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혹은 바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스폿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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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유신영 여행+ 영상 PD

    느새 6월, 공기부터 달라졌다. 얼굴을 덮고 있는 마스크 틈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무게가 제법 뜨겁다. 매년 반복되는 더위와의 싸움을 생각하면 피하고만 싶은 여름이지만 우리에겐 휴가가 있다. 비행기를 타고 1시간이면 만날 수 있는 제주는 올여름 가장 뜨거운 휴가지가 될 예정이다. 지난달 출장 차 제주도에 방문한 김에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스폿들을 골라 다녔다. 숲 혹은 여러 종류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 광활한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 중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 골라보시길 추천한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 담긴 제주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FOREST VIEW 01.

    삼다수숲길

    익숙한 이름이 궁금증을 자극하는 삼다수숲길은 사실 오래전 사냥꾼과 말몰이꾼이 이용했던 오솔길이었다. 2010년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와 교래리 주민들이 힘을 합쳐 숲길을 닦았다.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 명소인 이곳은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동쪽으로는 송당, 남쪽으로는 서귀포, 북쪽으로는 제주시와 맞닿아 있다. 교래 소공원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입구가 등장한다.

    여기서 팁은 숲길 입구에도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점. 무더운 날씨에 차를 타고 방문했다면 반드시 교래 소공원이 아닌 숲길 입구에 주차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걷는 것이 더 좋다면 교래 소공원에 주차를 하고 삼다수숲길 리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입구가 등장한다. 에디터가 선택한 코스는 1번 코스로 삼다수 숲길을 가볍게 맛보기 좋은 길. 봄철이면 탐방로에 핀 다양한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1코스는 1.2km, 2코스는 5.2km, 3코스는 8.2km로 각각 거리가 다르다. 1코스를 도는데 약 30분 정도 걸렸다. 1970년대 심은 삼나무들이 약 30m 길이로 성장해 숲을 가득 채웠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면 엄청난 높이가 와닿는다. 빼곡한 삼나무 숲을 따라 걷다 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몽환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 교래곶자왈, 맨틀 포획암, 돌문화공원, 산굼부리(천연기념물 제263호) 등이 있다. 삼나무 숲길을 중심으로 붓순나무, 황칠나무 등 희귀식물 군락지와 다양한 생물들이 공존하고 있어 생태적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2018년 교래 삼다수마을이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지정됐다. 특히 봄과 여름에는 벌레와 진드기에 물릴 위험이 있으니 긴 바지와 운동화 착용을 추천한다.


    FOREST VIEW 02.

    보롬왓

    ‘제주 바람이 부는 밭’이라는 뜻을 지닌 보롬왓은 입구부터 사진 스폿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보롬왓은 실내, 야외, 카페로 구성되어 있으며 농장 관리비 개념의 입장료는 성인 및 중고등학생 기준 4000원이다. 영업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관람 가능하다.

    먼저 비닐하우스 형태의 실내 공간에서는 장미, 나팔꽃 등 익숙한 꽃부터 미세먼지를 흡수한다는 수염 틸란드시아 등 낯선 식물까지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에디터가 방문했을 때에는 꽃봉오리를 틔운 별수국이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별수국은 서귀포에 위치한 영주산에서 처음 발견됐고, 영하 30도의 서리가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해 독특한 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수국보다 잎사귀 폭이 좁고 겹꽃으로 별 모양을 하고 있어 별수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롬왓은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클래스를 운영한다. 먼저 ‘아꼬운 밧’은 제주의 밭과 바다에서 온 천연 재료 메밀, 녹차, 레드비트, 귤피, 강황, 감태를 활용해 제주 색깔 놀이를 하는 클래스이다. 만 3세에서 1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아이들은 밭에서 다양한 식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색을 이용해 직접 오브제와 꽃다발을 직접 만든다. 참가비는 3만5000원이며 소요시간은 2시간이다. 성인과 어린이 모두를 대상으로 한 ‘플랜트 뱅크’에서는 화분심기와 아트 작업을 해볼 수 있다. 식물 기르기 미션을 따라 완성하면 작은 자격증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참가비는 1만5000원이며 소요시간은 30분이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매력적인 보라색 유채꽃밭으로 달려가 촬영 버튼을 계속 누를 수밖에 없었다. 웨딩 촬영, 가족사진 촬영 등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유독 많이 보였던 장소이다. 노란색 유채꽃은 쉽게 볼 수 있지만 보라색 유채꽃은 귀하다는 생각에 몰려든 것이 아닐까. 다만 유채꽃밭이 생각보다 넓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다.

    5월에 핑크색으로 피는 삼색버드나무는 6월이면 새하얀 색으로 변한다. 에디터가 방문한 5월 말에는 핑크색 꽃과 흰색 꽃이 번갈아 피어 코랄 색에 가까웠다. 삼색버들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핑크색이 짙어진다. 삼색버드나무를 옆에는 메밀꽃이 펼쳐진 밭과 아담한 포토존이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의자, 발 받침대 등이 많아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FOREST VIEW 03.

    아부오름

    아부오름은 일찍부터 아보름이라 불렸다. 송당마을과 당오름 남쪽에 있어서 ‘앞 오름’이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 또한 산 모양이 움푹 파여있어 가정에서 어른이 믿음직하게 앉아있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금의 ‘아부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름 둘레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5분. 초반에는 위 사진처럼 완만해 웃으며 출발하는데 위로 갈수록 경사가 급격히 높아진다. ‘너무 힘든데?’라는 생각이 들 때쯤 딱 둘레에 도착한다.

    우측 이미지 출처 = 제주관광공사

    눈앞에 펼쳐지는 한라산과 다른 오름들에 시선이 빼앗긴다. 푸른 하늘과 초록빛 나무들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이렇게 특별할 수가. 사실 아부오름이 유명한 이유는 원형 분화구 때문인데, 직접 이곳을 걸어보니 분화구 전체가 평지처럼 느껴져 흥미로웠다.

    큰 원의 형태로 이어지는 오름 둘레길은 앞으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시작한 자리에 도착한다. 이 오름은 바깥 둘레는 약 1400m, 바닥 둘레 500m, 화구 깊이 78m이며 전 사면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오름이 낯선 초보자에게도 무난한 편으로 전체를 다 둘러보는데 대략 20분 정도 소요된다.


    OCEAN VIEW 01.

    사계해변

    사계해변을 찾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카페 ‘뷰스트’ 앞에 서면 어디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지형 때문. 사계해변으로 검색해서 오면 10분 정도 더 걸어야 하니 이점을 꼭 유의하자. 계단을 내려와 바닷가로 가까이 걸어올수록 탄성이 나왔다. 두더지 굴 같은 이곳은 요즘 떠오르는 포토 스폿이다.

    사막의 모래보다는 알이 굵고 뭉쳐져 있는 것이 마치 돌과 같아서 신비스럽다. 사계해변은 위도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해변이라고 한다. 연속성이 양호한 사빈(모래가 퇴적된 해안 지형)으로 사빈 퇴적물 중 패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중간중간 사람 발보다 더 큰 구멍이 뚫려있어 아이들과 방문할 때에는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또 다른 팁은 반드시 간조 시간을 확인할 것. 만조시간에 가면 물이 차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깨끗한 바닷물과 형제섬, 그리고 특징적인 화순리 퇴적층과 그 위에 자생하고 있는 다양한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사계해변은 제주 올레길 10코스에 해당해 최근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해안가 중간중간에 의자처럼 패어있는 곳이 많아 앉아서 쉬거나 사진 촬영에 제격이다. 다만 바로 아래 바다로 떨어지는 곳들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OCEAN VIEW 02.

    월령리 선인장 군락

    국내 유일의 선인장 야생 군락지인 이곳은 2001년 9월 11일,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됐다. 2017년 tvN ‘강식당’의 주 촬영지로 근처 선인장 마을에서 강호동과 크루들이 식당을 운영해 화제를 모았다.

    생각해 보니 살면서 빼곡히 자라난 선인장 그리고 바다가 함께하는 광경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떻게 선인장이 이곳에 자라게 됐을까. 여러 설이 있지만 선인장 씨앗이 멕시코에서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이곳에 밀려와 땅이나 바위 틈에 기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선인장은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에 강해 가뭄에도 살아나고, 6~7월엔 노란 꽃이 핀다. 특히 백년초라고 불리는 열매는 소화기 및 호흡기 질환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선인장 모양이 손바닥을 닮았다고 하여 ‘손바닥 선인장’으로 부르고 있다.

    바다 앞 모래밭과 바위 사이에 피어난 손바닥 선인장들은 존재 자체로 기묘하다. 월령리 선인장 군락은 선인장의 지리적 분포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손바닥 선인장과 청량한 제주 바다, 풍력 발전기와 월령포구가 한 데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OCEAN VIEW 03.

    수월봉 엉알길

    수월봉 고산기상대 아래 바다 쪽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있다. 독특한 이름 ‘엉알’은 큰 바위, 낭떠러지 아래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곳의 바위들은 응회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양한 지층을 볼 수 있는 지질학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수월봉의 화산 쇄설암 지층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질 트레일 명소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곳곳에서 안내판을 볼 수 있었고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해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수월봉은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면서 만든 화산체에 일부이다. 화산이 터지면서 날아든 화산 쇄설물과 화산탄이 모여 거대한 언덕을 이룬 것이다.

    독특한 지형과 생성 과정 때문에 학술조사를 하고 있는 연구원들도 볼 수 있었다. 촘촘히 쌓인 지층에 콕콕 박혀있는 화산탄 알갱이들이 정말 특별하다. 이곳에서는 지층이 휘어진 탄낭구조를 볼 수 있는데, 무수히 많은 화산탄은 수월봉의 화산 활동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났는지 짐작케 한다.

    화산 분출구에서 멀어질수록 작은 화산탄 알갱이와 현무암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월봉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차귀도가 보인다. 화산이 만들어낸 수월봉 아래에서 새삼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화산 분출 당시 분화구에서 뿜어 나온 화산분출물이 약 70m 두께로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어 장관을 이룬다. 다행히 산책로가 잘 꾸며져 있어 걸어서 둘러보기에 무리가 없다. 하지만 바다 쪽으로 나와서 구경을 할 때에는 현무암 지형이 꽤나 울퉁불퉁해 넘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잘 보존된 화산재 지층과 해양 환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수월봉 엉알길을 추천한다.

    정미진 여행+ 에디터

    취재협조 = 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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