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욕 갖춘 겨울 여행지 경북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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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하다. 해외고 국내고 나가기가 염려스럽다. 꿀맛 겨울휴가. 그래도 나가야 한다면, 청정 여행지 울진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삼림욕 포인트까지 있으니 바이러스 제로지대. 게다가 겨울이면 먹는 즐거움까지 배가된다. ‘되게’ 맛있는 울진 대게가 제철이다.

    진은 삼욕을 갖춘 고장이다. 삼욕은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을 이른다. 서쪽으로 태백산맥 자락이 내려오고 동쪽으로 동해를 접한 울진은 예로부터 수려한 경치로 칭송받았다. 송강 정철은 관동팔경이라 하며 대관령 동쪽 명승지 8곳을 꼽았는데, 이 중 월송정과 망양정이 울진에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1초도 눈을 떼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진다. 넘실대는 파도를 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꿈틀댄다. 겨울이라고 웅크리고만 있어서 좋을 게 없으니 삼림욕도 해볼 만하다. 걷다 지치면 백암온천과 덕구온천에서 뜨끈한 물에 들어가 노곤 노곤하게 몸을 녹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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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들고 싶은 울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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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뛰어들고 싶은 울진바다


    ◆ 삼림욕 : 천년고찰 불영사 가는 길

    삼한사미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겨울까지 난리다. 울진은 공기가 맑아 하늘과 바다, 그리고 숲까지 더욱 색이 진하다. 한 마디로 울진은 미세먼지 청정구역인 셈이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거닐기 좋은 길도 여러 군데 있다. 불영사로 향하는 길도 그중 하나이다. 불영사는 경북에서 경주 불국사의 말사로 조계종 제11교구이다. 651년 신라시대인 진덕여왕 때 창건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현재는 여성 스님들이 수행하는 비구니 사찰이다.




    천년고찰 불영사 풍경.

    불영사로 가는 1km 남짓한 흙길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99곳’에 포함됐다. 일주문을 지나 쭉쭉 뻗은 금강송과 바위산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불영사에 도달한다. 불영사계곡의 우렁찬 냇가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불영사 입구엔 마치 거울처럼 불영사 풍경을 비춰주는 연못이 자리한다. 이 연못에 부처 형상의 바위 그림자가 연못에 비친다고 하여 불영사라 불리게 되었다.

    대웅전 안에는 꼭꼭 숨어있는 재미가 있다. 대웅전 입구에 거북이 두 마리가 목을 내어놓고 있는데, 몸통이 대웅전 내부 천장에 작은 형태로 들어가 있다. 불영사가 하도 화재로 소실되기가 빈번 하자 거북으로 화기를 누르려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 두었다. 그래도 화재가 계속되자 대웅전 내부에 몸통을 넣었다. 희한하게 몸통이 자리한 이후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 옛 선조의 해학이 지혜인 듯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성류굴.

    불영사 인근 성류굴도 들러볼 만하다. 성류굴은 총 길이 870m로 주굴 330m, 주굴에서 이어지는 지굴 540m이며, 현재 일반인에게 개방된 구간은 270m다. 안전모을 착용하고 허리를 잔뜩 숙이고 굴속으로 들어가면 여러 가지 모양을 한 기암괴석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랑의 종, 로마의 궁전, 성모마리아상 같은 이름을 붙였는데 자세히 보면 그렇게 보인다. 아주 그럴싸하다. 신라의 화랑이 횃불을 밝히고 결의를 다졌고, 진흥왕도 즉위 5년 전 ‘김진흥’이라는 이름으로 방문한 흔적을 벽에 새겼다. 임진왜란 땐 백성 500여 명이 왜적을 피해 숨어들었다가 입구가 막혀 굶어 죽었다는 슬픈 사연도 간직하고 있다. 동굴은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실외보다 따듯하고, 여름철에는 시원해 아이들과 구경하기도 좋다. 박쥐를 비롯해 50종이 넘는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개방구간의 끝 무렵 물속 석순이 있는데, 그 주위를 물고기가 유유히 배회한다. 성류굴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시간이다. 마감 30분 전에 입장이 종료된다.




    해안도로와 촛대바위.

    ◆ 해수욕 : 관동팔경과 등기산 스카이워크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버스 안, 고목에 매미 붙듯이 다들 창문가 자리를 차지했다. 해안가 자리 창밖으로 일렁이는 파도가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버스에서 뛰어내려 달려들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울진 북쪽 망양정에서 남쪽 후포항까지 102km 해안도로는 차를 잠시 세우고 싶은 마음이 끊임없이 든다. 정말로 잠시 멈춰서 촛대바위나 망양휴게소에서 파고를 감상할 수도 있다. 촛대바위는 도로를 건설할 때 어려움을 감수하고 남겼는데, 바위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모양이 꼭 촛대 같아서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망양휴게소는 풍경명소로 손꼽히며 ‘가장 아름다운 휴게소’라는 명성을 얻었다.



    월송정 풍경.

    진득하게 옛 성현의 정취를 느끼려면 아무래도 관동팔경에 발길을 주어야한다. 관동팔경 중 하나인 월송정은 고려 시대에 처음 지어진 누각이다. 처음 세워졌을 땐 경치 감상용 누각이 아니라 왜구의 침입을 감시하는 초소로 역할이 강했다. 그렇지만 비가 갠 후 달빛이 비칠 때 풍경이 아름다워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이 붙었다. 또 다른 속설을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어왔다는 내용이다. 두 가지 모두 경치를 칭송하는 의미는 차이가 없다. 월송정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시 구절 중 “난간에 기대어 깨닫지 못하는 사이 오래 침음하니, 졸필이라 만에 하나도 형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네”라는 구절이 있다. 목은 이색의 아버지 이곡이 남긴 시구이다. 그는 고려 시대 원나라 과거에 급제하여 실력을 인정받은 문장가이다. 그런 문장가조차 아름다움을 형언하기 어려운 한계를 자각하고 자신을 책망하였던 것이다.

    조선시대 숙종 임금이 정자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라 한 망양정도 빼놓기 어렵다. 숙종은’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현판을 하사하였다.


    망양정 풍경.

    망양정에 올라서 바다를 보는 풍경은 은빛 모래와 동해, 그리고 1만여 그루 소나무가 어우러진 선경이다. 저 파도를 타고 신선이 넘어오고, 왜구가 침입하고, 간첩이 잠입하더니 이제는 관광객이 몰려든다.



    등기산 스카이워크.

    요즘 뜨는 명소는 등기산 스카이워크다. 하늘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다. 등기산 공원에서 갓바위 공원으로 난 해상교량으로 높이는 20m이고 전체 길이는 135m에 달한다. 강화유리가 설치된 57m 구간이 핵심이다. 덧신을 신고 스카이워크를 걸으면 투명한 유리 아래로 파도치는 동해를 볼 수 있다. 애써 태연한 척 하려했으나 ‘무서워, 무서워’란 생각이 경망스럽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 만틈이나 짜릿했다. 전망대까지 가면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월요일과 비바람이 많은 날은 휴장한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11월~2월).


    ◆ 온천욕 :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삼림욕과 바다감상 이후에는 온천욕을 즐길 차례다.

    백암온천은 무색무취한 53℃의 온천수로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신라시대 사슴이 상처를 치유하고 도망치자, 이를 수상히 여긴 사냥꾼이 사슴이 누워있던 자리에서 뜨거운 샘이 용출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전설도 남아있다. 이후 인근 백암사의 스님이 돌무더기로 탕을 만들어 환자들을 돌보았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백암온천 계곡. <매경DB>

    백암온천지구에는 호텔과 여관, 콘도, 연수원 등이 있어 숙박도 편리하다. 백암온천은 대단위 온천단지로 온천 관련 업소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도 모두 온천수를 사용할 만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보양 온천인 덕구온천은 42.4℃ 온천수 2000여 t이 날마다 자연 용출한다. 물을 데우거나 섞지 않는다. 스파 시설까지 갖춰 온천욕에 물놀이를 겸할 수 있다. 덕구온천리조트 콘도 뒤로 덕구테마계곡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다. 덕구계곡을 끼고 온천수가 공급되는 원탕을 거쳐 응봉산으로 이어진다. 원탕까지 4km 거리지만 등산로가 평탄해 어르신과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오른다. 등산로 입구에서 1.5km 남짓 떨어진 용소폭포도 볼거리다.

    경북(울진) /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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