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TRIP]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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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unsplash

    독 계절의 변화가 둔하게 느껴지는 2020년, 불특정 다수와 한 공간에 머무는 일이 두려운 요즘이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사람 많은 곳은 일단 피한다. 잡아뒀던 약속도 취소하니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계절의 변화 대신 스스로의 변화에 민감해졌다. 예를 들면, 수면 시간을 지키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직접 요리하려 애쓴다. 옷장 깊숙히 들어있던 운동복을 꺼내 입고 몸을 움직인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챙기며 일상을 채우는 일이 이렇게 즐거웠다니.

    험난한 시기인 만큼 소개하고 싶은 공간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특이한 곳을 찾아 헤맸지만, 이번 취재에서는 최소한의 접촉과 건강한 즐거움이 우선이었다. 지역은 서울로 한정했다. 도심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일탈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스팟들을 소개한다.


    L U S H S P A

    러쉬 스파

    먼저 독특한 형식의 테라피가 있다는 러쉬 스파 경리단길 점을 방문했다. 손을 깨끗이 소독하고 2층으로 올라가니 영국 배스(Bath) 지역의 가정집을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이 펼쳐졌다. 원목 테이블에 앉아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에 받으니 긴장감이 녹아내렸다. 고객들이 편안하게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목적이라는 이 공간에는 새소리가 섞인 은은한 음악과 흘러나왔다. 러쉬는 회사 내부에 음악 팀이 따로 있어 스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직접 작곡했다는 후문. 러쉬의 공동 창립자 마크 콘스탄틴은 조류에 관심이 많아 새소리를 직접 녹음한다고 한다.

    먼저 받은 스파는 9월 론칭을 앞두고 있는 르네상스. 흑사병 이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처럼 현재의 코로나 사태 이후 어떤 시대가 열릴지 함께 찾아보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스파 프로그램이다. 20분 이상의 카운슬링은 사람은 네 가지의 체액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4체액설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질을 찾아보는 시간이다. 에디터는 ‘소속감’이라는 기질을 선택했다. 이 기질에 해당하는 향수는 Confetti로 장미와 바이올렛 리프, 샌달 우드 오일이 어우러져 편안하고 차분함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향 테라피는 향수를 작은 펜던트에 담아 소독약처럼 사용한 르네상스 시대의 유행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미지 제공 = LUSH

    기질에 따라 마사지 방식도 달라진다. 소속감과 완벽함을 선택한다면 콜드스톤으로 목과 어깨 마사지를, 희망과 목표를 선택한다면 발과 종아리를 핫스톤으로 마사지 받을 수 있다. 강력한 압력이 느껴지는 마사지는 아니지만, 후각과 촉각을 활용한 색다른 방식의 스파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특별한 향기 여정이 무너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아준다.

    두 번째로 받은 스파는 소리로 몸을 정화하는 더 사운드 배쓰. 평형기관의 균형을 맞춰 오감이 새롭게 깨어나는 스파 프로그램이다. 총 3단계로 이루어졌는데, 1단계는 알레르기 여부와 평소 생활 패턴을 바탕으로 컨설팅이 진행됐다. 더 사운드 배쓰는 청각을 주로 활용하는 테라피이기 때문에 테라피스트가 이명이나 귀 염증 여부도 꼼꼼하게 물어보았다. 2단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처럼 카카오에 아가벳 시럽을 넣은 초콜릿과 사과를 직접 달인 주스를 먹고 마시는 것. 일종의 의식을 마치고 스파룸으로 들어가 볼 차례다.

    마사지 룸 안으로 들어가니 독특한 악기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 사운드 배쓰 프로그램은 소리굽쇠, 옴, 시엔쥐, 싱잉볼 등 청력 검사를 할 때 쓰던 악기들을 활용한다. 테라피스트는 소리굽쇠로 본인의 손을 타격하고 에디터의 이마 혹은 목에 붙여줬다. 몸속 깊은 곳까지 진동이 느껴지는 경험이 굉장히 신선했다. 요가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다 잡기 위해 사용했다는 싱잉볼 연주를 들을 때는 소리의 힘이 몸속에 충전되는 듯 에너지가 차올랐다.

    이미지 출처=(좌)LUSH 제공

    독특한 향도 러쉬에서만 맡을 수 있는 들숨(Inhale) 향과 날숨(Exhale) 향이라는 설명에 숨을 향으로 만들면 어떤 냄새일까 궁금해졌다. 들숨 향은 바람에서 불어오는 청아한 향기라면 날숨 향은 사원에서 맡아봄직한 스모키하고 따뜻한 냄새였다. 트리트먼트 내내 동시에 두 가지 향을 피워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룬 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좌)김소율 여행+ 영상PD, (우)LUSH 제공

    더 사운드 배쓰는 얼굴과 두피 마사지 위주로 진행됐다. 깊은 정적 속에서 고요하게 시작하는 배경음악은 점점 웅장해졌다. 티베트 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는 배경음악은 ‘명상’이라는 단어와 정말 잘 어울렸다. 소리만으로 자연 속에서 마사지를 받고 명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비건 이어 캔들을 처음 접했는데, 촛농이 떨어지거나 불꽃이 타오르지 않도록 특수 제작된 캔들이다. 내 귀에 촛불을 꽂은 테라피스트의 가이드가 이어졌다. “몸 안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촛불이 점점 짧아질수록 불에 타는 소리가 선명해졌다. 설명만 들었을 때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불안했는데 소리가 선명해질수록 마음이 차분해졌다. 불의 따뜻함과 타는 소리가 어우러져 깊은 평안을 느낄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입욕을 즐긴 것처럼 온몸이 가볍고, 전신 마사지를 받은 것처럼 나른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42길 10

    르네상스 스파 40분 / 100,000원

    더 사운드 배쓰 스파 60분 / 120,000원


    古 好 齋

    한국의 집 고호재

    BTS가 빌보드 커버 사진을 촬영해 더욱 유명해진 한국의 집 고호재를 찾았다. 충무로역 근처 한국의 집 입구에서 몇 발자국만 걸어 들어왔을 뿐인데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문향루는 풍수지리 상 가장 기운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이곳에서는 예약제로 제철 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궁중 다과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의 집 고호재에는 좌식 공간 두 곳과 8인 이상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다리를 책상 아래에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노약자 혹은 외국인들도 이용이 편리하다. 방 곳곳에는 국내 작가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공예품들이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땀을 식히며 곳곳을 촬영하다 보니 금방 나온 1인 다과상 세트송화참외팥빙수. 9월 27일까지 진행하는 여름 메뉴이다. 인공적인 재료는 단 하나도 넣지 않고 만들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회차별 12명만 예약이 가능하며, 매주 화~일요일 총 4부 2시간제로 운영하고 있다.

    1인 다과상 세트는 전통차, 원소병으로 이루어진 음청류 2종과 떡, 과편, 다식, 정과 등 전통병과 6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여름의 앵두를 으깨 만든 즙에 녹말을 풀어 굳힌 앵두 과편은 젤리 같은 식감이다. 궁중 음식 중에서 고급으로 여겨졌다고. 앵두 과편 뒤에 있는 오미자배정과는 껍질을 벗겨 썰어낸 배에 오미자로 물을 들이고 말려서 만들어진다. 쫄깃한 식감과 잣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또 먹고 싶어지는 중독성 있는 맛이다.

    흑임자 증편은 일반적인 떡처럼 보이지만 흑임자로 색을 더한 멥쌀가루를 막걸리로 발효시켜 쪄내 떡과는 식감이 다르다.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화를 꿀이나 조청으로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아낸 샛노란 송화다식은 조금씩 베어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콩가루를 꿀이나 초정으로 반죽해 만든 갈색 콩다식은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다식을 먹고 목이 멜 때 그늘에 말린 매화꽃을 우려내어 만든 매화꽃 차와 함께 하면 안성맞춤이다.

    참외는 예로부터 귀한 과일로 여겨졌다. 물은 단 한 방울도 넣지 않고 만든 송화참외팥빙수는 여름날의 갈증을 단번에 앗아간다. 국내산 참외를 갈아서 얼린 후 국내산 팥을 올려 만든다. 참외 얼음의 개운한 맛이 인상적이어서 집에서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차올랐다. 창틀 넘어 펼쳐진 한옥과 나무들의 조화를 만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름 메뉴는 9월 27일까지. 이후 가을, 겨울 메뉴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예약을 놓쳤더라도 아쉬워 말자.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 36길 10

    1인 다과상 세트 15,000원

    송화참외팥빙수 8,000원


    정미진 여행+ 에디터

    취재협조 : 러쉬 스파, 한국의 집 고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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