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좋아서” 결혼하고, 책방까지 열게 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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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여행책방 ::

    스페인

    책방

    SpainBookshop

    럽 그 어느 나라보다도 예술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곳. 소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태어났으며, 시인 릴케가 ‘꿈의 도시’라 일컬은 곳이 바로 스페인이다. 세계 최고의 건축가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전체에 자신의 인생을 담은 많은 건축물을 남겼으니 가우디의 일기장, 전기라는 수식어도 붙여볼 수 있겠다. 햇살 좋은 오후의 노천카페에 앉아 수많은 예술가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앉은 듯한 기분을 느끼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절실해지는 계절이다.

    바야흐로 가을, 독서의 계절은 돌아왔고 여행하기에도 좋은 온도가 우리를 반긴다. 서울 한복판에서 스페인의 이야기와 문화,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오늘의 여행책방은 이름부터 스페인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이 묻어나는 ‘스페인책방’이다.


    스페인책방

    – 서울 중구 퇴계로 36길 29 기남빌딩 5층 603호

    – 월~금 :14시-20시, 토·공휴일 : 13시-18시

    – 매주 일요일 휴무

    충무로역 2번 출구에서 2~3분이면 도착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 건물 5층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동네 책방이지만 스페인이라는 한 나라의 시간과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 곳이니 과연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입구에서부터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자아내는 스페인 국기와 식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을 비추는 따스한 조명까지. 유럽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스페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빼닮은 이 책방의 사연이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많은 나라들 중 왜 하필 ‘스페인’이었을까? 스페인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 책방까지 운영하게 된 걸까, 스페인에 살다 오신 분들일까? 같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책방을 운영하는 주인 부부(에바, 다미안)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국내 유일의 스페인 전문 서점, 왜 ‘스페인’일까?

    – 국내 유일의 스페인 전문 서점이라고 들었어요. ‘스페인’이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나요?

    “되게 간단한데, 제가 스페인을 너무 좋아해서요. 언젠가 책방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고, 본격적으로 책방을 어떻게 꾸려나갈지를 생각하다 보니 제 취향이 공간에 투영되더라고요. 이름도 큰 고민 없이 ‘스페인책방’으로 지었죠. 직관적으로요.”

    고등학교 때 우연히 만난 가우디 책에 빠져들어 바르셀로나를 좋아하게 되고, 바르셀로나를 좋아하다 보니 스페인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스페인을 메인 테마로 하는 이곳에선 스페인이나 중남미와 관련된 책을 1순위로 입고하고 있다.

    “스페인 관련 책들을 1순위로 입고하려고 하지만 1년 내내 (책들이) 계속 나오는 건 아니라, 저희랑 잘 맞을 것 같고 흥미로운 책들도 같이 들여놓고 있습니다. 주로 에세이, 문화예술 관련된 책들이고요. 원서도 들여오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테마가 분명한 책방이다 보니 스페인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주로 찾는 이곳. 에바 씨가 스페인에서 직접 찍어 온 필름 사진들을 엮어 만든 에세이 ‘스페인필름’부터 아기자기한 그림·사진엽서들이 눈길을 끌었다.

    – 특색 있는 소품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직접 만드시는 건가요?

    “에코백은 스페인에서 직접 가져온 거예요. 작년까지는 스페인에 가서 가져오는 게 당연했는데, 올해는 못 가서 많이 빈약해진 상태죠. 지금 만들고 있는 굿즈는 짝 맞추기 게임 카드라고 해야 할까요, 스페인을 테마로 한 일러스트가 삽입된 카드를 제작 중이에요. 천 가방 만들기 모임도 다시 시작할 것 같고요. ”

    책방은 책뿐만 아니라 ‘문화’도 파는 곳

    제공 : 스페인책방

    이곳 스페인책방에서는 천 가방 만들기 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코로나 전에는 매일 모임이 있었다. 글쓰기, 여행 드로잉, 독립출판, 스페인어 기초반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그만큼 다채로운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도 차곡차곡 쌓였다. 최근에는 스페인의 교육 및 직업훈련부에서 인정하는 공인 어학 자격증 델레(DELE)반도 열었다. 평범한 책방에서는 보기 힘든 다소 특이한 행보다.

    – 최근 스페인어 DELE B1 반을 여신 걸로 알아요. 계기가 있을까요?

    에바) “이번에 처음 만들었어요. 델레반 같은 경우에는 제가 공부를 하고 싶어서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만들게 되었어요. 그리고 요새는 책방이 그냥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문화를 판다? 아니면 그 시간 안에서 뭔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고 생각을 해요. 계속 사람이 이 공간에 모여야 공간이 활기를 가지잖아요. 어떻게 하면 책방에 사람이 모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책방이면서 문화공간이기도 하네요. 이곳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제공 : 스페인책방

    다미안) “일단 저희는 하몽 모임을 하면 집에를 안 가고.. 일 주년이라든지 연말에 파티를 하는데, 하몽파티가 마감이 가장 금방 되는 편이에요. 3-4시간 무제한으로 카빙하시는 분이 직접 다리를 가지고 오면 그 자리에서 썰어주시는 건데,테이블을 펼쳐놓고 와인이랑 맥주까지 준비해서 같이 먹죠.”

    신청해서 오시는 분들은 주로 저희 책방에 원래 관심을 가지고 계시던 분들인데요. 스페인에 살다 오셨거나, 살고 싶어 하거나, 여행을 하고 싶거나, 전공을 했거나. 모르는 사람들끼리 30명 모여 앉아있어도 금방 이야기가 이어져요. 맛있는 음식도 있고 하니까 분위기가 좋아서, 일찍 가시는 분들이 12시에 가시고. 보통 해 뜰 때까지 많이들 남아 계시죠. 하몽 파티가 연중 가장 크고 즐거운 행사로 기억에 남아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스페인의 대표적인 생햄인 하몽과 와인을 즐기는 시간은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의 책방 공간이 스페인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이분들, 스페인에 정말 진심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스페인 여행을 꿈꾸는 입장에서 어디 가서 얻기 힘든 고급 정보들을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솟았다.

    ‘스페인책방’이 추천하는 [단계별] 스페인 여행지

    – 소소한 질문인데요. 스페인 여행을 가려면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게 좋을까요?

    에바)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는 영어로도 충분히 관광이 가능하고요. 시골로 갈수록 영어가 아예 안 통할 수도 있거든요? 관광지만 간다고 하면 스페인어를 꼭 안 해도 되는데, 관광객이 많이 없는 곳을 가고 싶다면 스페인어를 하면 좋죠. 산 세바스티안도 대도시에 속해서 영어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다미안) “스페인어를 하면 확실히 여행의 깊이가 달라져요. 영어를 가지고 가면 관광이 되고, 스페인어를 할 줄 알면 여행이 되는 것 같아요.”

    할 줄 아는 스페인어라고는 고등학교 제2외국어 시간에 배운 간단한 인사말 정도가 다인데, 스페인어를 할 때 진정한 여행을 즐기게 된다는 조언에 다시 스페인어 책을 꺼내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나라의 언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 나라에 몇 번째 방문인지에 따라 여행의 방법도 느낌도 달라질 터. 그래서 물어봤다. 초심자부터 고수까지, ‘단계별’ 스페인 여행지로는 어디가 좋을까요?

    1. 스페인 여행 초심자를 위한 도시, ‘바르셀로나’

    출처 : Unsplash

    에바 씨를 만나기 전에는 스페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다는 다미안 씨. 스페인에 푹 빠져있던 에바 씨를 만나 같이 살며 스페인에 두 번 방문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르셀로나는 “충분히 도시이면서 충분히 스페인이고, 바다도 있고, 가우디도 있는” 곳. 딱 한 번 스페인을 방문한다면 바르셀로나 한곳만 방문해도 충분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러 면에서 충족이 되는 여행지다.

    2. 좀 더 높은 경지라면.. ‘안달루시아’&‘카미노’

    출처 : Unsplash

    가장 ‘스페인스러운’ 도시로 생각된다는 스페인 남쪽 끝의 ‘안달루시아’ 지방. 흔히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뜨거운 태양, 강렬한 색감, 활기찬 분위기 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알함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도 안달루시아 지방에 속한다. 투우가 시작된 곳인 세비야에서도 남부 지방의 정열을 느낄 수 있다.

    출처 : Unsplash

    시간이 충분하고 스페인을 이미 여러 번 경험해 본 사람에게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추천한다. 순례길이라고 하면 조금 익숙할까. 완주하는 데 한 달이 조금 넘게 걸리기에 방학을 맞이한 학생, 또는 퇴사나 은퇴를 한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여행 코스다.

    3. 스페인 여행의 고수가 되고 싶다면, 북쪽으로!

    출처 : Unsplash

    스페인을 이미 몇 차례 방문한 이들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스페인의 북쪽 지방. 상대적으로 국내에 덜 알려져 있고, 관광상품도 별로 없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빌바오’라던가, 유럽 사람들의 휴양지라고 하는 ‘산 세바스티안’이 대표적. 특히 미식의 도시로 유명한 산 세바스티안에는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이 세 곳이나 있다. 해변이 유명하기도 하니 휴양을 원한다면 이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스페인책방’에서 추천하는 [유형별] 책

    추천 여행 지도 들어봤으니, 책방에서 추천하는 책도 안 들어 볼 수가 없었다. 스페인어를 막 배우기 시작했거나, 스페인 여행을 꿈꾸고 있다거나, 스페인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고 있을 이들을 위한 유형별 책들을 소개받았다.

    스페인어·스페인 음식 속으로

    원서로 된 책도 많지만, 스페인어 입문자들을 위한 기초 단어, 문장 패턴을 다루는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2년 동안 살다 온 작가의 <스페인 가정식 레시피>도 추천 책 중 하나. 현지 사람들이 먹는 가정식을 접하며 일기처럼 기록한 책이다. 느긋한 휴일, 귀여운 일러스트로 된 조리법을 참고하며 스페인 가정식 만들기에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책.

    책으로 떠나는 스페인 도시 여행!

    바르셀로나에서 2년간 살아보기를 실천하고 써 내려간 이야기 <바르셀로나, 지금이 좋아>. 타지에서의 삶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바르셀로나에서 꼭 가볼 만한 축제와 걷기 좋은 동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가게 등 여행자들을 위한 정보도 아낌없이 담은 책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 스무 곳을 거닐며 스페인의 진짜 매력을 찾아가는 <스페인 소도시 여행>도 추천한다. 생소한 풍경뿐 아니라 그 속의 음식, 역사, 예술,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흥미로운 책이다.

    스페인 책방의 시그니처 Book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결혼한 에바씨와 다미안 씨의 이야기를 담은 <행여혼신>. 거꾸로 시작한 결혼 이야기라 제목도 신혼여행의 거꾸로다. 여행을 위해 결혼했다는 쉽지 않은 과정을 담은, 어디서 만나보기도 쉽지 않은 책. 에바 씨가 스페인 여행에서 찍어 온 필름 사진들을 엮어 만든 <스페인 필름>도 있다. 당장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요즘, 대리만족하기에 최적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스페인에 가는 그날까지

    힘든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흔히 문화비를 가장 먼저 줄인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운영하는 이들이 즐거워야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지는 공간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스페인책방. 최근 온라인 매장을 더욱 활성화하고 온라인으로 소통하기 위한 여러 워크숍, 팟캐스트도 기획하는 중이다.

    좋아서 여행을 떠난 나라, 그 나라가 좋아서 차린 책방. 이 낭만적인 공간은 우리가 다시 스페인에 갈 그날까지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 스페인을 좋아한다면, 책을 좋아한다면, 또 새로운 만남을 좋아한다면 스페인책방을 방문해보자.

    심수아 여행+ 인턴기자

    사진= 양현준 여행+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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