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이야기여행 2화] 영월에서 가볼 만한 박물관|직접 먹어본 영월 맛집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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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 이야기 여행기 1화에서는 이야기 하나, 조선 임금 단종이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영월에 묻힐 수밖에 없었던 사연 & 이야기 둘, 전국팔도를 떠돌던 방랑시인 김삿갓의 무덤이 영월에 있는 이유를 풀어 보았는데요. 2화에서는 ‘박물관 고을’로서의 영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영월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 정보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 영월 이야기여행 1화


    이야기 셋, ‘박물관 고을’ 영월

    박물관이 무려 24개!

    영월은 ‘박물관 고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박물관이 24개나 있거든요. 인구 4만의 ‘군’에 있는 박물관 갯수라기엔 굉장히 큰 숫자죠.

    영월은 영화 ‘라디오 스타’의 배경이 된 곳이다. 옛 영월 KBS였던 건물이 지금은 ‘라디오스타 박물관’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선 직접 라디오 녹음을 해 보고 편집을 하는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그중엔 ‘라디오스타 박물관’이나 ‘영월동굴생태관’처럼 영월과 관계가 깊은 주제의 박물관도 있지만, ‘아프리카미술박물관’이나 ‘인도미술박물관’처럼 뜬금없이 왜 영월에 있는 건지 모르겠는 주제의 박물관도 많아요. 솔직히 그래서 영월의 박물관들을 둘러보는 여행 일정에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반전이었어요. 직접 가보니 박물관 하나하나에 기대 이상의 볼거리가 있더군요. 각 박물관에 깊은 애정을 갖고 노련하게 설명을 들려주는 해설사들도 인상적이었고요. 웬만한 대도시의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이 깨끗한 박물관 시설도 놀라웠습니다.

    라디오스타 박물관에는 LP 음반과 옛날식 오디오, 1950~1970년대 라디오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에겐 신기하고 어른들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그런데 왜, 언제부터 영월에 이렇게 박물관이 많아진 걸까요? 군청에 물어보니 노무현 정부 시절 ‘박물관 특구’로 영월이 지정되면서부터 하나둘씩 생겨난 박물관이 24개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아하 그랬던 거구나, 그제야 이해가 갔죠. 아마도 지역사회 균형 발전 정책의 하나로 시작한 것이었나 봅니다.

    라디오스타 박물관 앞 ‘카페 온에어’ 맛있는 공정무역 원두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1잔에 2000원 정도.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별마로 천문대

    24개 박물관 중에서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별마로 천문대’입니다. 높은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곳이죠. 저는 일정상 밤에 가지는 못했고, 해질 무렵에 가 보았는데요. 영월의 풍경이 한 눈에 다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서 본 노을이 그렇게 멋지더라구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여기가 바로 일몰 맛집(!)”이란 말이 절로 나왔어요.

    별마로 천문대에서 본 일몰. 너무너무 멋졌다.(이 사진 찍다가 손 얼어붙을 뻔.) 분명 일몰인데 꼭 일출 같은 비주얼.

    별마로 천문대의 천체투영실에서는 기계를 통해 마치 진짜 같은 밤하늘의 별자리를 볼 수 있는데요. 캄캄한 천체투영실에 앉아 둥그런 돔 형태의 천정을 바라보고 있으면 처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어둠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반짝이는 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눈이 어둠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의 별자리들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워낙 별 보는 걸 좋아하는 저는 이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높은 곳에 있어서 아랫동네보다 훨씬 추웠다.

    별마로 천문대의 해설사들은 대부분 천문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인데요. 해설사들이 천체투영실에서 계절별 별자리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날 들은 이야기를 조금 공유해 볼까요. 겨울철의 대표 별자리는 3개의 별이 나란히 있는 오리온 자리, 시리우스라는 밝은 별이 속해 있는 큰개 자리, 그 옆의 작은개 자리가 있습니다. 여름철 별자리로는 전갈자리가 대표적인데요. 은하수는 겨울보다 여름에 훨씬 잘 보인다고 합니다.


    낮달도 망원경으로 보면 이렇게 신기합니다. 망원경 렌즈에 스마트폰 카메라렌즈를 밀착하고 이 사진을 찍었다.

    영월 별마로 천문대에서는 달이 밝은 날, 날이 흐린 날을 제외하고는 육안으로도 밤하늘의 많은 별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천체망원경으로 달과 별의 표면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도 가능해요. 이곳에서 가장 비싼 주망원경은 2001년 당시 구입가로 무려 5억5000만원짜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비싸고 좋은 망원경으로 별 보러 가고 싶지 않으신가요? 저도 다음 번엔 밤 별을 보러 다시 가고 싶습니다.

    이게 바로 5억원이 넘는 주망원경. 이 망원경으로 밤에 달을 보면 너무 눈이 부셔 자세히 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별마로 천문대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원은 60명. 보통 한 달 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오픈되는데, 주말은 특히 빨리 마감된다고 하니 참고해 주세요.

    이야기가 가득 담긴 서민들의 그림, 민화박물관

    민화박물관 내부.

    2000년에 오픈한 영월 민화박물관. 적어도 100년, 대체로 300~400년 전의 진품 민화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곳에도 민화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춘 해설사 분들이 있는데요.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자세하고도 재미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림만 봐서는 별 감흥이 없었을 수도 있는데, 설명과 함께 그림을 감상하니 참 재미있고 흥미롭더라고요. 제가 민화박물관에서 들은 이야기를 조금 공유해 볼게요.

    민화란 누가 그렸는지 알려지지 않은 ‘작자 미상의 작품’입니다. 서민들이 그린 그림이고 낙관이 없는 것이 특징이죠. 조선 초기에는 궁 곳곳을 장식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고, 조선 중기부터는 유명한 그림을 따라 그린 작품이 늘면서 더욱 일반화되었습니다. 사실 ‘민화’라는 이름은 일본인들이 붙였다고 해요.

    또한 민화는 ‘뜻 그림’이어서 그림마다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주로 서민들의 소망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란도

    모란도

    모란은 ‘꽃 중의 왕’이라 불리는 꽃으로 부귀영화를 뜻합니다. 주로 왕비의 방을 꾸미는 데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그렇게 궁궐을 장식하는 궁모란도에는 벌과 나비가 표현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인데, 왜일까요? 모란은 향기가 없는 꽃이기 때문이라네요. 서민들의 집을 장식하는 모란도에는 종종 벌과 나비가 표현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모란은 사후세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소망을 담아 상여를 치장하는 꽃으로도 사용된다네요.

    봉황도

    봉황도

    봉황도는 상상 속 동물인 봉황을 그린 그림인데요. 지금도 청와대의 상징이 봉황일 정도로 신성시 되는 동물이죠. 봉황은 항상 암컷과 수컷이 함께 있는 동물이어서, 봉은 수컷 황은 암컷을 뜻합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봉황은 9만리를 날아가다 단 한 번 휴식을 취하는데, 오직 오동나무 아래에서만 쉰다고 합니다. 또한 살아있는 벌레 등을 절대로 잡아먹지 않는다고 해요.

    왼쪽 ‘어변성룡도’ 오른쪽 ‘어해도’

    어변성룡도

    어변성룡도는 잉어가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입신, 출세를 뜻하는 작품인데요. 옛날엔 이 그림을 책상 앞에 걸어놓고 과거시험 공부를 하는 선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워낙 인기 있는 그림이어서, 민화박물관은 이 작품을 새긴 텀블러, 액자, 쿠션 등의 기념품을 많이 제작했다는데요. 2019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이 기념품들이 불티 나게 팔렸다고 하네요.

    어해도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죠. 그래서 조선시대엔 ‘도둑을 지키라’는 뜻으로 어해도를 걸어놓는 집이 많았다고 합니다. 자물쇠의 모양이 물고기인 것도 같은 의미라고 해요.

    물고기 모양의 자물쇠

    구운몽도. 일장춘몽을 말하는 이야기인 ‘구운몽’을 병풍 형태로 그린 작품이다.

    민화박물관 2층에는 성인만 입장 가능한 춘화 전시관도 있다.

    알수록 매력적인 차(茶)의 세계, 호안다구박물관

    호안다구박물관 내부.

    호안다구박물관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중국의 옛 차 도구를 관람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차 도구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고려시대의 찻잔과 조선시대의 찻잔 모양이 왜 그렇게 다른 것인지, 명절에 조상님께 지내는 제사를 왜 차례(茶禮)라고 부르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람하면 꿀잼!

    고려시대의 찻잔. 크기도 차를 마시에 딱 좋고, 예쁘다.

    조선시대의 찻잔. 크기도 커지고 투박해졌다.


    조선의 양이잔(왼쪽)과 중국의 백자앵무잔

    재미있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양이잔’이었는데요. ‘양이(兩耳)‘는 잔의 양쪽에 귀가 달렸다는 뜻입니다. 중국을 다녀온 사신에게 “중국의 찻잔은 양쪽에 귀가 달렸다”는 말을 듣고 조선시대 도공이 만든 잔이라는데요. 정말 찻잔에 귀를 달아 놓은 모습이 매우 귀엽습니다.

    분청퇴욕배

    ‘분청퇴욕배’라는 중국 잔도 흥미로웠어요. 퇴욕배는 ‘매사에 겸손한 자가 차를 부으면 새어 나감 없이 마음을 만족하게 한다’는 뜻을 가진 잔인데요. 일정량 이상의 차를 따르면 모두 새어나가 버린다고 하네요. 이 잔의 7부 이하로 차를 부으면 새어나가지 않는다고 해요.

    이곳에선 박물관 외에도 작은 차 체험실도 운영하고 있어요. 미리 예약하면 아이들과 한복으로 곱게 갈아입고 차 예절을 배우며 차를 마시는 체험을 할 수 있답니다. 저도 이곳에서 보이차를 한 잔 마셨는데, 참 좋았어요. 나중에 다시 찾아가 여유롭게 머물고 싶은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영월의 맛

    산초기름으로 구운 두부, 다슬기 해장국, 막국수까지!

    강원도식 만두국과 산초기름에 구운 손두부

    사실 제가 강원도 사람이거든요. 어릴적부터 명절마다 외할머니가 해주신 손만두국이 있는데(이번 설에도 먹은 그 만두국) 이 식당에서 먹은 만두국이 딱 그 맛이었어요. 아주 감칠맛 나는 김치 만두국이었습니다. 또 엄마가 가끔 산초기름에 구워 주시던 두부도 제가 어릴 적부터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곳에서 산초기름에 구운 두부를 팔더라고요. 강원도 사람으로서 진짜 인정하는 강원도식 맛집입니다.

    벌떼식당

    산초두부 1만2000원, 손만두국(겨울 계절메뉴) 7000원

    다슬기 해장국, 다슬기 파전 그리고 맛있는 밑반찬


    영월엔 동강이 흐르기 때문에 다슬기 요리 식당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맛집이라고 손꼽히는 곳입니다. 장사 잘 되는 집은 딱 들어가면 느낌이 오잖아요. 서비스도 친절하고, 메인 메뉴들도 맛있지만, 이 집은 진짜 밑반찬이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다음에 또 가서 다슬기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고 싶은 곳입니다.

    다슬기향촌 성호식당

    다슬기해장국 8000원, 다슬기전 1만5000원

    막국수

    강원도 하면 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죠. 이번 출장을 함께한 분들이 다들 각 신문사에서 내로라하는 여행전문기자 분들이었거든요. 전국의 맛있다는 맛집은 다 다녀본 분들인데, 그분들이 인정한 막국수 맛집입니다. 영월에서 강원도식 막국수 먹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막국수 한그릇씩 하고 커피 생각이 나신다면, 그 앞의 카페 ‘슬로우 슬로우’도 좋아요. 서울의 웬만한 카페보다 예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고, 영월로 귀촌한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회도 열리고 있는 카페입니다. 이 카페의 주인도 서울에서 귀촌한 분이시라고 합니다.


    상동막국수 맞은 편에 자리한 카페 ‘슬로우 슬로우’

    상동막국수

    막국수 7000원

    강원도 영월에서,

    글과 사진 = 고서령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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