

    이곳이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로는 오슬로, 도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푸글렌 원두’를 이용한다는 점. 특유의 산미가 우유와 깔끔하게 잘 어울리고 향이 아주 좋다. 곧 국내유일 푸글렌 원두를 이곳 부트카페 서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던 내가, 진하고 따뜻한 라떼를 마시면서 파리를 담은 잡지를 보며 여유를 누린다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카페에서 멍하니 커피만 마셔도 좋았던 파리에서의 꿈만 같던 시절로 잠시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땐 왜 그 여유와 커피 한 잔의 소중함을 몰랐을까.

    오래된 건물의 작은 카페에서 즐기던 산미 가득한 커피가 생각난다면, 향긋한 커피 내음 풍기는 서촌의 낡은 한옥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지.


    ‘당일치기 파리여행’을 마치며

    ‘그래봤자 한국인이 운영하는 서점과 카페인데, 얼마나 감흥이 있겠어.’

    두 곳을 방문하기 전 들었던 솔직한 감정이다. 여행이 아무리 간절하다고 해도, 해외 느낌 나는 곳, 해외에만 있던 곳 등을 간다고 해서 떠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이 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두 공간에서 보낸 반나절은 이런 내게 예상치 못한 선물이 돼 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좀 더 자주 가고 잘 봐둘걸’ 늘 아쉬움이 남던 날 위로했고, ‘파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만 같았다.

    떠나지 못할 거라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벗어나, 조심스럽게 다시 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사진= 유건우 여행+ PD

    -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