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하나뿐인 ‘안성맞춤’ 기념품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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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낯설지만, 공예가들 도움받아

    공산품과는 다른 개성 넘치는 작품 완성

    어린이와 노인에게는 집중력 강화 훈련도

    성은 만듦에 특화된 도시다. 대표적인 수식어가 ‘안성맞춤’이다. 오죽하면 안성에서 생산하는 라면 브랜드에 ‘안성’을 붙였겠는가. 안성은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여서 유기, 짚, 갓 등을 판매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 후예들이자 지역 예술가들이 안성의 대표적 테마파크 안성맞춤랜드의 목금토크래프트에 모였다.

    금토크래프트는 공예품의 대표적인 재료인 나무, 금, 흙을 조합한 작명(네이밍)인데, 본뜻과 다르게 일·월·화·수에 쉰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목금토크래프트가 있는 안성맞춤랜드는 남사당공연장을 비롯해 박두진문학관, 천문과학관, 공예문화센터, 야생화단지가 자리해 볼거리가 풍부하다. 주말마다 잔디밭에서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이 텐트 치고 쉬는 휴식처다. 목금토크래프트를 방문하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 관광단지인 셈이다. 여행플러스가 7개 공예 분야 중 6개를 체험하고 후기를 작성했다.

    천연 캔들 체험

    “향과 색은 선택, 다만 결과물은 랜덤이야”

    체험 및 작성자 = 강예신






    체험 리스트를 쓱 훑어보다가 ‘천연 캔들’이라는 단어에 눈이 확 꽂혔다.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천연 재료에 관심이 많고, ‘향 덕후’라 자부하는 필자다. 망설임 없이 천연 공방을 선택했다.

    공방에 들어서자마자 산뜻한 향이 반겨준다. 김진하 작가의 설명을 따라 해보니 아이들도 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캔들의 종류, 모양, 색상, 향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향도 7가지 선택지가 있어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캔들의 모양, 꾸밀 색상까지. 전반적인 디자인에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구상했던 결과물과 같은 모습으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 캔들의 큰 틀은 정하고 만들지만, 주변 온도 등에 따라 무늬가 어떤 모양으로 나올지, 색이 어느 정도 섞일지 등은 결과물을 봐야 알 수 있다. 초가 굳는 걸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긴장감 넘친다. 필자가 제작한 초는 굳으면서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완성돼갔다. 김 작가가 “여태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법으로 디자인했는데, 한 번도 못 본 흐름”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예상했던 결과물은 아니었지만, 의외여서 더욱 재밌었던 체험. 캔들의 원료, 디자인에 따라 가격 및 소요시간이 다르므로 사전에 문의하면 좋다. 필자가 체험한 양초는 1만 5000원.

    금속 체험

    내손으로 내가 만든 나만의 악세사리

    체험 및 작성자 = 신해린





    금속 체험은 금속 재료를 활용해 반지, 팔찌,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나 동판 책갈피 같은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이다. 고사리 손이 덤비기엔 고난도 작업으로 보였다. 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장경아 작가는 “망치를 들어 올릴 힘만 있으면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는 체험”이라 안심을 시켰다. 게다가 장 작가는 “100% 순은을 이용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걱정도 없고 도둑놈이 훔쳐갈 걱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연인, 친구, 가족 모두 할 수 있지만, 금속체험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망치질이나 사포질 같은 색다른 체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 치수를 재고, 길이에 맞춰 잘린 금속에 직접 이니셜을 새겼다. 치수에 맞춰 동그랗게 마는 망치질까지 하면 절반 정도 완성이다. 그 위에 핸드피스(사포)로 살살 때 빼고 광을 내주면 끝! 이렇게 쉽게 반지가 만들어지다니. 시중에선 절대 구할 수 없는 나만의 디자인으로 만든 나만의 반지였다. 조금은 투박해 보여도 마음에 쏙 들었다.

    은으로 된 액세서리는 착용할수록 광이 난다. 빼두면 변색 되는데 그땐 소다와 치약으로 닦아주면 처음의 빛을 찾을 수 있다. 금속 체험비는 은반지 기준 1만 5000원이고, 4인 기준 1시간가량 소요.

    천연 염색 체험

    노랗게 빨갛게 파랗게, 자연의 색으로 물들임

    체험 및 작성자 = 신해린






    오로지 천연 섬유에만 할 수 있다는 천연 염색. 자연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기법으로 문양을 낸다. 가족이 와서 함께 가족티셔츠를 만들거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가방, 신발, 손수건 등을 물들일 수 있다. 장경애 작가는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어서 체험자 모두가 두 손 가득 뿌듯함을 갖고 돌아가요”라고 말했다. 쪽으로 파란빛을 내고, 메리골드로는 노란빛을, 소목나무로 빨간빛을, 감즙으로 갈색빛을 낸다. 전부 자연에서 온 색들이 어우러져 나만의 독특한 작품이 된다.

    체험으로는 기다란 흰 스카프에 홀치기 기법으로 염색을 해봤다. 회오리 모양으로 천을 말아 고무줄로 고정시키고, 미리 발효시켜 놓은 천연 염색물에 푹 빠뜨린다. 그 안에서 손으로 조물조물 하다보면 하얬던 스카프가 서서히 초록색으로 물든다. 어느 정도 염색물을 들인 후 물에 헹구면 완성이다. 아무것도 없던 하얀 천이, 그럴싸한 타이다이 스카프로 변신했다.

    염색이 마른 후에도 물이 빠질 수 있어 집에서도 몇 번 헹구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엔 식초물에 헹궈 염색을 중성화시켜야 더는 물이 빠지지 않는다. 체험비는 면 머플러 1만 5000원이고, 소요시간은 1시간 내외.

    한지 공예 체험

    한지로 뭘 만들수 있냐고? 뭐든!

    체험 및 작성자 = 손지영






    기껏해야 한지로 종이접기 정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과소평가였다. 최지영 공예가가 준비한 체험은 무려 한지 시계 만들기였다. 시계의 기본 틀인 사각형 종이에 밀가루 풀을 바른 한지를 붙인다. 한지에 나뭇결 같은 무늬는 검정색 한지를 유한락스와 물로 탈색을 시켜 모양을 낸다. 흥미롭게도 한지 겉면에도 풀칠을 했다. 최 공예가는 “풀을 바르면 거친 한지가 맨들맨들 해지면서 견고해져요”라고 이유를 알려줬다. 실제로 겉면에 밀가루 풀을 여러 번 칠하니 한지가 끈적끈적해지지 않고, 오히려 질기고 단단해진다. 체험은 풀칠과 붙이기의 연속이다. 대단한 섬세함을 요구하지 않는 풀칠과 쉽게 착착 잘 달라붙는 한지 덕에 갈수록 속도가 붙는다. 손끝에 전해지는 ‘한지의 맛’은 시계장치를 넣으려고 뒤쪽에 구멍을 낼 때 절정에 다다랐다. 어려운 작업이 될 줄 알았는데, 우리의 종이 한지는 손으로도 쉽게 쭉쭉 찢어져 한순간에 팔각형의 구멍을 만들 수 있었다. 쉽고도 재밌는 작업이라서 어르신들이 치매 예방을 위해 체험을 신청하거나, 초등학교 단체체험 예약도 많다고 한다. 한지 시계가 거의 완성될 무렵 최 공예가는 “한지가 한정적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체험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한지를 흔히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한복 입기가 몇 년 전부터 유행인데, 한지도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해질 날이 오지 않을까. 체험시간은 1~2시간 정도이고 비용은 1만 5000원이다.

    가죽 공예 체험

    두 손으로 바늘을 놀리다가 빠져드는 가죽의 세계

    체험 및 작성자 = 손지영






    핸드메이드 가죽제품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만들어 볼 기회는 없었다. 가죽 파우치부터 미니 다이어리까지 다양한 가죽 공예 체험을 제공하고 있는 이주연 공예가와 가죽 지갑을 만들어봤다. 우선 마음에 드는 가죽을 고른 후 일정한 박음질을 위해 가죽에 희미한 선을 긋는다. 그리고 포크처럼 생긴 도구 치즐과 망치를 이용해 일정하게 구멍을 뚫는다. 가죽에 치즐을 대고 망치로 탕탕 내려치니 묘하게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그 후 가장 핵심 작업인 새들 스티치와 박음질로 이어진다. 새들 스티치는 명품 가방 브랜드 에르메스에서도 자주 쓰이는 박음질 기법이다. 실 양쪽에 모두 바늘을 꿰서 양손을 교차하며 바느질을 하는 게 포인트다. 처음에는 한 손으로도 서툰 바느질을 양손으로 하려니 손동작이 어눌하지만, 점점 손에 익으면서 새들 스티치 기법에 빠져든다. 가죽을 고정하는 도구 ‘포니’에 앉아 양손을 공중에서 번갈아 움직여가며 바느질을 하고 있으니, 일일 에르메스 장인이 된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든다. 테슬까지 장식으로 달아주면 나만의 가죽 지갑이 탄생한다. 망치로 속 시원하게 구멍을 뚫고, 조심조심 집중하게 만드는 바느질 작업은 특히나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의 집중력을 기르는 데 안성맞춤이란다.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체험비는 1만 5000원이다.

    도예 체험

    나라 아닌 내가 정한 크기의 밥그릇을 가져보자

    체험 및 작성자 = 권오균





    도예 해보셨나요? 아니요. 답을 듣자 이환원 공예가는 밥그릇 제작을 제안했다. 쌀이 귀한 60~70년대 밥그릇 크기를 나라에서 정했다며, 자신에게 맞는 세상 하나뿐인 밥그릇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이 공예가는 도자기가 마르고 굽는 과정에서 꽤 쪼그라든다며 더 키우라고 조언했다.

    도예 체험은 손 물레와 전기 물레로 할 수 있다. 먼저 손 물레부터 돌입했다. “흙은 물이 닿으면 붙는 성질인 점력과 모양을 유지하는 가소성이 있는데, 두 가지가 우수한 그래서 진흙은 도자기에 적합합니다” 설명을 들으면서 바닥을 만들고, 돌돌 말아 탑을 쌓듯이 한 줄 한 줄 진흙을 올려 형태를 잡아 주는데, 쉽지 않다. 이환원 공예가는 “도예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차분해져요”라고 말했다.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공예가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기 물레는 영화 ‘사랑과 영혼(원제는 Ghost)’에 나오는 그 물레다. 페달을 밟으면 물레가 도는데 속도 조절이 어렵다. 호기롭게 도전했으나 손만 넣으면 어그러진다. 적어도 몇 개월을 배워야 숙달된다고 한다.

    이 공예가는 아이들에게 강조한다. “다르게 만든 게 틀린 게 아니에요. 또 도자기가 비싸다고 하는데, 직접 만들어 보면 왜 비싼지를 알게 됩니다. 대량생산하는 제품과는 전혀 다른 도자기가 탄생하거든요.” 도예 체험의 목적은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체험으로 만든 도자기를 바로 가져갈 수는 없다. 일단 말리고, 그다음에 구워야 해서 완성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 도자기는 집으로 보내주거나 찾아가도록 한다. 도예 체험비는 1만5000원이고, 시간은 40분가량 걸린다.


    목금토크래프트는 안성 지역 7명의 작가가 의기투합한 단체다. 왼쪽부터 장경애 작가(천연염색), 성영숙 작가(직조), 이한원 작가(도예), 이주연 작가(가죽), 최지영 작가(한지), 김진하 작가(천연비누&캔들). 장경아 작가(금속). <제공 = 목금토크래프트>

    올해 한국관광공사는 목금토크래프트를 으뜸두레로 선정됐다. 으뜸두레는 전국 190여개 관광두레 중 8개뿐인 우수 사업체다. 목금토 크래트프 대표이기도 한 이환원 공예가는 “공동체성과 사업의 지속성을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성맞춤랜드를 방문한다면 목금토 크래트프의 문을 두드려 보시길. 세상 하나뿐인 기념품도 만들고, 공예의 세계에 눈을 뜰 수도 있다.

    (주소 : 경기 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 198-10, 문의 전화 : 031-675-6546)

    [권오균 여행+ 기자, 강예신·손지영·신해린 여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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